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해조류 4총사, 김과 파래, 감태와 매생이

해조류의 4총사, 김과 파래, 그리고 감태와 매생이

겨울밥상에 빼놓을 수 없는 반찬이 있다면 단연코 김이다. 참기름과 소금으로 양념한 바삭한 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 숟갈에 올려놓고 입안에 넣으면 살살 녹아내리는 그 맛은 매력 중 매력이다.

  김이 귀한 시절도 있었다. 조류 흐름이 약한 갯벌에 대나무 등으로 만든 발을 세워 생산하는 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수확과 운반, 제조와 포장 기술이 발달해 요즘에는 사계절 식탁에 오른다.

  세월이 흘렀어도 그 가격은 다를 바 없으니 경제사정 어려워진 주부들에게는 고마울 따름이다.

  변신의 귀재, 김

  김의 매력은 변신에 있다. 태생은 추운 겨울 잿빛 갯벌에서만 자라 천박하지만 밥상에 올라오면 귀한 대접을 받는다. 접시 위에 마지막 남은 한 장은 아버지 아니면 막내 몫이다.

  김의 기원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헌상 기록으로는 <삼국유사>가 최초로 신라시대부터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 초기에는 경남 하동에서 많이 먹었다는 기록이 <경상도지리지>에도 있다.

  ‘김’이라는 말의 어원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다. 조선시대 때 한 왕이 진상된 음식의 이름을 신하에게 물었더니 신하는 “모릅니다. 광양(전남)의 김가가 보냈습니다”라고 말하자 왕은 “그럼 ‘김’이라고 불러라”라고 했다는 설이 있다.

  실제 전남 광양 김 서식지는 김해김씨가 1987년 6월 1일 전라남도기념물 제113호로 지정받아 관리하고 있다. 조선 인조 때 사람인 김여익은 ‘해의(海衣)’라 불리는 김을 양식했다하고 지금도 비문까지 있는 것을 보면 이 같은 어원은 맞을 법 하다.

  일본에서는 오후사쓰요이 박사가 쓴 <바다채소>라는 책에서 에도시대(1600~1868) 때부터 김을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여성들이여, 해조류를 사랑하라

  김을 비롯한 해조류는 노화방지, 생활습관으로 발생한 병의 예방, 항암에 효과 높다.

  식이섬유는 열량이 없고 비만과 변비를 예방한다. 무기질은 풍부한데 칼로리가 적으니 특히 여성들에게 사랑받기에 제격일 게다.

  해조류를 많이 먹는 일본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미국의 6분의1 밖에 되지 않고 설령 유방암에 걸렸다하더라도 미국이나 영국에서 병에 걸린 여성보다 오래 산다는 보고서도 있다. 골다공증에도 효과가 높다고 한다.

 파래와 감태, 그리고 매생이

  김을 얘기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게 파래와 감태, 매생이가 있다. 파래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감태와 매생이는 생경할 것이다.

  셋 다 밀물과 썰물이 지나는 갯벌에서 채취한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모양과 맛, 먹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먼저 모양이다. 매생이는 주로 전남 완도나 장흥 등에서 많이 채취된다. 굵기는 0.2~0.5㎝이니 머리카락보다 가늘다. 파래가 녹색에 가깝다면 매생이는 흑갈색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매생이를 ‘누에 실 보다 가늘고 길이가 수척에 이른다. 빛깔은 검푸르며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럽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적고 있다.  ‘미운 사위에 매생이국 준다’는 속담도 있는데 이는 매생이국은 아무리 끓여도 김이 잘 나지 않아 모르고 먹다가 입 안에 온통 화상을 입기 쉽기 때문이라 한다.

  홀홀 불어 입안에 넣으면 어느 순간 살살 녹아버린다. 독특한 향과 맛에 반해 코를 벌렁거리며 매생이를 찾는 매니아들도 있다.

  최근 대전지역 몇몇 식당에서 매생이국이 등장했다. 그나마 꼽으라면 중화요리점 이금당(둔산동)과 전통한식집 살구나무집(용문동)을 꼽을 수 있다. 환상의 찰떡궁합 굴과 함께 5분만 끓여내면 바다를 입안에 옮겨 놓은 듯 하다. 게살을 넣어 스프로도 만든다.

  겨울철에 아파트 재래시장에서도 볼 수 있지만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에 가면 사계절 구입할 수 있다. 보관이 쉽지 않은 여름에는 냉동이다.

