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한 나달, 페더러 기록 깰까

세계 랭킹 1위인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이 2010년 US오픈을 우승하며 마침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받던 서브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결승 전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올라왔으며,
강력한 경쟁자였던 로저 페더러마저 결승에 올라오지 못했기 때문에 무난한 우승이 예상되긴 했습니다만…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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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우승으로 사상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습니다. 또한 안드레 아가시에 이어 두 번째로 커리어 골든 슬램(4개 메이저대회 우승+올림픽 금메달)을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평생 메이저 대회 결승 한 번 못 올라가보고 사라지는 선수들이 부지기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24세에 이런 대기록을 세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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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도 역사상 7위로 올라섰습니다. 페더러와 샘프라스의 기록은 몰라도 로이 에머슨,
비욘 보그와 로드 레이버, 빌 틸든의 기록은 향후 1~2년 안에 무난하게 경신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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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은 지난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페더러를 꺾고 우승하며 하드코트에서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줬습니다. 이 때만 해도 금방이라도 압도적인 그의 시대가 열릴 것 같았지만 이후
나달은
2009년 남은 한 해 동안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2008년 투어 스케줄을 너무 빡빡하게
짠 데다 올림픽과 데이비스컵까지 참가하는 바람에 생긴 혹사의 여파가 밀어닥쳤기 때문입니다.

 

 

무릎 부상으로 고전하던 그는
텃밭이던 프랑스 오픈에서는 16강에서 탈락했고, 윔블던은 부상 때문에 아예 참가하지도
못했습니다. 이 와중에 부모님의 예상치 못한 이혼으로 상당한 심적 고통도
겪었습니다. 나달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것도 페더러 특유의 ‘나달 울렁증’
덕분이며, 같은 하드코트라 해도 호주오픈 코트보다 반응 속도가 훨씬 빠른 US오픈에서는
그가 우승하지 못할 거라는 회의적 시각도 상당했습니다. 체력으로만 밀어붙이는
나달 식 테니스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나달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노쇠화가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페더러는
승승장구하며 3개의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더 따냈고, 커리어 그랜드 슬램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나달은 이런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호주오픈을 제외한 올해 모든 메이저 대회를 휩쓸었습니다.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은 메이저대회 결승전이라고 부르기 무색할 정도로 그가 압도적인 승리를 했고,
이번 US오픈에서도 결승전에서 조코비치에게 1세트를 내 줬을 뿐 시종일관 경기를
리드했습니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나달이 페더러가 세운 메이저 대회 16회 우승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에 관한 예상도 분분합니다.

 

피트 샘프라스가 14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했을 때만 해도 이 기록은 영원히 깨지기 어려울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곧 페더러라는 황제가 나타났고 그는 이 기록을 깼습니다. 이제는 또 나달이라는 괴물이 나타나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경기
후 US오픈 홈페이지에는 흥미로운 기록이 올라왔습니다. 1986년 6월 3일 생인 나달은 우승을 확정지은 2010년 9월13일 기준으로 24세
102일
입니다. 1981 8 8일생인 페더러가 같은 나이 때 달성한 기록과 나달의 기록을
비교한 것이죠.

 

 

 

Federer vs. Nadal at the Very Same Age

 

  Nadal on 9/13/10 Federer on 11/18/05
Overall Record 460-98 390-119
Winning Pct. .824 .766
Titles 42 33
Major Titles 9 6
Majors Played 26 27
Davis Cup Titles 3 0
Olympic Gold Medals 1 0
Longest Win Streak 32 34
Rank 1 1
Weeks at No. 1 60 93
Record vs. No. 1 14-6 2-3

 

 

 

나달은 같은 나이에 6번의 우승을 했던 페더러보다 이미 3개의 타이틀을 더 딴
상태입니다. 같은 나이의 페더러보다 50경기 정도를 더 치르고도
통산 승률 역시 페더러보다 훨씬 좋습니다. 나달이 페더러보다 일찍 프로에 데뷔했고, 메이저대회 첫 우승
시기도 빠르긴 합니다만 어쨌든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영원히 깨지기 어려운 듯한 16회 우승을 깰 가능성은
충분히 마련된 상황입니다.
가장 강력한 적수인 페더러의 노쇠화가 시작됐다는 점, 10대
후반~20대 초반 선수들 중 아직 그를 위협할만한 신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서브의 약점을 안고도 8개의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따냈던 그가 서브까지
보강하며 완전무결체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 등은 나달 팬들의 기대를 더욱 크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나달에게는 딱히 적수라고 부를만한 선수가 없어
보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페더러와 나달이 등장한 2000년대
중반 이후 메이저 대회는 사실상 둘의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둘의
틈을 비집고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이번 결승 상대이자 2008년 호주 오픈
우승자인 노박 조코비치, 지난해 US오픈 우승자인 후안 마틴 델 포트로 단 둘 뿐입니다. 랭킹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조코비치가 라이벌에 가장 근접한 선수이긴 합니다만 조코비치는 호흡기 질환과 테니스 선수 치고는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격
때문에 오랫동안 체력 부족 문제에 시달려 왔습니다. 델 포트로는 부상으로 올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윔블던이나 프랑스오픈에서는 아직 4강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습니다.

