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영어 학습상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문제 해결의 선행 조건은 무엇이 문제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문제의식이 없는 격화소양식의 미봉적 해결책은 결국 시간과 돈만 낭비하고 참담한 실패로 끝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이 바로 그렇다. 사교육과의 전쟁, 기러기 아빠의 양산을 낳은 어린이들의 조기 해외 유학, 고액 외국인 영어 과외,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설치한 수많은 영어 마을들과 전시성 영어 교육 센터 등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영어 실력 향상에 얼마나 기여를 하고 있는가?
영어 교육의 부실은 또한 수많은 수준 미달 번역서의 범람을 가져왔다. 이런 번역서에 의존해서 획득한 지식과 정보로 치열한 국제 경쟁을 이기고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소수 엘리트와 특수층만을 두고 말하면 한국 사람들의 영어도 세계 일류 수준이지만 99%를 점하는 그 밖의 사람들의 영어 실력은 어떤가? 영어를 특출하게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번역서가 엉망이어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어차피 영어 원서를 읽지 번역서는 읽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99%의 한국인은 번역서를 통해서 외국 문물을 섭취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 30여 년간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판된 영문의 원서와 번역서를 대조해가며 한국인의 영어 교육상의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그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대학을 나와서 교직에 있는 교수들의 번역서도 원서와 대조해서 읽어 보았다. 양자를 비교해 보면 놀라운 차이가 있다. 후자는 전자를 참고하거나 그대로 베끼고 단어를 유의어로 바꾸거나 ‘~하다’를 ‘~합니다’로 바꾸고 역자의 이름을 밝히는 경우보다 안 밝히고 모 출판사 편집부 역식으로 표시하여 발행하고 있다. 필자가 대조해 본 E. H. Carr의 What is History를 일례로 들면 이렇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펴낸 이기백 교수와 차하순 교수가 공동으로 편역한 ‘歷史란 무엇인가’가 원조이고 다른 책들은 모두가 이 책을 참고해서 유의어로 대체하거나 문체를 손본 것들이고 개중에는 그렇게 하다 원조인 역서의 바른 번역을 오역해 놓은 것도 있다. 그래도 이 책은 원조가 제대로 번역되었으니 그것을 토대로 만든 번역서들도 읽을 만할 것이다. 원조 번역 차체가 이 분야를 전공한 교수들이 직접 수고해서 번역했기에 오류도 없겠지만, 당시에는 그 책에 대한 일본 출판사들의 번역서가 이미 나온 지 오래이기 때문에 일어에 달통한 세대의 역자들은 일어를 참고로 했거나 아니면 출판사의 편집 요원들이 일역서를 구해서 대조해 가며 원고를 마무리했기 때문에 오역이 그다지 없었다.
그런데 필자가 영어 원서와 한국어 번역서를 대조해서 검토해 보던 지난 30여 년의 기간에 나온 번역서들은 일본어를 모르는 젊은 한글세대 역자들이 외국어 원서와 씨름하며, 그것도 속전속결로 단시일 안에 번역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이 번역서들에는 오역과 졸역이 너무 많다. 모든 번역서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소수의 뛰어난 번역서도 물론 있지만, 그것은 대개 일반 대중이 읽는 책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런 책은 설령 번역이 안 된다할 지라도 그 분야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고생해 가며 원서로 읽을 것이다. 그런데 외국어 원서로 읽을 능력이 없는 일반 독자용의 책들이 이렇게 졸렬한 번역으로 출판되고 있으니 대중문화의 향상을 기대하기가 어렵고, 더욱 나쁜 것은 대중들의 국어 사용이 왜곡되어 졸렬한 번역서에 나오는 말투로 불합리한 국적 불명의 언어가 양산되어 가고 있다.
