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움에서 편안함까지
요즘 시청 앞 크리스마스 추리가 밤에 반짝이는 것을
보면서 내가 보고 느끼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보고
느끼는 것이 다 다르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렸을 때 교회를 가면 노래도 재미있고 우리들의 일상생활과
전혀 다른 것이 없어 보여 그저 편히 놀고 또 맛있는 것을 먹으며
잘 놀기에 바빴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학교를 다니며 수학여행이나
소풍을 가면 주로 옛 고적이나 절이 있는 곳으로 많이 갔는데 가는
유명한 절마다 들어서는 입구에 보면 무지막지하게 생긴 목조로
조각한 큰사람들이 눈을 부릅뜨고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에든 무엇으로 금방 내 머리를 쳐 내려올 것 같은 그 모습이 마치
나를 반기는 것이 아니라 왜왔느냐 라는 뜻인 것 같아 언제나
그 모습만 오래오래 머릿속에 남아있어 속으로 별로 좋은 인상과
기억은 아니었든 것 같다. 게다가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들은 별로
웃지도 않고 친절하지도 않은 모습이라 더더구나 나에게는 상관없는
사람들로 여겨졌었다.
이렇게 다른 종교에 대한 느낌에는 첫인상,
분위기, 마음의 상태까지 고스란히 새겨져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또 나의전문성을 따라 피할 수 없이 소개받게 되고
각기 다른 전문가들을 많이 접하게 되면서 스님들의 초대로 절에도
방문하고, 그들의 생활도 엿보면서 차도 마시고 자연스럽게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그동안 내가 궁금하고 무서웠던 이미지를 많이 바꾸게 되었다.
지나고 보니 신앙생활이 어렸을 때는 그저 놀고,
먹고,따라하고, 대학생 때는 조금 큰 것 같지만 이해하기보다는 비판하고,불만과내주장을 강하게 내세웠고, 차츰 마흔이 넘어가면서는
학창시절 때 보다는 뭔가 조금 이해도 되고 넓어진 것 같지만 아직도
짧고 좁고 얕아서 웬만한 것은 눈 안에 들어오질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처음에는 무섭고 서먹서먹하였던 것들이 삶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을 나누고 차츰 서로를 알아가면서 사랑과 기쁨으로 바뀌고 한마디 한마디 말들이 위로와 평화, 믿음과 축복으로 바뀌는 것이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불빛을 지나치는 다른 사람들은
어찌 생각하는지
모르겠으나 크리스마스에 켜지는 아름다운 등불과
오월에 켜지는따듯한 연등이 온 세상 모든인류에게 더욱더 밝게
비추는 소망의 빛으로 비추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