 

 

조코비치나 델 포트로를 제외한
나머지 세계 톱10 랭커 중에서도 적수가 안 보입니다. 한때는 금방이라도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딸 것만 같았던 앤디 머레이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
끝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4강 언저리에서만 맴돌고 있습니다. 앤디 로딕은 나달보다
4살이 더 많고 페더러가 만개하기 전인 2003년 US오픈에서 우승한 게 유일한 메이저대회
우승입니다. 니콜라이 다비덴코, 토마스 버디히, 쏭가 등도 아직까지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이 보이는 선수들입니다. 

 

 

즉 현재로선 잔디코트와 클레이코트에서는 나달에게
범접할 만한 선수가
없다고 봐야 할 듯 합니다. 하드코트에서도 델 포트로나 로빈 소덜링처럼 포핸드를
무지막지하게 후려갈기는 파워 히터라면 모를까 조코비치와 같은 테크니션 스타일로는
서브까지 보강한 나달에게 쉽게 대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통산 1위 유지 기간은 아직 나달이 페더러에게 많이 밀립니다.
페더러는 나달의 나이 때 이미 93주 동안 세계 1위를 유지했고 현재까지는 285주 동안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는 샘프라스의 기록에 딱
1주일이 부족한 기록입니다. 나달이 이 부문에서 페더러의 기록을 깨려면 앞으로 거의 5년 가까이 1위를 지켜야 합니다.
앞으로 7~8개의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추가하는 일보다 이 기록을 깨는 게 더
어려워보입니다.

 

 

물론 스포츠 세계에서 가정이란
무의미합니다. 체력 소모가 극심하고, 20대 중반을 지나면 싫든좋든 경기력의 하강이
오는 테니스의 특성 상 지금 당장은 적수가 없어보이는 나달에게도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릅니다. 샘프라스와 아가시도 만 30세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고,
페더러 본인이 선수 생활 연장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페더러가
앞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한 두 차례 더 우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페더러는 전성기로 평가받던 2006년과
2007년 매년 3개의 타이틀을 가져갔습니다. 본격적으로 나달에게 밀리기 시작했던
2008년에도 2번의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즉 그는 3년간 열리는 12차례의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입니까. 페더러는 말 그대로 역사상
가장 dominant한 선수였습니다. 설사 나달이 16회 우승 기록을 깬다 해도 dominance라는
측면에서는 페더러를 넘기 힘들 겁니다.

 

 

24세인 나달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입니다. 나달의 최전성기는 어떨까요? 페더러처럼 전성기에 완전히 압도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16회 우승이 아니라 20회 우승도 가능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전성기에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기록 달성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때문에 나달이 페더러의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넘어서려면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합니다. 즉 랭킹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투어대회 일정을
대폭 줄이고 메이저 대회에만 집중하는 식이죠
. 세계 1위를 얼마나 오래했느냐보다는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가 몇 번이냐가 훨씬 중요한 기록이니까요. 데이비스컵, 오프 시즌
기간의 수많은 행사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야 작년처럼 부상과 혹사의 여파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나달과 페더러 두 사람은 스포츠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단 한 명도 나오기 힘든 엄청난 수준의
선수가 동시대에 두 명이나 나왔다는 것, 둘의 플레이 스타일이 완전히 상극이라는
것, 그러면서도 서로를 존경하고 배려한다는 것…매너좋고 겸손하기로 유명한 나달은
수 차례 여전히 페더러가 역사상 가장 우수한 선수이며 자신은 아직 그의 기록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혀왔습니다. 페더러 역시 결승 진출 실패 후 가진 인터뷰에서
나달이 우승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테니스 팬의 입장에서는 이 둘과 동시대를
살며 이들의 경기를 지켜봤다는 점만으로도 행복해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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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CE MATHEMATICS

