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복직이 두렵다

  2015년 새해. 제게는 썩 설레이기만 한 새해는 아닙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해야 할 날이 몇 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첫 아이 때는 복직이 제법 기다려지기도 했습니다. 많은 워킹맘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일하던 가락이 있는 엄마’인지라 슬슬 전업주부 생활이 지루했고 아이와 24시간 붙어있는 하루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또 첫째의 경우 친정어머니께서 복직 후 아이를 맡아주기로 하시어 육아에 대한 부담도 적었습니다. 하지만 둘째가 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일단 친정어머니께서 두 아이 육아는 부담스럽다 하시어 둘 모두 외부에 맡겨야 하는 처지에 처했습니다. 다행히 어린이집 선정 우선순위가 두 개인지라(맞벌이, 5세 미만 영유아 자녀 2명 이상) 둘째를 동네 어린이집에 입소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문제는 남았습니다. 

 

  어린이집은 직장맘을 비롯해 영유아를 돌보기 여의찮거나 그 외 여러 이유로 보육의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위해 만들어진 곳입니다. 국가는 저출산 정책의 일환으로 현재 모든 어린이집에 입소한 어린이들에게 보육료 전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신 이런 영유아에게는 양육비가 지원되지 않습니다. 부모 양육에 필요한 비용을 어린이집에서 대신 지불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직장맘의 경우 거의 대부분 어린이집에 보냄과 동시에 소위 ‘이모님’이라 하는 아이돌보미를 씁니다. 영유아보육법 제23조는 ‘어린이집은 주 6일 이상, 하루 12시간 이상 운영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보건복지부도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어린이집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만 해도 역사가 오랜 교회 어린이집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든 어린이집이 예외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5시까지만 운영합니다. 절대다수의 직장맘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보육보조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 역시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도 또 아이돌보미를 고용해야 할 처지입니다. 문제는 종일제 도우미를 쓰기도, 그렇다고 오후 도우미만 쓰기도 애매한 복직 후 상황입니다. 아이는 일단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는 어린이집에 가 있을 예정입니다. 당연히 한 달에 적게는 17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이 넘게 지출해야 하는 종일제 도우미를 쓰기는 아까운 상황. 그렇다고 오후 도우미만 쓰자니 아이 등원시키자고 늦장 출근해야 할 판이고, 오전-오후 도우미를 따로 쓰자니 애한테 못할 짓입니다. 보다못한 친정어머니께서 “내가 매일 아침 등원도우미를 하겠다”고 나서셨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같은 동네라도 도보 10분은 걸리는 거리를 매일 왕복하시게 하자니, 그 또한 마땅한 일은 아닌 듯합니다.

 

  이러니 다가오는 복직이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어떤 게 맞는 건지, 하루에도 열 두번씩 생각이 바뀝니다. 두 도우미 고용? 친정어머니 매일 아침 고난의 행군시키기? 이도저도 아니면 회사 눈치밥 먹을 각오하고 애들 등원시키고 늦장출근? 어떤 선택지든 직장맘은 누군가에게 죄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이 일로 머리가 아픈 가운데, 얼마전 가정어린이집연합회의 파업 소식은 더욱 기분을 우울하게 합니다. 자세한 속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어린이집 입장에서도 아이들 하원 후 여러 정리 및 다음날 수업 준비 때문에 7~8시에 퇴근하는 상황에서 보육시간을 늘리려면 애로사항이 많을 겁니다. 때문에 국가가 지원하는 보육료 외에 각종 명목으로 특활비를 걷고, 상대적으로 직장맘보다 아이를 짧게 맡기는 전업주부들의 재직증명서 서류 위조 등도 스리슬쩍 넘어가주는 걸로 압니다.

 

  이런 총체적인 문제의 사이클은 기사나 민원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법정운영시간은 여전히 권고에 불과하고, 보육료 지원도 인상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직장맘들은 육아에 이중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는지, 과연 이 정부에 저출산 극복에 대한 진정한 의지는 있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카테고리 : 이 기자는 육아휴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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