필자의 학창 시절에는 세계 명작의 훌륭한 영일(英日) 또는 영한(英韓) 대역서(對譯書)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원로 석학들이 저술한 영한 대역서는 보기 드물다. 요즘 나온 번역서들을 보면 원문과 너무 거리가 멀거나 풍부하고 친절한 주석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영어 선생의 과외 지도나 학원 수강에만 의존하는 학생들은 훌륭한 영한 대역서가 영어 공부에 얼마나 크게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를 것이다. 필자가 도와준 많은 학생들은 필자가 구해 준 옛날의 영한 대역서와 개발 중이던 필자의 TOEFL 시험 준비용 주해서의 초고만으로 모두가 자력으로 TOEFL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그들은 영어학원들의 TOEFL 준비 과정에서 수강한 적이 없이 완전히 자력으로 TOEFL 성적에서 높은 성적을 받은 것이다. 현재는 이미 대학을 졸업했지만, 그 학생이 중학교 1학년이던 때 당시의 CBT TOEFL 시험에서 278점을 받았으며, 캐너더에 유학 중이던 한 고등학생은 당시 필자가 개발 중이던 TOEFL 준비서의 초고와 CD-ROM만으로 Vancouver에서 치렀던 TOEFL 시험에서 그 지역 최고 성적을 올렸다. 그는 이미 캐너더의 모 대학교 교수가 되어 있다. 영어 학습자들에게 도움을 줄 만한 영영한 대역 주해서가 부족한 현 실정을 감안하여, 필자는 R.E. Feare 교수와 공동 개발한 Key to Success on the TOEFL의 Interactive Multimedia Courseware를 기획하고 집필하면서 이 교재가 TOEFL 시험 준비뿐 아니라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심오한 학술서를 역주하는 자세로 번역과 주석에 임했고, 조금이라도 의문이 있으면 원저자인 R.E. Feare 교수와 상의하였음은 물론 필자가 존경하는 Paul V. Griesy 교수, John Harvey 교수, William Maxwell 교수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이 교재는 이화외고를 위시한 외고와 과학고 학생들이 애용하였고 교원대학교와 전주 교육대학교를 위시한 여러 대학교들의 어학교실에서 잘 활용되고 있다. 필자는 이 교재로 실용외국어학원에서 TOEFL 과정을 직접 가르치면서 web 2.0 시대의 수요에 부응하여 인터넷 판으로 상호작용식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현재 http//www.fll.co.kr에 올려 놓고 보급 중이며 매년 그 이용료를 계속 인하해 왔다. 그러니 이용료의 인하와는 반비례해서 그 내용은 계속해서 개선되고 증보되고 있다. 또한 이 인터넷 프로그램은 상당히 많은 Sample Lessons를 http//www.fll.co.kr의 Home Page 주화면에 올려 놓고 fll 회원들은 무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fll 회원 가입은 무료이며 아무런 제한 조건이 없고 언제나 자유롭게 가입하고 자유롭게 탈퇴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현재 fll회원은 1,110명에 이르는 데 대부분이 영어를 가르치거나 전공하는 학생들이고 자녀들의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이다. 자유 탈퇴제로 되어 있으나 2006년 5월 15일 회원 공개 모집을 한 후로 2011년 12월 16일 현재의 회원수는 1,110명 인데 아직 탈퇴한 회원은 한분도 없다. fll회원제를 만들어 이 회원들에게만 무료 영어 교육 프로그램과 교재들의 방대한 Sample Lessons를 공개하는 이유는 폐사가 임대해 쓰고 있는 server의 용량에 한계가 있는데 올려 놓은 학습, 연구 자료와 정보가 방대하기 때문에 일반 무료 공개를 낼 엄두가 없거니와 또 한가지 이유는 가히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30 여년에 걸쳐 개발하고 축적해 온 값비싼 교육, 연구 자료이므로 정말 이 자료를 절실히 필요한 분들에게만 제공하려는 취지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물론 앞으로 fll 회원수가 많이 늘어 나면 추가 투자를 해서 더 광범위하게 무료 개방을 할 계획이다.
이 무료 공개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싶은 분은 http://www.fll.co.kr에 들어가셔서 회원가입을 하신 다음 아래 link로 접속하면 된다:
key to Success on the TOEFL
영어를 자력으로 공부하는 분들을 위해서 필자는 지난 30여 년에 걸쳐서 직접 영어 실험 교육을 실시하면서 여러 수준과 분야의 영어 교재의 자습서를 많이 써 왔다. 이 자습용 교재의 집필에서 필자가 두었던 주안점을 약술하면 아래와 같다:
문법-번역 중심, 강의 중심의 수동적인 학습 방법을 지양하고 문맥적 속독 및 즉독직해(卽讀直解)의 접근법으로 먼저 부여된 과제를 스스로 해결한 후 나중에 어구 해설, 예문, 문법 해설, 문제 해결의 전략적 조언과 해설을 읽는 방식으로 공부하도록 교재를 편성하였다. 환언하면, 교사 중심의 수동적 학습 방식에서 학습자 중심의 자율학습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단행본으로 출판된 자습서들을 수정 증보하여 Interactive Multimedia Program으로 만들었다. 또한, 컴퓨터를 이용하지 못할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책과 audio CD도 만들었다.
