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요리-1-나물요리

[이기진 기자의 숲 속 요리 이야기]<1>나물 한 접시에 봄이 한 가득

 

 

 

한식 중식 양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동아일보 이기진 기자가 1일 산에서 직접 채취한 봄나물을 이용해 샐러드를 만들고 있다. 헤라웨딩 제공

 

 

 어질고 고운 그들 멧남새도 캐어오리/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감았던 그 눈을 뜨면 마음 도로 애젓하오.’

산나물(멧남새)을 먹으며 정겹게 사는 고향을 그린 김상옥 시인의 시 ‘사향(思鄕)’이다. 김 시인은 고향을 연상시키는 소재로 나물을 떠올렸다. 그만큼 산나물은 편안하다. 봄이 되면 재래시장은 초록색 옷으로 갈아입는다. 마트 식품코너에도 파릇한 봄기운이 감돈다. 겨우내 얼었던 산야에는 자연의 생기를 불어넣는 봄나물이 움튼다.

입 안 가득한 생명의 에너지다. 냉이 달래 쑥 돌미나리 취나물 산나물 원추리…. 나물은 초라한 밥상의 상징이었다. 주린 배를 채워주던 서글픈 음식이었다.

지금은 영양 가득한 고급 자연식이다. 밥상에 오르면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비타민 칼슘 철분 등 살 찌지 않는 무기질이 듬뿍 들어 있다. 몸속 독소를 뛰어넘는 또 다른 경이로움이 나물에 배어 있다.

산과 들녘에서 나물 캐는 아낙들은 생명의 전달자다. 바구니에 가득 담아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볍다. 봄기운에 나른해진 가족에게 원기를 불어넣을 생각에서다.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하신리 국립공원 계룡산 장군봉 뒤편 산자락. 현미경으로 본 눈 입자처럼 냉이는 잎을 바짝 땅에 누인 채 자라고 있다. ‘나생이’ ‘나숭게’로도 불리는 봄나물의 전령사다. 나물은 산채나물, 들나물, 재배나물로 나뉘는데 냉이는 바로 들나물이다.

대전역 앞 공중전화박스 옆에서 냉이 파는 할머니. 충북 옥천군 이원면에서 금방 캐온 거란다. “이 나숭게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무쳐도 되고, 된장 끓일 때 넣으면 그만이야.”

요즘에는 들녘에서 나물 캐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발품, 손품에 비해 수확량이 적고 가격은 싸다. 상에 오르면 제왕이지만 밥상에 오르기까지 대우와 지위는 낮다.

4월 밥상에 냉이를 올려보자. 된장국도 좋고, 달래와 섞어 초무침도 좋지만 이맘때 한창 물이 오르는 꼬막과 어울리면 찰떡궁합이다. 냉이꼬막무침이다. 나물이 많은 계절인 만큼 냉장고에 남아 있는 나물이 있다면 이것저것 썩어 나물만두를 만들어 보자.

한식 중식 양식조리기능사·doyoce@donga.com  

 

○ 냉이꼬막무침

냉이 2000원어치, 꼬막 1kg 정도(크기, 판매장소에 따라 7000∼1만 원 선)면 봄의 향기와 갯내가 가득한 냉이꼬막무침을 맛볼 수 있다.

나물요리의 관건은 양념을 최소화해 자연의 맛을 살리는 일. 꼬막까지 합쳐지면 두 가지 맛을 모두 살려야 한다. 하지만 긴장할 필요는 없다. 큰술, 작은술, 몇 g 등 복잡한 요리법에도 주눅이 들 필요 없다. 일단 관심과 정성이 최고의 비법이다. 그래서 최고의 밥상은 ‘어머니의 손맛’이라 하지 않았던가. 나물을 먹는 것만으로도 자연을 먹는 일이다.

냉이는 먼저 찬물에 담가 놓은 뒤 흙을 제거하자. 소금을 약간 넣고 뚜껑을 연 채 센 불에 살짝 삶았다. 비타민 손실을 줄이고 색깔과 맛, 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다듬은 손끝에서도 냉이향이 가득했다. 꼬막은 잠길 만큼만 물을 부어 삶은 뒤 입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곧바로 꺼내야 한다. 오래 삶으면 육즙은 사라지고 육질은 질겨진다. 두 재료를 섞고 참기름과 참깨, 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로 조물조물 무쳤다.

