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현 칸타빌레] 공포물도 아닌데 너무 무서운 ‘기묘한 이야기’

 [노지현 칸타빌레] “내가 아직도 네 여자친구로 보이니?”, 공포물도 아닌데 무서운 ‘기묘한 이야기’ 입니다.

  일드 팬이라면 ‘기묘한 이야기’ 몇 편 씩은 보셨을 겁니다. 이 ‘기묘한 이야기’가 첫 방송된지도 벌써 24년째가 됐습니다. 이 옴니버스 드라마는 한 편당 평균 17분 가량 되는데요. 1990년 처음 편성됐을 때, 방송사가 깜짝 놀랄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정규방송으로 진행하다가, 반응이 계속 좋으니…그 다음부터는 (스토리가 좀 부족하기도 하고) 완성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봄 특별판’ ‘가을 특별판’ 이런 식으로 3,4편씩을 묶어서 날 잡아서 방송합니다.

 

 ’기묘한 이야기’는 말 그대로 약간 몽환적이거나, 신기하고 재밌는 가정을 바탕으로 합니다. 아예 대놓고 “널 무섭게 해줄께” 싶은 공포물도 있지만, 웃긴 편도 종종 나옵니다. 권태기에 빠진 남편이 알약만 먹으면 부인이 이상형의 여자로 외모가 바뀝니다..; 내 부인은 내 부인인데… 내 눈에 비치는 모습이 바뀝니다. 캬

 

  이 드라마가 성공한 이유는, 탄탄한 시나리오 덕분이기도 하지만, 주목받는 신인이나 이미 뜬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이죠. 정우성이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해 ‘아내를 골라 파는’ 가게에 들어가게 된다던지, 주인공 남자가 ‘미소녀 캔’을 땄는데, 거기서 걸스데이 유라, 수지, 시스타 다솜이 번갈아 “자기야~~~”하면서 나온다던지…;; 5000원에 김수현이 나오나요..?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기묘한 이야기’ 검색을 해보시면, 어지간한 사람들은 최소 1회 이상 출연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보는 중량감이 일단 다른 것이지요.

 

 ’기묘한 이야기’가 인기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일반 드라마라면 “에이 말도 안돼”라고 할 설정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나와서인 것 같습니다. 22살인 여자아이가 고등학교 동창회에 갔는데, 음식점 방문을 열었더니, 그 곳에는 얼굴은 엇비슷한데 50살은 넘은 직한, 탈모가 진행중이고 주름이 자글자글해진 내 동창들이 앉아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아니면, 비디오 DVD세트 ‘당신의 이야기’를 빌려왔더니, 나의 탄생부터 지금의 모습까지가 영화처럼 다 찍혀있습니다. 9편부터는 내일부터의 당신의 인생 모습입니다! 피할 수 있는 불운, 피하시겠습니까?

 

 ’자살자 재활용 센터’도 있습니다. 죽으려고 뛰어내리는 사람, 약 먹으려는 사람은 “어차피 너네는 죽을 목숨이니 국가에서 갖다 쓰겠다”며 센터로 감금됩니다. 그리고, 임상실험, 테러범 진압, 각종 궂은 위험한 업무에 쥐처럼 투입됩니다… (굉장히 무서운 생각이죠?)

 

 

 

 

  기묘한 이야기가 벌써 20년이 넘은 만큼, “이제 꺼리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은데.. 의외로 비슷한 설정이지만, 계속 만들 거리가 나오는게 신기합니다.

  가끔 재밌는 이야기도 있지만, ‘기묘한 이야기’는 왠지 보고나면 피 뚝뚝 장면이 안 나오는데도..너무 무섭습니다. 뒤….뒤….뒤 돌아보면 안 될 것 같은..

 

  큰 제작비가 안 들면서도 보는 재미와 흥미진진함, 소름끼침..이런 걸 느끼는 이유는, 사람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해서 그렇습니다. 눈 속에 갇혀, 아주 소량의 음식만이 남았다..그런데 사람은 4명이다..자는 사이에, 내가 살해당할 수도 있다… 그런 ‘설정’만으로도 가슴이 쿵덕거리고, 영상보다 더 한 감정을 상상하게 됩니다.

 

  아, 그래서.. 저는 ‘기묘한 이야기’ 영상 올리면서, 앞에 ‘공포’ ‘웃김’ ‘감동잔잔’ 표시를 미리 달아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ㅜ,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으니까요~

About 노지현기자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노지현기자입니다. 점점 식어가긴 하는데, 가끔 활화산 같습니다.
카테고리 : 일본드라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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