특정한 수준과 분야의 특정한 교재와 자습서는 많다. 그러나 전반적인 영어 실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려는 학습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인의 영어 학습은 편향되고 불철저하며 기초가 지극히 약하고 속성 과정을 통해 수험 준비용으로만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영어의 기초가 아주 약하다. 영어는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배운 지식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그래서 대학을 나온 성인들이나 영어 교사들도 다시 기초를 다져 나가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TOEFL 시험 준비 참고서를 만들면서도 시험 준비 전략서의 한계를 넘어, 영어의 언어 기능 전반에 대한 기본 실력 양성과 숙달 훈련에 중점을 두고 교재를 만들었다. 특히 영어의 기본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과제 해결 및 숙달 훈련 문제를 많이 수록했으며, 한국인에게 절실히 필요한 듣기와 말하기, 듣고 받아쓰기 훈련용 원고를 엄청나게 많이 수록했다.
또한, 영어의 기초 실력이 부족한 영어 학습자들의 자습에 더 적합하도록 꾸민 것이다. 따라서 모든 지문(地文)은 물론 각 문항의 지시문(指示文), 문제 해결의 전략 설명, 어구 및 어법 해설, 그리고 선택 답안의 문장이나 어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문을 영영한(英英韓)으로 대역(對譯)함으로써, 영영사전, 영한사전, 영문법 참고서 등을 읽는 데 소비하는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모든 문장과 단어 및 어구의 번역은 지나친 의역을 피하고 독자가 번역문을 통해서 그 글의 뜻뿐 아니라 구문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리고 영어의 한글 표기는 영어의 발음에 가장 가까운 한글 표기법을 썼다. 특히 영어를 한국어로 표기할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영어의 발음에 가장 가까운 한글 표기법을 썼다. 우리나라에서 쓰고 있는 외래어 표기법은 일본 사람들이 일본 문자로는 표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어와는 대단히 거리가 먼 외래어 표기를 해 오던 것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말로는 영어의 원음과 거의 동일하게 표기가 가능한데, 구태여 일본인들의 잘못된 발음을 우리의 외래어로 써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소한 필자가 집필하는 영어 학습 참고서에서만이라도 영어와 가장 가까운 한글 표기법을 써서 학생들이 잘못된 일본식 영어 발음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싶었다. 예를 들면 니스는 바니시로, 바나나는 버내너로, 카나다는 캐너더로, 도마도는 터메이토로, ‘아스파라 가스’는 ‘어스패러거스’로 표기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정확하고 상세한 영영한 대역 주해서는 영어 공부에 대단히 큰 도움을 준다.
고액 외국인 과외나 저명 한국인 영어 교사의 개인 지도를 받을 처지에 있지 않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Wikipedia 등의 인터넷상 무상 정보를 정확하게 해독할 수 있도록 영어 교육을 개선할 수 있을까를 지난 30여 년 고민해 오면서 한국인이 영어 학습에서 겪는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았다. 필자가 이 문제의 탐구 과정에서 깨닫게 된 점들을 약술한다.
첫째, 영어 학습에서 한국인이 가장 어려움을 많이 겪는 언어 기능은 Listening과 Speaking이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우수한 상호작용식 멀티미디어 영어 교육 프로그램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어 그것들 중에서 쓸만한 것을 골라서 꾸준히 듣고 말하는 연습을 열심히 하면 이 문제는 종전처럼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그 해결이 어렵지 않다. 따라서 교육 당국은 거액의 투자를 요하는 영어 마을 따위는 시대착오적임을 깨닫고 양질의 interactive multimedia software를 개발하여 인터넷상에서 자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교육 격차로 인한 빈부 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필자는 이런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의 가장 우수한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한국인의 학습용으로 번역과 주해 및 해설을 붙여 파격적인 염가로 보급해 왔다. 이 멀티미디어 교재로 열심히 공부한 수많은 학생들은 지난 30여 년간 영어 과외를 받지 않고도 외고나 과학고에 갔고 국내는 물론 해외의 명문대학에 입학했다.
둘째로, 영문 독해, 문법, 영작문 학습상의 문제점이다.
이 문제는 다음 칼럼에서 살펴보려 한다.
(주)외국어연수사 대표이사 회장 이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