  감태는 ‘매우 달콤한 김과 같다’ 해서 감태(甘苔)라 불린다. 색깔은 파래처럼 녹색을 띠지만 파래보다 가늘고 매생이보다는 약간 두껍다. 김처럼 납작하게 건조해서 먹을 수 있다. 입안에 넣으면 솜사탕처럼 사르르 녹아버린다. 주로 전복과 소라 등의 먹이가 된다. 채취가 워낙 어려워 김 보다 가격은 5~6배 비싸다. 전남 무안의 월두마을에는 매년 2,3월이면 갯벌에 꽃을 피운 감태를 따는 아낙네의 손길이 분주하다.

 파래는 애연가에게 최고의 보약이다. 메틸메티오닌 성분은 담배의 니코틴을 중화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선명한 녹색을 띤 것이 싱싱하다. 넓은 그릇에 파래를 넣고 바락바락 문질러 여러 번 물에 행군 다음 새콤달콤하게 무쳐서 먹는 게 일반적이다. 오이와 무를 채 썰어 냉채를 만들기도 하고 굴과 바지락을 넣고 전으로 만들기도 한다. 시원한 파래김치도 별미지만 충청권 사람들은 대부분 무친 것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김 맛있게 먹는 법

  명절 때만 되면 가장 흔한 선물 중 하나가 김이다. 낱장 김은 신문지에 두르고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실(냉동실임)에 보관하면 비교적 오래 먹을 수 있지만 맛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양념해 구워낸 포장용 식탁 김도 포장을 뜯어내면 그 맛은 변한다.

  이럴 땐 최고로 소화해낼 수 있는 게 김국이다. 물과 함께 넣어 끓인 뒤 바지락이나 굴, 그리고 파와 마늘만 넣으면 뚝딱이다. 부드럽고 속 풀이에 그만이다. 굴이 없다면 마른멸치도 괜찮다. 양념이 안 된 낱 김은 가스 불에 살짝 구워 다래간장과 함께 먹으면 밥 한 공기는 순간 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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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하늘이 내린 새조개

-2월-하늘이 내린 새조개-

 

   기자와 새조개와의 인연

 

  3년 전 친구가 운영하는 새조개 전문점에 깊게 관여한 적이 있다.

  친구를 돕는 일 중 하나가 산지에서 껍질 채 들여온 새조개를 까는 일이었다.

  종업원과 주방 안에서 주저앉아 새조개를 손질했다.

  그때 새조개가 어떤 모양인지, 어떻게 까는 것인지, 그리고 싱싱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방법을 배웠다. 자연스럽게 맛있게 먹는 법도 익혔다.

  기자들이 ‘맛 집 기행’을 하면서 새조개 기사를 쓰기도 하지만 몇 년 동안 유심하게 새조개를 살펴본 기자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이 무렵, 필자는 새조개를 ‘하늘이 내려다 준 선물’이라 표현했다. 우연일까, 이후 새조개에 대해 기사를 인터넷 등에서 검색해보면 이 표현을 그대로 원용한 기사도 많았다.

  

하늘이 내려다 준 선물

  15년 전만해도 새조개라는 조개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충남에서는 최대 산지가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이지만 언제부터 잡혔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20년쯤 됐나…. 천수만 방조제 공사가 끝난 뒤 갯벌과 바다에서 이 조개가 나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뭔지 몰라 버렸는데 한 어민이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어보았는데 그 맛이 ‘진땅’(특출한 물건)이었다는 거지요”

  남당항에서 중간 수집상을 하는 김용태(50·남당수산 대표) 씨의 말이다.

  1980년대 초 서산AB방조제가 건설된 이후 인근 갯벌에 황토가 쌓인 이후부터 출현한 게 분명하니 새조개는 생태계 변화에 따른 신종 패류인 셈이다.

  초반 어획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조개를 먹지 못했다. 전량 일본으로 수출됐기 때문이다. 살짝 데친 새조개 살은 일본에서 초밥 재료로 쓰인다. 그러다가 6, 7년 전부터 국내 식도락가의 미식한담(美食閑談) 소재로 등장하면서 이제는 우리 식탁에도 등장했다.

  새조개의 매력은 그 ‘맛’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 맛을 표현하기 쉽지 않다는 점.