로맨스와 결혼에 관한 남녀의 시각차이를 잘 보여주는 유머입니다…고전이긴
한데 지금봐도 여전히 재미있군요…

 

 

ROMANCE MATHEMATICS

Smart man + smart woman = romance

Smart man + dumb woman = affair

Dumb man + smart woman = marriage

Dumb man + dumb woman = pregnancy

똑똑한 남자+똑똑한 여자=로맨스

똑똑한 남자+멍청한 여자=불륜

멍청한 남자+똑똑한 여자=결혼

멍청한 남자+멍청한 여자=임신

 

 

OFFICE ARITHMETIC

Smart boss + smart employee = profit

Smart boss + dumb employee = production

Dumb boss + smart employee = promotion

Dumb boss + dumb employee = overtime

똑똑한 상사+똑똑한 직원=이익 창출

똑똑한 상사+멍청한 직원=생산

멍청한 상사+똑똑한 직원=승진

멍청한 상사+멍청한 직원=초과근무

 

 

 

  

SHOPPING MATH

A man will pay $20 for a $10 item he needs.

A woman will pay $10 for a $20 item that she doesn’t need.

남자는 그가 필요한 10달러 짜리 물건을 20달러를 주고 사는 존재다.

여자는 그녀가 필요하지 않은 20달러 짜리 물건을 10달러에 사는 존재다.

 

 

GENERAL EQUATIONS & STATISTICS

A woman worries about the future until she gets a husband.

A man never worries about the future until he gets a wife.

A successful man is one who makes more money than his wife can spend.

A successful woman is one who can find such a man.

여자는 남편을 얻을 때까지 미래에 대해 걱정한다.

남자는 아내를 얻기 전에는 절대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성공한 남자는 자신의 아내가 쓰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이다.

성공한 여자는 그런 남편을 구하는 사람이다.

  

 

HAPPINESS

To be happy with a man, you must understand him a lot and love him a little.

To be happy with a woman, you must love her a lot  and not try to understand her at all.

남자와 행복하려면, 그를 많이 이해하고 조금만 사랑하라.

여자와 행복하려면, 그녀를 많이 사랑하고 절대로 이해하려 들지 말아라.

 

 

 

LONGEVITY

Married men live longer than single men do,

but married men are a lot more willing to die.

결혼한 남자는 싱글인 남자보다 오래 산다.

하지만 결혼한 남자는 싱글인 남자보다 죽기를 원할 때가 많다.

 

  

 

PROPENSITY TO CHANGE

A woman marries a man expecting he will change, but he doesn’t.

A man marries a woman expecting that she won’t change, and she does.

여자는 결혼할 때 남편이 될 남자가 변하기를 기대하며 결혼한다. 하지만 그는
바뀌지 않는다.

남자는 결혼할 때 자신의 부인이 될 여자가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 기대하며 결혼한다. 하지만 그녀는
바뀐다.

 

 

 

DISCUSSION TECHNIQUE

A woman has the last word in any argument.

Anything a man says after that is the beginning of a new argument.

어떤 논쟁에서건 마지막 말을 하는 사람은 여자다.

이 때 남자가 한 마디를 더 한다면 이는 새로운 논쟁의 시작이다.

 

 

 

 

SEND THIS TO A SMART WOMAN WHO NEEDS A LAUGH AND TO THE SMART GUYS YOU KNOW
CAN HANDL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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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과 캐나다인

최근 한국에 거주하는 4명의 외국인(미국인인 미셸과
빌 부부, 캐나다인 멜리사, 호주인 루시, 모두 가명)인 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이들은 모두 30~40대의 직장인으로 한국에 거주한 지 최소 2년이 넘는, 즉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중급반 이상(?)의 이해력을 지닌 외국인이었다…한국과
일본의 미묘한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만나자마자 "나이가 몇 살이냐. 결혼은
했느냐"고 묻는 한국의 풍습에 어느 정도 면역이 됐으며, 간단한 한국말을
할 수도 알아들을 수도 있는 외국인이라는 뜻이다.

