[노지현 칸타빌레] 그와, 우리의 추억

[노지현 칸타빌레] 그와, 우리의 추억

 

 

 

늦은 밤, SNS에는 신해철을 그리는 사람들의 추억담이 하나씩 올라옵니다. ‘아, 얘랑 나랑 비슷한 세대인가? 이 친구는 이 노래 좋아했었구나.’ 새삼 새로운 동지의식까지 생깁니다.

TV뉴스를 보다가 ‘속보=신해철 별세’라는 자막이 뜨는데, 심각한 생각보다도 “아니, 무슨 신해철이 나이가 많다고 별세란 표현을 써~~”란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늙지도 않고, 때로는 저 하고 싶은 말 가리지도 않고 라디오에서 하던 신해철.

전 팬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음악적으로 얼마나 대단한지, 어떤 굉장한 표현을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 신해철은 정말 많은 사람한테 하나하나 추억을 주었구나” 그걸 SNS의 추모열기를 보면서 느낍니다. ‘날아라 병아리’에서 얄리에 같이 가슴 아파하고, 높이 올라가지도 않는 성대 부여잡고 노래방 끝곡은 ‘그대에게’를 떼창을 해야했기에..

노바소닉이 뭐고..NEXT가 뭐고.. 어떤 음악을 했고가 아니라..지난 DNA에 하나씩의 추억이 박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침울하던 기분으로 자려고 했는데, 갑자기 울컥하는 눈물이 납니다. “아니 왜!!!!! 벌써!!!”

 

JTBC 히든싱어 보면, 전 가수 이적이 노래 여전히 낭랑하게 잘하는 거 보고 고맙더라고요.. 성대에 고맙고.. 뭔가 고민하며 좋은 음악 만들려고 노력해온 그 시간이 고맙고..

우리가 지금 이렇게 울적해지는 이유는 아마도 시공간을 함께 해봤기 때문이 아닐까요…?

 

자주 보면서도 몰입이 안됐던 프로그램은 일본의 가요 연말프로그램입니다. 1990년대 스타들도 때로는 참여를 해서, “90년대 가장 사랑받았던 노래 랭킹~” 발표를 쭉 하는데요. 패널이나 관객이나 영상을 보면서 같이 웃고, 같이 심각해지고, 같이 부릅니다.

 

 

외국인은 전혀 그 느낌을 모르죠. 90년대 자주 1위를 했던 가수 명단을 보니 Mr. Children, Wand, B’Z 등이 눈에 띄네요. 1980년대 여자 아이돌 아이콘이었던 마츠다 세이코가 나오면.. 중장년층 얼굴이 환해집니다~ 쑥쓰럽게 수줍게 박수치기도 하고요..

그들에게도 어떤 가수의 어떤 곡이, 각인됐던 순간이 있었을 겁니다. 첫 사랑에게 고백송으로 부르기 위해서든지, 변성기의 목소리로 롹을 내지르던간에…

 

 

신해철 씨. 무한궤도 신해철 씨, 해철오빠. 고마웠어요. 좋은 음악 우리에게 들려줘서..

About 노지현기자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노지현기자입니다. 점점 식어가긴 하는데, 가끔 활화산 같습니다.
카테고리 : 일본드라마이야기
태그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