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수습공채] 여인선 기자

 

 

완벽하지 않아도 대체 불가능한 당신을 보여주세요.

 

 

 

 

  

여인선 기자

_ 채널A 보도본부

2013년 11월 입사

 

 


 

“가수 김흥국이 음주운전을 하다 걸렸다는 사실을 본인 혼자 알았어요. 뉴스에 내보낼 건가요?”

1차 면접 세 번째 질문. 어렵지 않았습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습니다.

“음주운전 사실 만으로는 단신거리밖에 안 될 것 같습니다. 9시 메인뉴스에 내보낼 지는 고민해 보겠습니다.”

“9시? 여기가 KBS인가요? 여인선 씨 채널A 메인뉴스가 몇 시죠?”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순식간에 지원한 회사의 메인뉴스 시간도 모르는 수험생이 되어버렸습니다. 제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같이 면접에 들어온 다른 지원자가 “9시 40분”이라고 대신 답해주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옆 지원자에게 고개를 푹 숙여 인사하고 이렇게 답했습니다.

“제가 매일 학교에서 공부하다 보니 솔직히 채널A 메인뉴스를 생방송으로 본 적은 없습니다. 휴대전화 어플리케이션으로 꼭 챙겨보고 있습니다. 어플리케이션이 정말 잘 돼있더라고요.”

‘이토록 망한 면접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인뉴스 시간도 몰랐던 제 이야기는 그 후 몇 주 동안 두고두고 주변사람들의 얘깃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채널A공채에 합격했습니다. 입사 후 사석에서 만난 당시 면접관 선배는 제가 면접장을 빠져나가고 다들 한참 웃으셨다고 하더군요. 더불어 “맷집이 셀 것 같아서 뽑았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어떻게 보면 1차 면접의 실수가 최종합격까지 가는데 큰 역할을 해준 것 같다는 나름의 의미 부여를 했습니다. 힘을 빼고 ‘솔직한 나‘로 시험에 임하게 된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 제 단점은 언론사 입시시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관련 학과를 졸업한 것도 아니고 인턴기자 경험도 없었습니다. 벼락치기치고는 열심히 준비했지만 오랜 시간 뉴스에 익숙한 친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모르는 것이 많았습니다.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뉴스시간 사건’을 계기로 공채 과정에서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보다는 제가 알고 잘하는 것이 뭔지 보여줘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 단점과 솔직하게 마주하자 내 장점이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제 경우는 ‘적응력’이 장점이었습니다. 살벌한 면접장에서 큰 실수를 해 놓고도 ‘어플리케이션 드립’을 치고 나온 담력도 있었습니다. 실무면접에서는 기자와 크게 관계가 없어 보일 수도 있는 영어연극 경험과 프랑스 여행 이야기 등 제 삶의 도전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적응력과 담력’이라는 저만의 키워드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이었기 때문입니다.

​ 공채전형에서 발견한 제 강점은 입사 후 힘든 수습기간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경찰서 철창 앞에서 처음 보는 형사들에게 말을 걸어야 할 때, 장례식장 바깥에서 어떻게 유족들을 취재할까 고민이 될 때 ‘난 적응력 강한 이미지로 뽑혔으니까’하며 용기를 냈습니다.

​ 채널A 공채전형은 복잡하고 평가 요소도 정말 많습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정확히 자신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완벽한 자기소개서, 완벽한 언변, 완벽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 뽑히는 것이라면 아마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입니다.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단점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면이 드러나도 당황 말고 설득하십시오. ‘내 이런 점을 활용하면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기자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자신을 어필하는 겁니다. ‘나야 말로 될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최대한 자신의 개성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대체할 수 없는’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댓글(1) “[2013년 수습공채] 여인선 기자”

  1. 사막의향기 2014/08/26 at 10:39 AM #

    흠.. 솔직하고 당찬 기자님의 경험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
    나의 장점은 무엇인가…
    독특한 나의 완성을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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