 

멜리사 옆에 앉게 됐다. 앵글로색슨과 라틴
혈통이 반반씩 섞인 멜리사는 4명 중 가장 유쾌한 성격으로 이날 대화를 주도했다. 그녀와
얘기를 나누던 중 문득 그녀의 말투나 제스추어가 미국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 중 amazing이나 awesome이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거나, 손짓 몸짓의 동작이 상당히
크고
표정 변화도 다양하다는 점이 특히 그랬다.(물론 대부분의 캐나다인 발음은 미국의
표준어라 할 수 있는 미드웨스트 지역 발음과 거의 차이가 없지만…)

 

별 생각없이 멜리사에게 말을 건넸다. "네 표정이나
제스추어가 꼭 미국인같아" 그녀는 살짝 기분나쁜 표정을 지은 후 웃으면서
농담 식으로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나에게 그런 모욕적인 말을 할 수가
있니" "아 그래? 나는 아무 뜻없이 한 말인데…그렇게 기분나쁜 말이었다면
미안해." 미셸과 빌도 농담으로 응수했다. "헤이. 여기에 미국인이
2명이나 있는데 그런 말을 하다니 너무한 거 아냐"

 

하지만 멜리사는 이번에는 진지하게 말했다. "너희에게
미안하지만 나는 진심이야. 캐나다인에게 미국인이라고 말하는 건, 한국인에게 일본인이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모욕이라구" 이제는 미셸과 빌도 좀 진지해졌다. "그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어.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로 만들고 군림했지만 미국은 캐나다에게
그런 적이 없는 걸"

 

멜리사의 답변은 이랬다. "물론 그 점에서
일본과 미국이 다르다는 건 동의해. 하지만 왜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과 캐나다가
한 나라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얼마 전에도 택시를 탔더니 택시 기사가
나보고 어디서 왔냐며 미국인이냐고 묻는 거야. 한국 말로 ‘아니오. 캐나다에서
왔어요’라고 하니 그 기사가 ‘미국이나 캐나다나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하더라구.
너무 기분이 나빠서 방금 한 말 그대로 ‘아저씨. 내가 아저씨한테 일본인이냐고.
일본인이나 한국인이나 그게 그거라고 하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더니 그 뒤에는 아저씨가
한 마디도 안 하더라."

 

미셸과 빌이 한 마디 하려는 순간 루시가 웃으면서
나섰다. "이 자리에서 어떤 논쟁이 벌어지던 나는 같은 영연방의 일원인 멜리사를
지지하겠어. 멜리사. 나는 네 편이야". 결국 다른 화제가 등장했고 우리는 다시
식사와 수다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날 식사 자리에서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어떤
택시 기사처럼 캐나다나 미국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한 적도 없었고, 다만
제스추어가 미국인과 비슷하다고 했을 뿐인데…그게 그렇게 기분나쁜 말이었나
싶었던 게 사실이다. 또 한국-일본, 핀란드-러시아처럼 지배-피지배의
역사가 뚜렷한 것도 아닌데 캐나다인들이 미국에 대해 그 정도의 피해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난 지금, 애초의 의도가 어땠건
간에 받아들이는 사람이 기분이 나쁘다면 그렇게 말한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든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해외여행을 하다보면 한국인 여행자가 현지인에게
처음 듣는 말이 똑같다. "헤이. 일본에서 왔어요?" "아니오"
"중국?" "아니오" "한국?(일 때도 있고 때로는 그럼
어디에서 왔어요?)"가 아닌가…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숱하게 겪었고 그 때마다
기분이 나빴다. 모든 동양인
여행자가 일본인이나 중국인 여행객일 거라고 미리 단정짓는 일이나, 같은 언어를
쓰고 행동 양식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넌 캐나다에서 왔지만 미국인이랑 비슷해’라고
한 말은 결국 그게 그거다.

 

과거 지인이 캐나다인과 미국인의 차이에 관한 유머를
들려준 적이 있다. 바다에서 선박끼리 충돌 직전에 몰렸을 때 두 나라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 지를 비교한 글이다.

 

캐나다인 :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항로를 남쪽으로
15도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미국인 : 충돌을 피하기 위해 당신네 항로를 15도
수정할 것을 권고한다.

 

캐나다인 : 안 됩니다. 당신네 항로를 15도 수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충돌합니다.

미국인 : 나는 미 해군 항공모함의 함장이다.
지금 당장 너희 항로를 변경하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 함선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

캐나다인 : 여기는 등대입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나름 상당한 촌철살인이 아닐 수 없다…하긴 이
글만 읽어봐도 별 생각없이 던진 내 말에 멜리사가 왜 그리 까칠하게 반응했는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아무튼 다음에 그녀를 만나게 되면 꼭 이 유머를 들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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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식 실용주의란 무엇인가

미국의 국시(國是)는 자유다. 수정헌법 제 1조 또한 종교, 언론 및 출판의 자유와
집회 및 청원의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 전체로는 어떨 지 몰라도 미국인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가장 큰 원리는 자유가 아니라 실용주의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특히 뉴욕은 더하다.