  사각거리는 촉감, 풍부한 핵산에서 나오는 은근 달큼한 감칠맛….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고 피로회복에 좋은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단다.

  게다가 어민의 새 소득원이 됐으니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새조개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말 사이에 잡히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서해안 사람들은 대부분 조개를 구워먹지만 새조개는 ‘샤브샤브’로 데쳐 먹는다.

  새조개는 쇠갈퀴가 달린 ‘형망’(바닥을 긁는 방식) 어선이 잡지만 망이 닿지 않는 바위틈(수심 15∼20m)의 것은 잠수부의 몫이다. 겉으로는 큰 꼬막이나 피조개 무리로 보인다.

  ‘새조개’라는 이름이 붙은 연유도 재미있다.

  껍데기 속 조갯살 모양이 마치 새(鳥)의 부리와 같다 해서 불렀다는 게 정설이다.

  잠수부가 바다 속에서 발견하면 발을 이용해 새처럼 날라 도망간다 해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귀족조개’의 명성

  새조개는 ‘귀족조개’로도 불린다. 맛도 뛰어나고 값도 비싸기 때문이다.

  다른 조개에 비해 비싼 이유는 100% 자연산이기 때문이다. 채취가 녹록치 않다.

  하지만 올해 새조개 값은 지난해보다 다소 내렸다.

  1월 중순 기준 대전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생물 새조개(20마리 정도)는 ㎏당 9000원~1만2000원 선. 서서히 오를 조짐이다.

  하지만 수량과 가격만 보고 따져선 안 된다. 새조개는 씨알이 굵을수록 감칠맛이 더 좋다. 그러니 씨알이 굵으면 ㎏당 마릿수는 현저하게 감소한다. ㎏당 12~14마리 크기가 가장 좋다. 도매시장에서 이 가격이면 식당에서는 4만 원~4만5000원은 내야 한다. 2인 기준으로 좀 모자랄 듯 하다.

  싱싱하지 않은 2㎏보다 싱싱한 500㎏이 낫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몸 전체는 우윳빛을 띠고 있지만 껍질을 벗긴 지 오래됐거나 약간이라도 변질된 것은 하얀색으로 변한다.

 

새조개 제대로 먹기

  회와 온갖 양념과 섞은 무침도 있지만 샤브샤브 앞에선 맥을 못 춘다.

  샤브샤브는 넓은 냄비에 대파와 무, 버섯, 그리고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끓인 뒤 국물에 새조개를 살짝 데쳐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먹는 게 샤브가 진수다.

  여기서 포인트는 샤브샤브하는 시간.

  어떤 이는 ‘그 맛이 졸깃졸깃한 게 일품이다’라고 말하지만 이는 미식가 명함을 내놓아야 할 소치다.  졸깃졸깃하면 새조개의 진 맛은 이미 절반쯤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다.

  끓는 물에 10초만 담갔다가 꺼내면 몰캉몰캉한 육질과 고소한 육즙에 매료되고 만다.

  새조개의 이 같은 특성을 알지 못하는 식당에서 종업원이나 손님들이 5, 6마리씩 무더기로 육수 안에 넣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하려면 차라리 오징어를 씹어라.

  샤브샤브를 마무리 한 뒤에는 쌀뜨물처럼 뿌옇게 된 패즙(貝汁)에 라면이나 칼국수를 넣어 끊여 먹는 게 산지에서의 방법이다. 다만 건강을 생각해 라면은 한 번 데친 것을 사용하라.

 

남자들도 뚝딱 해낼 수 있는 새조개 샤브샤브

  1. 장보기

  장보기가 만만치 않다.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만 잡히는 데다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아파트 재래시장에서 가끔 등장하지만 대전 오정동이나 노은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가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껍질째 파는 것도 있지만 산지에서 까놓은 것을 구입하면 큰 무리가 없다. 4인 가족 기준이라면 2㎏면 충분하다. 충남 서해안 산지의 씨알이 굵은 놈은 24마리, 좀 작은 전남 여수산, 경남 통영산이라면 40마리 정도 된다.

  2. 요리하기

  너무도 간단하다. 금방 꺼내 먹어야만 제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높이가 낮고 넓적한 냄비가 제격이다. 무를 1㎝가량 두께로 4~6개, 대파도 큼직하게 썰어 넣는다.

  야채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시식이다.

