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모 포털 사이트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올라왔다.
어떤 남자가 자신의 소개팅에서 겪었던 일을 올린 것인데,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니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와 고깃집에 갔고, 나중에 계산을 하려고 할 때 남자가 여자에게,
“더치 합시다”
라고 말하자, 여성분의 대답이,
“저, 차비 밖에 없는데요”
라는 말에 남자분이 화가 났던지 포털 사이트에
이 이야기를 올린 것이다. 물론 나중에 여성분이 남성분에게 문자로 미안했다는 말을
전했고 남성은 그 문자를 무시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 상황을 가지고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뜨겁다.
인터넷의 만년 떡밥 ‘남녀 평등’문제부터 시작해서, ‘연애의 예절’, ‘개념 없는
남(여)자’등 논란의 대상이 될 만한 소지가 많았던 상황이기도 했다. 일단 본 상황을
보고 떠오르는 몇 가지 생각을 간추려 본다.
① 남자가 소개팅 자리에서 첫 식사 값은 당연히
내야 하는거 아닌가? (쪼잔하게) 무슨 더치인가?
② 아무리 남자가 주로 계산한다 하지만 정말
차비만 갖고 나오는 여자가 어딨는가? 무조건 남자가 낸다는 생각을 고정관념으로
갖으니까 저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③ 왜 저 남자를 비난하는가? 당연히 더치하자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왜 꼭 남자가 돈을 내야 하는가?
④ 남자든 여자든 비난할 필요가 없다. 남자는
분명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처음 만나는 여자를 데리고 고깃집을 가다니) 일부러
2차 가고 싶지 않아 더치하자고 말했고, 여자도 ‘더치 하자’라는 말에 남자가 마음에
안 들어 한 술 더 떠 ‘차비만 있다’고 거짓말 한 것이다.
보통 소개팅 자리에서 처음에 만나 식사를 하게되면
남자가 돈을 지불하는 건 어쩌면 우리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상하 수직 구조’라는
관습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여성들도 활발한 경제활동을 구가하지만, 언제부터
그랬던가? 과거에 여성은 지금의 여성만큼 경제력이 없었다. 당연히 그 시기에는
남성이 경제력에 앞서기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했다. (같은 논리로 과거에는
혼인빙자간음죄가 이성적이었지만, 요즘 시대에 혼빙간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처럼 여성의 순결과 결혼이 관련 없음은 물론이고 여성의 경제력 또한 과거와는
천지차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논리가 강하게 작용된다면 ①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 젊은 남성일수록 이 논리는 다소 어긋나 보인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과 같은 실용적 사상이 강한 젊은 세대는 남자고 여자고 같이
먹은 음식에 대한 일종의 ‘지분’을 비율대로 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①의 논리가 강한 사람들에게 ‘남자가 더치하자라는 말이 무슨 잘못인가?’라고
말하면 ‘쪼잔하다’라는 말을 할 것이다.

이번엔 위 상황의 여자에 대한 비판 부분을 살펴보자.
보편적으로 저 상황에 대부분의 여자는 같이 내는 것으로 또는 본인이 내겠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속으로 남자를 욕할 수 있겠지만.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변이 돌아 온 것이다.
소개팅 자리에 달랑 차비만 갖고 나온 여자. 문득
‘어그 부츠’를 사기 위해 1달 동안 밥 값 줄이고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밥을 얻어
먹었다는 여자, 일명 ‘어그녀’가 생각난다. 정말 찢어지게 가난해서 차비만 갖고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측은지심’이 들겠지만 이는 특수한 경우일 것이다.
일단 여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흔히 말하는 ‘개념 없는 사람’이 분명하다.
‘된장녀’, ‘개똥녀’, ‘어그녀’와 함께 새롭게 ‘차비녀’라는 말을 붙이고
싶을 정도다.
④ 논리는 어쩌면 가장 현실적일 수도 있다. 위
상황이 너무 말도 안되기에 ④과 같은 상황이 아닐까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많다.
필자도 솔직히 ④ 논리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처음 만난 여자를 고깃집에 데리고
간 남자도 이상하고, 우리나라와 같이 관습이 강하게 뿌리 박혀 있는 곳에 아무리
신세대들이라고 하지만 더치하자라는 말은 쉽게 내 뱉을 수 없는 것이다. 거기에
여성의 대답은 혀를 내두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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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상황은 남자와 여자 중 누가 더 잘못했는가?
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본적인 우리 사회의 관습적
행태와 남녀에 대한 기본적 태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고,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의
반응 또한 우리의 자화상임은 자명하다.
남녀의 차이와 세대간
차이에서 나오는 ‘틀림’이 아닌‘다름’의 문제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