 

내가 생각하는 미국식 실용주의의 본질은 "어떤 상황에서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회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야만 하는
밴더빌트, 라커펠러, 케네디 家의 후손 정도라면 모를까…..미국인들은 법(도덕이 결코
아님)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선, 또는 인종차별처럼 정치적 올바름(politically
correct)를 해치는 선이 아니라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언제나 당당하고 솔직하게
밝힌다…때로는 너무나 노골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다른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나 행동양식과 거리가 있어도 주저하지
않는다.

 

미국인, 특히 뉴요커들은 한국인처럼 "내가 이런 말을 했을 때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을 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생각을 하는 행동
자체를 이상하게 여긴다. 또 자신이 원하는 바를 갖기 위해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적극적이고 전투적으로 행동한다. 그게 미덕으로
취급받는다. 때문에 이들에게는 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명예나 지위보다는 철저히
실리가 우선이고, 다른 사람의 생각보다는 철저히 내 개인의 감정과 행복이 중요하다.

 

다소 극단적인 예일지는 모르지만(또 모든 미국인이
똑같이 행동하는 것도 아니지만) 아이 셋을 둔 40대 가장이 새로운 연인을 만났다고
가정할 때, 이 사람이 어떤 결정을 내리기 위해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요소는 자신이
가정을 떠났을 때 남겨진 가족, 특히 자녀가 받을 상처나 혼란이 아니라 본인이 새로운
연인과 계속 행복할 수 있느냐 아니냐다.

 

최근에 받은 글 중 뉴욕식 실용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재미있는 글이 있어
한 번 올려본다. 미국 최대 중고품 거래 사이트인 Craigslist.org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라고 하는데 아주 재미있다. 연봉 5억 원이 넘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은
非 뉴욕 출신 여성 뉴요커가 올린 질문에 뉴욕 출신으로 월가에 근무하는 남성이
이런 답변을 내놨다. 단순한 우스개일 수도 있지만 미국인, 특히 뉴요커들은 실제
이런 질문과 답변을 온라인이 아니라 공개석상에서 하고도 남을 사람들이다. ‘익명
게시판이라지만 내가 이런 글을 올리면 남들이 뭐라고 할까’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그리고
나름 상당히 합리적인(?) 구석도 있다.

 

 

===여성의 질문====

Title: What am I doing wrong?

제목: 제가 뭘 잘못하고 있죠?

 

Okay, I’m tired of beating around the bush.

저도 이제 빙빙 돌려 말하는거에 지쳤습니다.

I’m a beautiful (spectacularly beautiful) 25 year old girl. I’m articulate
and classy.

저는 아주 아름다운 25살 여성이구요. 똑똑하고 세련됐습니다.

I’m not from new york . I’m looking to get married to a guy who makes at
least half a million a year.

저는 뉴욕 출신이 아니구요. 일년에 최소 50만 달러 이상은 버는 남성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I know how that sounds, but keep in mind that a million a year is middle
class in new york city , so i don’t think I’m overreaching at all.

이상한 소리처럼 들리시겠지만, 뉴욕 시에선 50만 달러 버는 건 중간 정도
밖에 않되니, 너무 과한 걸 원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Are there any guys who make 500k or more on this board?

혹시 50만 달러 이상 버는 남자들 중 이 게시판을 읽는 분 있으신가요?

Any wives?

그들의 부인은요?

Could you send me some tips?

저한테 조언을 좀 해주실 수 있나요?

I dated a business man who makes average around 200 – 250. But that’s where
I seem to hit a roadblock.

과거에 1년에 20~25만 달러를 버는 사업가와 사귀었는데 장애물이 있더라구요.

250,000 won’t get me to central park west.

25만 달러의 연봉으로는 센트럴 파크 웨스트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에 살 수는 없으니까요.

I know a woman in my yoga class who was married to an investment banker and
lives in tribeca, and She’s not as pretty as I am, nor is she a great genius.

제 요가 클래스에 투자은행(IB)에 다니는 남자와 결혼한 여성이 있는데 그녀는 트라이베카(맨해튼 남쪽의
부자 동네)에 살아요. 그런데 그 여성은 저만큼 이쁘지도 않고, 대단한 천재도 아니에요.

so what is she doing right? how do I get to her level?

