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펀치’ 교사가 사라지려면

  지난해 초 첫 애가 기나긴 대기를 뚫고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을 때 주변 어르신들이 많이들 하신 말씀입니다. “너희들 어렸을 때는 이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그렇습니다. 저 역시 직장맘에게 컸고 어렸을 때부터 외부 보육환경에 내몰렸지만, 이런 어린이집 대란이란 건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대란은 보육 부담을 줄이자고 정부가 만든 이른바 ‘무상보육’ 정책으로 시작됐습니다. 어린이집에 등록하는 모든 영유아에게 ‘보육료’라는 등록비를 전액지원하면서 너도 나도 어린이집에 지원하니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게 된 겁니다.

 

  한데 이런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어린이집과 어린이집 교사들이 우후죽순 양산되면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단기간의 공부와 시험으로 영유아 보육 자격을 취득한 교사들이 실제 힘든 보육 현장에 직면해 여러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겁니다.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천 연수구 한 어린이집의 ‘핵 펀치 교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아이들의 심리와 행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교사들이, 마치 10살 아이에게 하듯 영유아에게 지시하고 혼내고, 그것이 먹히지 않자 훈육하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하는 이런 상황은 어찌 보면 예정돼있었습니다.

 

  교사 자격과 어린이집 설립요건을 강화하는 게 답일까요? 물론 해서 나쁠 거야 없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을 겁니다. 현재 (특히 직장맘들이 밀집한 도시의 경우) 어린이집은 태부족합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지금 공급자의 진입장벽까지 높인다면 어린이집 입원만 더더욱 하늘의 별따기가 될 터입니다.

 

  자격 요건 등을 강화하기에 앞서 이 터질 듯한 수요를 조절하는 게 먼저입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넣겠다고 줄 선 엄마들을 줄이자는 겁니다. 과연 그런 방법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지원 방식을 바꾸면 됩니다. 

 

  현재 아이를 어린이집에 넣을 경우 그 보육료는 전액 어린이집으로 지원됩니다. 전업주부나 돌보미를 쓰는 직장맘까지도 일단 아이를 어린이집에 넣기만 하면 국가가 등록금 전액을 어린이집으로 보내주는 겁니다. 정부는 맞벌이 가정에 우선순위를 주도록 하고 있지만, 많은 부모들이 여러 방법으로 재직증명서를 위조해 제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다 보니 동네 어린이집들마다 희한하게도 외벌이 가정 아이들이 넘쳐납니다. 제가 아이를 보내는 어린이집만 해도 태아 때부터 대기하고 있다는 직장맘들이 여럿인데 현재 아이를 등원시키는 엄마들 대부분은 전업주부입니다.

 

  보육료를 아이 입원과 동시에 어린이집으로 지원할 게 아니라 애초 부모에게 양육비조로 지원하는 게 어떨까요(물론 지금도 양육비라고 해 지원되는 돈이 있긴 하지만, 일괄 주어지던 보육료가 사라지면 그 돈을 더 많은 양육비로 돌릴 수 있겠죠). 아이를 어린이집에 넣고픈 경우 지원받은 돈을 등록금으로 어린이집에 직접 지불하도록 하는 겁니다. 이러면 어린이집이 갈급하지 않은 부모들 가운데 다수는 어린이집을 포기하겠죠.

 

  꼭 이게 아니라도 하다못해 보육료 지원 안 하는 대신 그 돈 모아 국공립보육시설이나 확충해주면 안될까요? 어린이집 수요가 줄고 어린이집의 근로 여건도 개선되면, 우수하고 믿음직한 인재들은 부르지 않아도 몰려들 겁니다.  

카테고리 : 이 기자는 육아휴직중

댓글(2) ‘핵 펀치’ 교사가 사라지려면

  1. 세범아빠 says:

    이 글을 읽고 늘 제가 생각하고 주장하던 글이 올라와 댓글을 남겨 봅니다.

    2년 전 여성가족부에 정부의 보육료지원에 대한 답답함을 올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 역시 그 당시 여성가족부에 왜 구지 정부의 방대한 예산을 투자하여 무분별하게 생겨나고 있는 개인 사업자들(어린이집운영자)에게 보육료를 지원해야만 하는건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답은 저의 의견 관련업무에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어린이집으로 주고 있는 보육료지원 자체에 대한 방법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싶었습니다.

    그 내용이 이글을 올리신 분과 같은 생각이고요, 보육료지원 대상을 어린이집으로 하지말고 양육을 해야하는 부모에게 직접지원한 후 부모들의 결정에 따라서 어린이집을 선택하던 개인적으로 친인척이나 지인들을 통해서 아동의 양육에 대한 보육을 선택하여 그에 따른 보육료를 해당되는 분에게 지급하도록 하는게 어떨까?하는 생각을 가졌던 사람이거든요.

    무분별하게 생각나는 어린이집 그에 따른 보육교사들의 자질문제 더 심각한 것은 교육의 목적보다는 사업의 수단목적으로 어린이집을 시설하는 원장들의 자격기준 여러가지의 문제점들로 인해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의 마음만 상처투성이가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금 정부는 위의 글을 잘 이해하시어 아동보육료지원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 봅니다.

    • 둥이아빠 says:

      방송을 보고 충격을 받고 또한 비숫한 시기를 거친 남매를 둔 부모로서 몇가지 의견을 드립니다.

      먼저 보육문제에 대한 정부(공공기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무상보육이라고 하는데 어차피 모든 것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인데 왜 무상보육지원인가? 따라서 수요 조절을 통한 수요=공급을 맞추어 보겠다는 사고가 아니다. 인구수 증가가 꼭 필요하다면 필요에 따라 보육시설을 증가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재정을 당연히 보육시설이나 교사쪽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맡기는 가정 혹은 부모에게 지급해야 한다. 그래야 보육기관(교사)에서는 부모의 눈치를 보게 된다. 만약 부모가 집에서 직접 양육하는 경우 이 비용은 당연히 가정에서 가지게 된다.

      둘째, 만약 첫번째 안이 힘들다면 공공 보육시설을 확대하고 (문제가 있는)사설보육시설은 줄이는 정책이 시급하다. 설립 및 교사 월급을 정부가 지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