새콤한 것이 좋으면 식초, 달콤한 것이 좋으면 설탕, 매콤하거나 시큼한 것이 좋으면 고춧가루나 초고추장을 추가하면 된다. 재료에 따라 봄나물의 맛은 마술을 부린다. 모양을 내려면 홍고추 풋고추를 고명으로 올리자. 향긋한 냉이와 통통한 꼬막살의 만남, 제철이 지나기 전에 만들어 보자.

 

○ 나물만두

예전엔 차례를 지내고 남은 여러 나물을 합해 소를 만들어 나물만두를 만들어 먹었다. 나물을 안 좋아하는 아이들도 먹게 할 수 있다.

소를 만드는 나물에는 구분이 없다. 도라지가 있다면 채를 썰어 소금 넣고 박박 주물러 쓴맛을 제거한다. 고사리와 배추김치도 송송 썬다. 썬 재료는 다진 파와 다진 마늘 참기름 또는 들기름으로 볶아냈다. 돼지고기는 소금 약간과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해 볶아내자. 두부는 으깨 물기를 짜낸 뒤 다른 재료와 섞어 소를 만든다.

만두피를 직접 만드는 일은 버겁다. 시중 만두피를 구입해 가장 자리에 물기를 바르고 소를 한 숟가락씩 넣어 꾹꾹 눌러 빚자. 반달 모양도 좋고 둥근 모양도 좋다. 제철 봄나물을 사용할 때에는 참나물과 달래를 사용해도 좋다. 다양한 봄나물을 잘게 썰어 계란 참기름 참깨 소금을 약간 넣고 소를 만들어 빚으면 된다. 봄나물은 돼지고기의 잡냄새를 없앤다. 먹고 남은 만두는 냉동실에 보관해도 봄나물의 잔향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나물은 산림조합중앙회가 운영하는 e-쇼핑 푸른장터(www.sanrim.com)를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길 산림조합중앙회 1층에 매장이 있다.(02-3434-7336)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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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숲속요리-1-나물요리

  1. 안상석 says:

    이기진 차장님 안녕하십니까?

    블로그를 방문하고 이차장님의 또 다른 개성을 알게됩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 번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2. 동아일보독자 says:

    안녕하세요?
    초면에 이렇게 이곳에 글을 남겨 죄송합니다.
    하지만 기사에 댓글로 달 수 없어 부득이하게 기자님의 블로그를 사용하는 실례를 범합니다.

    기자님께서는 2014년 3월 7일 중부판 18면에 이재흥 관장 “대전, 문화공간에 더 관대해지길”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올렸습니다.
    내용은 이재흥 목사가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대전의 아주미술관이 제주도로 이전한다는 것이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기자님께서는 먼저 이재흥 목사의 업적을 나열하였습니다.
    첫째, 신학대 재학 때부터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컬렉션한 예술품이 약 2만 점이나 된다.
    둘째, 2004년 5월 그동안 수집한 예술품을 전시할 미술관을 대덕연구단지에 세웠다.
    셋째, 그간 아주미술관은 수준 높은 전시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 역할을 잘 감당하였다.

    헌데, 예상치 못한 시련(?)을 만났다.
    첫째,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둘째, 특혜 의혹에 휘말렸다.
    셋째, 사기 혐의로 구속되었다.

    그래서, 이재흥 목사는 아주미술관을 대전에서 제주도로 옮기는 것이다.

    이기진 기자님의 이러한 논증은 선후관계를 인과관계로 혼동하는 오류가 아니신지요? ‘이재흥 목사가 겪은 일’과 ‘아주미술관의 제주도 이전’이라는 시간상의 단순한 연속을 근거로 안일하게 인과관계를 가정하고 있습니다.

    기자님도 잘 아시다시피 인과논증은 상관관계에서 시작합니다.
    명제 ‘p이면 q이다’는 조건 p와 조건 q의 상관관계를 전제합니다.
    여기에서 ‘이재흥 목사가 겪은 일’을 조건 p, ‘아주미술관의 제주도 이전’을 조건 q라고 한다면, 기자님께서는 조건 p와 조건 q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고, 조건 p가 원인이 되어 조건 q라는 결과에 도달하였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허나 과연 ‘이재흥 목사가 겪은 일’과 ‘아주미술관의 제주도 이전’ 사이에 강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을까요?

    설령 상관관계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곧바로 원인과 결과로 단정할 수 있을까요?