그 여성은 어떻게 그런 남자와 결혼한 거죠? 어떻게 해야 제가 그 여성과 같은 레벨이 될 수 있을까요?

Here are my questions specifically:

구체적으로 말하지면:

Where do you single rich men hang out? Give me specifics- bars, restaurants,
gyms

독신 부자 남성들은 어디서 주로 노나요? 바? 레스토랑? 헬스장?

What are you looking for in a mate? be honest guys, you won’t hurt my feelings

그들은 배우자로 어떤 사람을 찾고 있나요? 솔직히 말해 주세요. 상처입지 않을께요.

Is there an age range i should be targeting (I’m 25)

특정 연령대를 찾아봐야 할까요? (전 25살이에요)

Why are some of the women living lavish lifestyles on the upper east side
so plain?

왜 어퍼이스트 사이드(뉴욕 최고의 부자 동네)에서 사치스런 삶을 사는 여성 중
몇몇은 매우 평범할까요?

I’ve seen really ‘plain jane’ boring types who have nothing to offer married
to incredibly wealthy guys.

너무 평범해서 부자 남편에게 아무것도 해 줄 게 없어 보이는 타입도 몇몇 봤거든요.

I’ve seen drop dead gorgeous girls in singles bars in the east village.

하지만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독신자 전용 바에 가면 정말 끝내주게 멋진 여성들이
많아요.

what’s the story there?

어떻게 된 건가요?

Jobs I should look out for?

특정 직업군을 찾아봐야 하나요?

Everyone knows – lawyer, investment banker, doctor.

변호사, 투자은행에 다니는 뱅커, 의사 등등은 다들 아는 거구요.

How much do those guys really make?

그 사람들은 실제로 얼마나 벌죠?

And where do they hang out? where do the hedge fund guys hang out?

그 사람들은 보통 어디서 놀죠? 헤지펀드 업계의 사람들은 대체 어디서
노냐구요?

How you decide marriage vs. just a girlfriend? I am looking for marriage
on-ly.

독신남 부자들은 결혼과 여자 친구와의 차이를 어떻게 구분 하나요? 전 결혼만 원합니다.

Please hold your insults – I’m putting myself out there in an honest way.

저를 비난하지 마세요. 전 아주 정직하게 말하는 겁니다.

Most beautiful women are superficial; at least I’m being up front about
it.

대부분의 이쁜 여자들은 내숭을 많이 떱니다. 하지만 전 최소한 대놓고 정직하게
말하잖아요.

I wouldn’t be searching for these kind of guys if i wasn’t able to match
them – in looks, culture, sophistication, and keeping a nice home and hearth.

제가 그런 여자들보다 외모, 문화적 소양, 세련미, 따뜻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이 뒤진다면 이렇게 부자 남자만 찾지도 않을 거에요.

 

 

 

=====어느 오리지날 뉴요커의 답변 =====

postingid: 432279810

Dear pers-431649184: 431649184: 씨에게…

 

I read your posting with great interest and have thought meaningfully about
your dilemma.

당신 글을 흥미있게 읽었고, 당신이 처한 딜레마에 대해 의미있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I offer the following analysis of your predicament.

당신의 고민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해 드리겠습니다.

Firstly, I’m not wasting your time, i qualify as a guy who fits your bill;
that is i make more than $500k per year.

일단 저도 당신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전 당신이 찾는 남자 중 하나입니다.
저도 1년에 50만 달러 이상을 버니까요.

That said here’s how I see it.

그러니 제 의견을 말씀 드리죠.

Your offer, from the prospective of a guy like me, is plain and simple a
crappy business deal. Here’s why.

저같은 월가 사람들이 보기에 당신이 제시한 건 완전 엉터리 거래입니다.
이유를 알려드릴까요?

Cutting through all the B.S., what you suggest is a simple trade: you bring
your looks to the party and I bring my money.

빙빙 돌리지 않고 말하죠.
당신이 제안한 건 간단한 교환입니다 : 당신은 파티에 외모를 가지고 오고, 전 돈을
가지고 오는 거죠.

Fine, simple.

너무 간단한 교환이죠.

But here’s the rub, your looks will fade and my money will likely continue
into perpetuity…in fact, it is very likely that my income increases but it
is an absolute certainty that you won’t be getting any more beautiful!

여기서 마찰이 생깁니다. 당신의 외모는 갈수록 시들거고, 제 돈은 영원하겠죠. 아니, 사실 미래에 저는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 확률이 높지만, 당신의 외모가
향후 지금보다 더 이뻐질 확률은 절대 없습니다.