  젓가락으로 자신의 것 하나를 끓는 물에 담가 ‘휙휙’ 10초만 저어 곧바로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중간 중간에 배추나 버섯 등의 야채를 추가할 때다. 이럴 땐 냄비 안 물 온도가 잠시 낮아진다. 이 때 새조개를 넣으면 익는 시간이 길어져 질겨진다. 급해도 육수가 끓을 때 까지 기다리는 진정한 여유를 가져보자.

  3. 마무리

  새조개를 다 해치우면 무와 파 등은 문드러진다.

  버섯이나 배추 등은 상관없지만 무의 경우 별도로 꺼내 놓고 라면이나 칼국수를 넣어 마무리하면 된다.

 

맛있는 집

 대전에서 오랫동안 전통적으로 새조개를 다뤄온 집은 갈마초등학교 앞 회타령(472-8885)이다. 봄철에는 쭈꾸미 등도 다루지만 이 집은 성수기는 새조개가 본격 출하되는 겨울철이다. 시설이나 서비스보다 원재료의 신선함을 앞세운 집이라 비좁은 점이 있지만 언제나 살이 있는 새조개를 맛볼 수 있다. 라면으로 마무리한다. 2인분 4만 원.

  대전 대흥동 대전고등학교 앞 골목이자 엘리제 웨딩홀 옆에 있는 서산식당(226-2844)도 새조개 전문점이다. 이곳은 특히 박속을 넣는 게 특징이다. 2인분 4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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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바다의 우유 굴

이기진 기자의 맛있는 이야기-1월편 바다의 우유 굴-

  굴의 고장 충남 서해안

  2008년 12월 13일 토요일.

  서해안에서 맞는 겨울바람은 제법 차다. 바람 냄새는 동해안에서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뭔가가 배어 있다. 드넓게 펼쳐진 갯벌, 그 속에서 살아 숨쉬는 수많은 염류 생물의 비릿한 냄새 때문이다.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굴 마을.

  광천에서 96번 지방도나 서해안고속도로 광천 톨게이트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구수한 굴 굽는 향이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코를 자극해 침을 삼키게 만드는 동네다.

  이곳에는 제방을 따라 100여 개에 달하는 굴 전문식당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식당 앞마다 까지 않은 굴이 쌓여 있다. 식당 안에는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숯불이나 가스 불에 까지 굴을 올려놓고 ‘탁탁’ 벌어지는 굴 구이를 입안에 넣는 식객들이 눈에 띈다.

  숯불 위에 올려진 주먹만한 석화(石花:돌에 달라붙은 꽃과 같다 해서 붙은 이름으로 石畵로 불리기도 함)는 불에 못 이겨 갯물을 토해내며 우윳빛 살을 드러낸다.

  소주 한 잔을 입안에 냉큼 넣고 오동통하게 익은 굴 한 점을 입안에 넣으면 담백한 향이 금방 퍼진다.

  천북은 자연산굴로 유명한 곳이다.

  속이 꽉 여무는 12월~2월이 가장 맛이 좋다. 천북의 굴은 대부분 바위 등에 달라붙어 자란다. 밀물과 썰물 속에서 햇볕에 노출되면서 맛의 농도도 그만큼 진해진다.

  지난해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곳은 오염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계절, 천북에서 판매되는 굴 전부가 천북산은 아니다.

  경남 통영과 전남 여수에서 가져 와 이곳에서 판매되는 것도 상당량이다.

  이곳 사람들은 전남 여수산이 통영산보다 맛이 좋다고 평가한다. 반입되는 가격도 까지 않은 굴을 기준으로 여수산의 경우 40㎏ 당 4만 원선. 통영산(3만5000원)보다 약간 비싸다.

 

  천북산은 1월이 최고, 서해안 굴밥집 만도 300여 개

  천북산은 매년 1월은 돼야 비로소 그 맛의 진가를 발휘한다.

  경남 통영에서의 한려수도 굴 축제가 매년 12월 중순, 보령 천북 굴 축제가 12월 말이나 1월 초에 열리는 것도 그 이유다.

  이곳에서 먹을 수 있는 굴 요리는 굴 구이와 굴밥, 굴 국밥, 굴 칼국수, 굴회, 굴 탕(굴 물회)다.

  굴 구이는 알이 적은 자연산보다는 바다 속에 담가 키우는 수하식, 즉 충무, 통영산이나 여수산이 제격이다.