    앤서니 웨스턴은 논증 규칙 19번으로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데는 대안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즉, 인과논증이 상관관계에서 시작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하여 모든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허나 이기진 기자님께서는 ‘이재흥 목사가 겪은 일’이 ‘아주미술관을 제주도로 이전’하는 원인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허나 과연 ‘이재흥 목사의 부정적 경험’만이 ‘아주미술관 제주도 이전’의 유일한 원인이었을까요? 복수의 원인들 또는 복잡한 원인들이 작용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또한 기자님께서는 상관관계, 인과관계를 떠나서 사실관계 확인을 먼저 했어야 했습니다.

    1. “이재흥 관장”
    먼저 제목에 나오는 이재흥 목사의 직함부터가 틀렸습니다.
    이재흥 목사는 2004년 아주미술관 개관 당시에는 관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다가 2006년부터 현재까지는 이사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 “37년간 대전에서 목회활동을 했던 목사”
    이재흥 목사는 교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1985년 4월 4일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기사 작성 시점인 2014년 3월까지 29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을 목회한 것입니다. 전도사로 부임한 1981년부터 따지더라도 37년 목회활동을 한 것은 아닙니다.

    또한 이재흥 목사가 교회에 재직하고 있었던 33년의 시간을 목회활동을 한 시기라고 할 수 있을는지도 궁금합니다.
    그 이유는 기자님께서 그 다음 문장에서 이렇게 썼기 때문입니다.
    “이 관장은 신학대 재학 때인 스무 살 때부터 예술품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과 러시아, 중국, 일본, 중남미 등을 돌며 회화와 도자기, 조소, 역사유물 등 사재를 털어 모은 예술품은 약 2만 점.”
    즉, 이재흥 목사는 구즉교회에 부임하기 전부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예술품을 컬렉션하는데 그의 시간을 쏟았습니다.
    2만 점의 예술품 구매를 목회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3.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과 러시아, 중국, 일본, 중남미 등을 돌며 회화와 도자기, 조소, 역사유물 등 사재를 털어 모은 예술품은 약 2만 점.”
    기자님께서는 2만 점이라는 엄청난 양의 예술품 구매의 자금 출처를 개인 재산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재흥 목사는 1999년 교회 재정으로 40평대 아파트를 구입하여 자신의 명의로 등기하고, 이후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 이전까지 그의 재산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의 설교에 따르면, 그는 학교 등록금도 내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났습니다. 따라서 그에게는 물려받은 재산도 없었습니다.
    처가는 공무원 집안으로 사위에게 재산을 물려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헌데 어떻게 ‘사재’로 미술품을 사 모았다는 것인지 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이재흥 목사의 교회 공금 횡령이나 유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4. “미술관 내에서 식음료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수차례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현행법상 미술관과 박물관에는 차나 음료, 제과, 빵 판매 등 휴게음식점으로서의 기능은 가능하지만 가열, 조리한 음식 등을 제공하는 일반음식점 영업행태는 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술관 내에서 식음료를 판매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고, 이것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없습니다.
    헌데 아주미술관은 식음료를 판매한 것이 아니라 ‘카페 뮤제’라는 간판을 걸고 일반음식점과 같은 영업형태를 취했습니다.
    또한, 대전일보는 2013년 12월 23일 기사 “대전 아주미술관 제주도 이전”에서 “아주미술관은 개관 당시 그린벨트 구역(유성구 화암동 195번지)에 들어서 유성구청으로부터 진입로 개설을 조건으로 운영 허가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아 배짱 운영이라는 비판과 함께 2008년부터는 매년 1400여 만원씩의 강제이행금을 유성구청에 납부했다”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즉, 진입로 개설과 관련한 강제이행금을 납부한 것이지, 식음료 판매와 관련한 과태료를 부과받은 것은 아닙니다.

    5. “2012년 11월 한 투자자와의 송사에 휘말려”
    투자자가 아니라 교인이었습니다.
    대전에서 한의사협회 회장까지 지낸 잘 나가는 한의사로 이재흥 목사에 의하여 권사 직분을 받았고 장로 후보자로 천거하려고 했던 사람입니다.
    현재 그 교인은 수십억에 달하는 재산을 모두 다 잃고 알거지가 되었고, 이재흥 목사는 아주미술관을 매각한 대금으로 백만장자가 되었습니다.

    이상과 같이 이기진 기자님께서는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도 등한히 한 채 기사를 쓰셨습니다.
    기사를 작성했다기보다는 이재흥 목사의 말을 받아 적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동아일보를 사랑하는 많은 독자를 호도하신 부분에 대하여 기자님의 사과와 정정보도가 요청됩니다.

  3. 동아일보독자 says:

    위의 글 올린 사람입니다.
    이메일 주소 수정합니다.
    답변 한 번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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