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출처: stippy.com
"힘내라 샐러리맨" 이라고 써져있다.
오늘 인터넷에 이런 기사가 떴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대졸초임이 2007년 기준 월 평균 198만원으로 일본(162만원),
싱가포르(173만원) 등
경쟁국가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 2007년 조사)
조회수도 높았고ㅡ 메인에 떠 있었던 기사.
답글들을 유심히 본 결과,
98%는 분노의 답글이었다.
다섯 갈래로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1) "왜 이런 조사 나는 빼고 하는건데" (나도 대졸이지만 초임이 그보다 훨씬 낮다)
2) "그러면 뭐하냐고. 지금 취업이 안되잖아!" (남의 얘기다)
3) 일본은 의료나 복지시설이 훨씬 잘되있고, 사는 생활의 수준이 우리보다 낫다(월급 적어도 일본이 낫다)
4) 일본은 아르바이트해도 시간당 1만원 이상씩 받는데, 위의 통계 자체를 믿을 수 없다
5) 기자는 머리 속에 뭐가 들었길래, 이 시국에 이딴 기사를 써대는 거냐.
우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일본에서 살아본 경험과
주변 친구들을 토대로 살펴보면.
위의 조사에 통계적인 의문점이 들기는 한다.
1) 환율변화를 얼마만큼 반영하였는가.
2) 대졸초임의 경우, 어느 정도 레벨의 회사의 임금을 토대로 계산한 것인가.
전체업종을 모두 포함한 것인가.
통계적인 이야기는 접어두고.
”팩트”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일본의 대졸임금(어느정도 이름이 있는 4년제 대학의 경우)의 평균은
17-20만엔 정도가 맞다.
오히려 일본계 회사보다 영국계 기업등에서 30만엔 이상 주는 경우는 많다.
대학교 학부를 졸업하고, 미쯔비시나 마쯔시타(파나소닉) 정도의 회사를 가는 경우가 20만엔.
환율이 지금은 많이 올랐지만, 100엔=1000원 이었던 과거로 친다면,
삼성 LG급의 회사에 들어간 일본 아이들은
180-200만원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참 생각보다 "적다"
그러면 일본 애들은 저 월급으로 음료수 하나에 1000원이 훌쩍넘는 일본에서,
이자카야에서 술 한잔 먹으면 1인당 3천엔(3만원-4만원)을 내야 하는 일본에서..어떻게 사는걸까.
일본에도 몇 해전 ”격차사회”라는 책이 대히트를 친 적이 있다.
양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우리만큼 평등의식이 강한 일본인들도..
이에 대한 불안감이 참 컸다.
그럼에도..어느 정도 문제가 흡수될 수 있었던 것은..
아르바이트만 해도 먹고살 수 있는 환경이 있었기에…굳이 정규직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빡세게 일하면 한 달에 17만엔 정도는 거뜬하게 벌 수 있었던 거다.
게다가 후생노동성의 2007년 비정규직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애들은..
정규직의 기회가 있더라도
지금처럼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기 시간에 맞춰 살고 싶다는 의견이 50%를 넘었었다. (여자는 60% 가량)
편의점 알바에 시급 3000원 가량을 받는 우리와..일본의 물가가..거의 비슷하게
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한국의 젊은이들은 알바로 생활비를 벌 수는 없다.
그러면 일본 사람들은 그 월급으로 어떻게 사는걸까.
가장 큰 원인은 비록 대졸초임이 우리가 높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대기업은 과장 이상으로 넘어가면서
월급의 상승폭이 훨씬 더 크다.
벌어지는 폭이 조금 더 큰 셈이다.
지금은 많이 퇴색되었지만..그래도 여전히 일본은 한 회사서 쭉 일하면..
연공서열과 퇴직금 보장이 됐었다.
(이 역시..일본도 사라지고 있어서…문제되고 있는 점)
하지만 난 무엇보다도 일본 사람들이 그 월급으로 살 수 있는 점은
두 가지라고 본다.
한국인처럼 집에 목매달지 않는 습성과 자동차가 있어도 평일에 타고 다니지 않는 점
일본은 ”야찡”이라고 해서..월세 개념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능력에 안맞게 집을 살 수도 없을 뿐더러…
은평구에 하는 24평대 정도 수준의 집을 일본에서 사려면 23구 내에서는 6억 이상 각오해야 한다.
중심가로 들어가면 우리처럼 10억 이상은 간다.
우리는 꼭 집을 살 수 밖에 없다. 집을 사지 않으면…
투기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삶의 장기적인 플랜을 짤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매우 쎄다..
다음 아고라를 보면, 집이 있는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간에
일정 금액 이하로 떨어지면 살 의사가 있는 실수요자들이 상당수다.
그런데 일본 애들을 보면, 한 달에 10만엔(100만원 이상)을 월세로 지불하고, 나머지 돈으로
근근하게 도시락 사먹으면서 다니는 경우가 꽤 많다.
꼭 집을 사야겠다는 의지도 없고, 그냥 장기 론으로 20년간 원금 붓다가 마련하면 좋고! 라는 식이다.
생활의 질 면에서 생각한다면…참 별로다.
집에 10시 30분쯤 퇴근하면서…일본식 닭튀김이 든 ”가라아게”와
삿뽀로 캔 맥주를 봉지에 넣어
터덜터덜 걸어가는 샐러리맨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차도 안 탄다.
차 있는 사람도 평일에 잘 안탄다.
교수가 만원지하철 타고, 부장이 만원지하철 타고..
꼭 차 사야 한다는 사람도 없고, 차 있어도..나들이용으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그 돈으로도 사는 것 같다.
쓰다보니..이 얘기 저 얘기 잡다하게 쓰게 됐지만…
결론은 이거다.
"우리가 왜 꼭 일본 샐러리맨과 비교해야해?????"
좀 더 다양한 함의를 생각해보고ㅡ 분석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그냥 얼마고 얼마고 그래서 우리는 높다…라고만 하지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