  크기(각고:굴의 긴쪽)가 크기 때문이다.

  굴 칼국수도 천북산보다는 알이 큰 남해안산이 더 잘 어울린다.

  하지만 굴밥과 굴회는 옹골찬 서해안산이 제일이다.

  도심 포장마차에서는 한동안 굴 구이가 유행했었다. 하지만 굽는 과정에서 껍데기가 튀면서 얼굴 등을 다치거나 굽는 냄새가 진해 도심에서는 인기는 사라졌다. 대신 굴찜이 인기다.

  까지 않은 석화를 찜통에 넣고 삶아내면 껍질은 껍질대로 벌어지고 안에 굴은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최근 굴 요리 중 각광 받고 있는 게 굴밥이다.

  재료만 있으면 누구나 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도심 속에 싱싱한 재료를 구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현지에서 싱싱한 굴을 이용해 지어내는 굴밥이 별미다.

  천북 장은리 마을을 비롯해 홍성군 서부면 궁리포구, 태안군 남면 당암포구,  안면도에 이르는 천수만 일대의 굴 밥집은 무려 300여 개나 된다.

  장은리의 100개 굴 밥집은 물론 서산간척지를 지나 안면도에 이르는 77호선 국도 변에는 도로 양 옆에 늘어선 굴 밥집 간판이 하나의 장관이다.

  너도 나도 ‘TV에 나온 집’, 또는 ‘원조’라며 자랑하지만 주인장의 정성이 배어 있다면 맛은 대동소이하다.

   굴, 자연산굴이 모두 맛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굴에 대한 상식 하나가 있다.

  크기가 작은 서해안의 투석식(돌에 들러 붙여 재배하는 방식) 굴은 ‘자연산’이고, 남해안 수하식 양식장에서 생산되는 굴은 ‘양식산’이라 하는 것이다.

  굴은 그 방법이 투석식이든 수하식(줄에 꿰어 바다 한가운데서 키우는 방식)이든 시설만 해놓으면 바다의 플랑크톤을 먹고 자기 스스로 자라는 것이지, 인공적으로 사료를 먹여 키우는 것이 아니다.

  단지 크기의 차이는 서해안 돌 굴은 만조 시에만 바닷물에 잠기기 때문에 섭취하는 플랑크톤의 양이 적고, 남해안 수하식 굴은 성장기간 내내 해수에 잠겨 있어 플랑크톤의 섭취량이 많아 알이 굵고 통통하며 영양도 풍부한 것이다.

  즉 모든 굴은 자연산으로 이해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또 다른 잘못된 상식 중의 하나는 서양에서 유래한 버틀러의 식사지침에서 유래한 내용으로, 영어로 R자가 붙지 않은 달(5월, 6월, 7월, 8월)의 굴은 유독물질이 들어 있어 경원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 생산된 굴들의 성분 중에 유독물질이 확인된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다만 이 시기의 굴이 산란기 전후로 방란, 방정을 하므로 비만도가 떨어지고 맛이 다소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 이 때는 기온이 비교적 높은 시기로 굴이 상하기 쉽고 식중독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 생굴로 먹을 때 주의를 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

  서해안의 씨알이 작은 굴을 ‘강굴’이라 부르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강굴’은 그야말로 바닷물이 아닌 강물에서 자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섬진강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이 세계 최초로 성공한 섬진강 강굴 인공종묘를 섬진강과 남해안 가각만에서 비교성장 시험을 한 결과 바다에서 더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벚꽃이 피는 계절에 난다고 해 일명 ‘벚굴’로 불리는 강굴은 보통 굴의 3~5배정도 크기로 참 굴의 수확이 끝나가는 3~5월에 가장 맛이 있으나 바다의 것보다는 떨어진다.

  씨알이 큰 굴이 맛이 없다는 얘기, 씨알이 작은 굴을 ‘강굴’이라 부르는 실수는 하지 말자.

  

 30분만 투자하면 굴 요리가 뚝딱

  굴 요리는 싱싱한 것만 고르면 아무거나 만들어도 맛있다.

  우선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게 굴탕(굴물회)이나 굴전이다. 굴 물회는 10분, 굴전은 20분이면 누구나 뚝딱 해낼 수 있다.