So, in economic terms you are a depreciating asset and i am an earning asset.

경제 용어로 설명하자면 당신의 외모는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감가상각 자산이고, 제
돈은 가치가 더욱 증가하는 자산입니다.

Not only are you a depreciating asset, your depreciation accelerates!

당신의 외모는 그냥 감가상각도 아닙니다. 감가상각의 가속도가 일어나는 자산이죠!

Let me explain, you’re 25 now and will likely stay pretty hot for the next
5 years. but less so each year.

설명해 드리죠. 당신은 25살이고, 앞으로 5년 정도는 꽤 이쁠 겁니다. 하지만
매년 미모가 조금씩 바래겠죠.

Then the fade begins in earnest. by 35 stick a fork in you!

그리고 나선 빠른
속도로 악화됩니다. 35살 정도 되면 거의 다 시들겠죠.

So in wall street terms, we would call you a trading position, not a buy
and hold…hence the rub…marriage.

그러니 월가 용어로 말하면, 당신은 매각의 대상이지, 구매나 저축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결혼이라는 개념과 당신의 외모는 마찰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겁니다.

It doesn’t make good business sense to “buy you” (which is what you’re
asking) so I’d rather lease.

결국 당신을 "사는(이건 당신이 원하는 거죠)" 일은 별로 좋은 거래가
아니니, 그냥 당신을 대여하는 게 낫습니다.

In case you think i’m being cruel, I would say the following.

제가 잔인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니 이렇게 말씀드리죠.

If my money were to go away, so would you, so when your beauty fades i need
an out.

어차피 제 돈이 없어지면 당신도 절 떠날 겁니다. 그러니 당신 외모가 시들해지면
저도 빠져나와야죠.

It’s as simple as that.

간단한 겁니다.

so a deal that makes sense is dating, not marriage.

즉 당신과의 데이트는 가능해도 당신과 결혼하는 건 좋은 거래가 아닙니다.

Separately, i was taught early in my career about efficient markets.

전 예전에 효율적인 시장 원리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So, I wonder why a girl as “articulate, classy and spectacularly beautiful”
as you has been unable to find your sugar daddy.

당신이 당신 말대로 정말 "똑똑하고
세련되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면 왜 아직도 남편 감을 찾지 못했는지 궁금하군요.

I find it hard to believe that if you are as gorgeous as you say you are
that the $500K hasn’t found you, if not on-ly for a tryout.

당신이 정말 50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정도로 대단한 여성이라면, 50만 달러 이상 버는 남성들이 최소한 당신에게
일단
시도라도 해보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By the way, you could always find a way to make your own money and then we
wouldn’t need to have this difficult conversation.

또 당신이 스스로 그런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다면, 이런 어려운 대화를 하고 있을 필요도 없을 겁니다.

With all that said, i must say you’re going about it the right way. Classic
“pump and dump.”

어쨌든 당신이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말은 드릴 수 있겠군요.
고전적인 "뽑을만큼 뽑아낸 후 차버리기" 식의 꽃뱀 전략 입니다.

I hope this is helpful, and if you want to enter into some sort of lease,
let me know.

이 글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리스 거래에 관심있으면 연락주세요.

 

 

 

 

카테고리 : N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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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칼럼]나달이 페데러를 잡은 비결

1990년대 세계 남자 테니스계의 1인자로 군림했던
피트 샘프러스는 대포알 서브로 유명했다. 그가 테니스계를 지배하는 동안 비슷한
유형의 선수가 쏟아져 나왔다. 그레그 루세드스키나 마크 필리포시스처럼 서브 자체가
샘프러스보다 빠른 선수도 많았다.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무대 뒤로 사라진 이들을 지금은 대부분 기억하지 못한다. 필리포시스는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중년 여성과 데이트하는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출연자로
나와 테니스 팬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들은 왜 실패했을까. 서브는 따라 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샘프러스의 완벽한 발리, 강력한 스트로크 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샘프러스의 상징은 대포알 서브지만 그 서브만 따라 한다고 누구나 샘프러스가 되는
건 아니었다.

 

 

현재 세계 1위인 로저 페데러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우수한 선수다. 그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우아하고 간결한 동작으로 위닝 샷을 상대방의
코트에 꽂는다. 앤디 로딕, 레이턴 휴잇 등 그의 경쟁자들은 페데러와 자신을 비교하며
결점 보완에 나섰지만 아무도 당해 내지 못했다.

