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현 칸타빌레] ‘이모팬’ ‘삼촌팬’은 없다

 [노지현 칸타빌레] ‘이모팬’ ‘삼촌팬’은 없다

 

 

  최근 문화기사를 읽다보면, ‘이모팬’ ‘삼촌팬’이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조카같이 나이가 어린 스타를 좋아하는, 연배가 어느 정도 있는 팬이라는 뜻이겠는데요. 박유천씨 같은 2000년대 중반쯤 등장한 아이돌들에게는 이모팬이 많습니다.

 

 

  아니, 기사들은 이 30대 후반~50대 여성 팬들을 ‘이모팬’ 또는 ‘엄마팬’이라고 지칭하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 이 말이 정확한 표현 같지 않습니다. 이모팬? 제가 30대 후반(은 아니고~ 30대 중반을 살짝 넘었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으로 가는 만큼, 저한테 조카는 ‘슈퍼스타K6′의 이준희군 정도 되겠습니다…

 

  아마 이모팬이라고 자칭하는 사람들도 좀 떨떠름할 것 같습니다. 20대 젊은 스타를 좋아한다고 하면, 주책맞다고 하지는 않을까? 그 나이에 무슨 정신나간 짓이라고 하지 않을까? 애까지 맡겨놓고 팬미팅 나가서, 굿즈 흔들기엔… 좀 말하기 민망한데..

 

  그런 팬으로서의 마음을 적당하게 포장해주는 단어가 ‘엄마팬’ ‘이모팬’입니다. “순수한 서포터스”라는 걸 강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 아이돌과 여성팬, 아이돌과 남성팬의 관계는 ‘유사연애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슈퍼주니어 성민이 결혼한다! 그 여자가 구체적으로 나왔다! 그러면… 성민 팬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갈 것 같습니다. 그와 ‘나’와의 (상상 속의) 관계는 이제 끝이니까요.

 

  차라리 ‘이모팬’ ‘엄마팬’이라는 표현 대신, ‘여성팬’이라고 통칭했으면 좋겠습니다. 삼촌팬이 왠말입니까. ‘남성팬’이 맞는 표현이겠지요.

 

 

  2005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드라마가 있습니다. ‘아네고’ 입니다. 아네고는 ‘누님’을 뜻합니다. 33살짜리 커리어우먼 밑으로 23살짜리 남자 신입사원이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물입니다… (일본은 군복무가 없어서 신입사원 나이가 23살 정도입니다..)

 

 

 

 

  이 드라마의 히트로, 그 뒤에 일본에서도 연상-연하, 돌싱-연하, 골드미스-연하물이 많이 나왔습니다. 한국에서도 2008년 이후로 여자 연상-남자 연하물이 줄을 이었죠.

‘아네고’를 비롯한 연상연하 드라마들에는 특징이 있습니다. 30대 후반이어도 40대 초반이어도 우선 이쁩니다. 게다가 젊은 신입사원을 다독다독할 마음의 여유도 있습니다. 돈도 있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남녀 연애관계로 발전합니다. 즉 모든 설정은 두 사람의 애정을 공고하게 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관리만 잘하면 10살 차이도 넘게 만날 수 있습니다’라고 끝납니다.

 

 

 

 

  2000년대 중후반 인기몰이를 했던 ‘연상연하물’은 이제 일본에서는 시들해졌습니다. 얼마 전 끝난 ‘라스트 신데렐라. ‘아네고’와 같은 여자주인공 시노하라 료코를 내세웠습니다. 숱한 연상연하물로 인기 최고점을 찍었던 배우지만… ‘라스트 신데렐라’에서는 버거워 보였습니다. 이미 아이를 둘 낳은 기혼녀에게 비슷한 배역을 맡긴 일본 드라마계도.. 정말 자원이 없었나 봅니다.

 

 

  이제는 어떤 연애물이 인기를 끌게 될까요? 나이에 대해 관대해지고 싶지만… 고정관념이란 게 역시 무섭네요.

 

 

About 노지현기자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노지현기자입니다. 점점 식어가긴 하는데, 가끔 활화산 같습니다.
카테고리 : 일본드라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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