  

  ◇굴 물회

  1.굴 고르기=굴은 물론 신선한 것을 고르는 게 생명이다. 겨울철이면 도심의 농수산물시장이나 아파트 단지의 재래시장에서 굴을 흔히 볼 수 있다. 빛깔이 밝고 선명하며 유백색으로 광택이 있어야 싱싱한 굴이라 할 수 있다. 또 깐 굴은 오돌오돌하고 손으로 눌러 보아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육질이 희끄무레하고 퍼져 있는 것은 오래된 것으로, 소금물에 담가 불려서 싱싱한 것처럼 판매하는 것이므로 잘 살펴서 사야 한다. 대전의 경우 오정동이나 노은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오전에 구입하는 게 싱싱하다. 흔히 큰 것은 통영, 충무산이고 작은 것은 서해안산으로 생각하면 대충 맞는다.

  제철에는 400g이 4000~5000원 정도 한다. 이 정도면 4인이 충분하다.

  2. 재료 준비하기=겨울철이면 어느 가정이나 동치미가 있다. 굴회에는 동치미 국물을 사용해야 제격이지만 준비 되지 않았을 때에는 식수를 사용해도 좋다. 이 밖에 배 반쪽, 식초(빙초산 4분의 1큰술, 일반적으로 숟가락 4분의1 분량), 고춧가루, 깨소금, 파, 마늘, 설탕 1/2작은술

  3. 만들기

  ①굴은 소금물로 1회만 씻어 물기를 뺀다.

  ②동치미 국물에 먼저 다진 마늘과 잘게 썬 파(쪽파가 제격)를 넣고 이어 고춧가루 1큰술, 깨소금 1/2큰술을 넣는다.

  ③식초와 설탕을 약간 넣고 잘 저어준다.

  ④물기를 뺀 굴을 200g 정도 넣고 살살 저어준다

  ⑤맛을 본 뒤 입맛에 맞게 식초 또는 설탕을 넣는다.

  ⑥깨소금을 위에 뿌려 그릇에 담는다.

  4. 포인트

  굴이 신선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얼음이나 찬물에 잠시 담가둔다.

  차갑게 되면 굴은 더욱 옹골차게 변한다. 마늘과 파의 향은 굴의 비릿한 맛을 없앨 수 있다.

  ◇굴 전

  말 그대로 생굴을 넣고 밀가루와 계란, 그리고 다양한 야채를 넣고 전을 만드는 것이다.

  알이 작은 것은 넓게 부치고 알이 큰 것은 하나씩 부쳐도 좋다.

  굴의 표면이 미끄러우므로 계란을 직접 입히면 잘 안 묻어나므로 소금 간을 약간 한 밀가루에 묻힌 뒤 계란물을 입히면 된다.

  싱싱하면 맛은 보장된다.

  맛있는 집

  겨울철만 되면 굴 전문점은 호황을 누린다. 어느 곳이 맛있다고 보장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앞에서 언급했듯 굴 요리는 신선도가 바로 생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름한 집일지라도 싱싱한 굴을 확보한 집은 그만큼 맛이 있고, 인테리어 근사하고 대규모 식당이라 해도 신선도가 떨어지면 미식가는 등을 돌리게 마련이다.

  최근 ‘굴 이야기’ ‘굴 세상’이라는 간판으로 전문점이 들어서고 있다. 대전지방법원 앞과 가수원 건양대 길 건너편 등은 북새통을 이룬다. 손님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료의 회전이 빨라 그만큼 신선도를 유지한다.

  굴밥의 경우 돌솥이나 뚝배기에 찬기름을 바른 뒤 공기밥을 통째로 넣은 집은 삼가하자.

  뚜껑을 열고 굴밥은 만드는 집도 아니다.

  굴밥은 처음부터 불린 쌀을 두터운 돌솥에 넣고 굴과 밤과 대추, 인삼, 그리고 호박씨 등 온갖 잡곡과 끓여 내야 굴 향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따라서 식당 안에 들어가면 잠시 주방쪽을 지켜보는 것도 진정한 미식가의 센스이자 자세다. 이기진<동아일보 사회부 기자·한식 및 양식조리기능사>굴의냉장믾망df구개터맡맠ㄴㅋ무이다.영하dsj이는 집은 없다.앞에ws밥 집재료만 집입아한 게 굴ae입을 에 하나에아나젋걳은 큰 게 좋다.,  <동아일보 이기진기자:조리기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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