 

페데러를 침몰시킨 선수는 라파엘 나달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었다. 나달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테니스 역사를 스쳐간
여러 스페인 선수와 마찬가지로 나달도 클레이코트 전문 선수라고 여겼다. 서브는
강력하지 않았고 기술도 어설펐다. 가진 건 오직 튼튼한 다리와 무지막지한 힘을
바탕으로 한 끈질긴 수비 능력뿐이었다. 상대 선수가 어떤 샷을 날려도 가공할 만한
코트 커버 능력으로 이를 미친 듯 걷어내다 보면 상대방이 제풀에 지쳐 실수를 범할
때 포인트를 따는 식이었다. 한마디로 효율성이나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테니스였다.

 

가장 위대한 결승전으로 불리는 2008년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전이 벌어졌을 때 국내 한 방송사의 해설위원은 노골적으로 페데러 편을 들었다.
그는 “나달의 샷이 지저분하고, 스윙은 거북하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감독
출신인 이 해설자에게 나달은 이해하기 어려운 선수였을지 모른다. 자신이 아는 모든
가치관과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달이 페데러처럼 극한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아름다운 테니스를 구사했더라면 지금의 자리에 섰을까? 정석이 아니고, 아름답거나
효율적이지도 않으며, 부상 위험까지 높지만 너무나 독창적인 플레이를 했기에 나달은
세계 최고가 됐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1등의 전략을 답습한다고 모두
1등이 되는 건 아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전략을 세울 때 성공 확률은 더 높아진다.
개선과 보완은 산업화 시대의 화두다.

 

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

 

 

 

 

2010년 5월29일 토요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www.dongabiz.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카테고리 : 테니스의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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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칼럼]우투좌타 열풍과 레드오션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 마쓰이 히데키(LA 에인절스), 김현수(두산 베어스)는
모두 우투좌타(右投左打)다. 원래 오른손잡이인 이들은 공을 던질 때는 오른손을
사용하지만 타격 시에는 왼손으로 공을 친다. 야구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최근 한국에서도 우투좌타가 늘고 있다. 야구를 시작하는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거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왜 우투좌타일까. 야구는 왼손 타자가 오른손 타자보다 유리한 스포츠다. 좌타석은
우타석보다 1루 베이스에 가깝다. 타격 후 우타자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 1루
베이스로 가야 하는 반면 좌타자는 자연스레 시계 방향으로 돈다는 점도 유리하다.
이치로와 히데키는 일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슈퍼스타로 등극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제 학부모들이나 지도자들도 오른손잡이에게 우투좌타를 권하는 일이
잦다.

 

문제는 이 우투좌타 열풍이 되레 좌타자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 류현진, SK 김광현, LG 봉중근, 기아 양현종, 삼성 장원삼 등 현재 한국 야구계를
호령하는 투수들은 모두 좌완이다. 좌타자는 타격 메커니즘 상 좌투수 공을 잘 칠
수 없다. 주전 대부분이 좌타인 LG트윈스는 올해 류현진에게 한 경기에 무려 17삼진을
헌납하며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좌타자의 이점은 분명 있다. 하지만 모두가 이치로나 김현수가 될 수는 없다.
오른손 거포로 클 잠재력이 있는 선수가 유행을 좇아 좌타를 택했다면 더 치명적이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포기하고 기약 없는 레드오션에 뛰어든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잦아든 후 많은 기업들이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데 업종과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대체에너지 등 녹색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는 기업들이 많다. 자사의 핵심 역량과 가용 자원 등은 깊이 고려하지 않고 남들이
유망하다니까, 다른 기업이 돈을 벌었다니까 이 분야를 기웃거려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미국 코넬대의 마이클 해넌 교수가 ‘밀도 의존 이론’에서 밝힌 대로 유행에
동참하는 기업 수가 늘어나면 경쟁 강도가 높아진다. 남을 따라하는 전략을 택하면,
조직 내부로부터 신사업 추진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데 유리할 때가 많다. 단기적으로는
반짝 수익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남과 똑같은 전략이나 시스템을
택했다는 자체가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입지를 확보한 선두주자는
그나마 괜찮지만 후발주자는 치명적인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특급 선수가 되려면 능력도 뛰어나야 하지만 시장의 수급 상황도 중요하다. 좌타자가
득세한 한국 야구계는 최근 오른손 거포 난에 시달리고 있다. 홈런왕을 하다 올해
일본으로 건너간 김태균,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는 모두 20대 후반이다. 두 사람과
맞먹을 만한 선수는 아직 없다. 이 때문에 김태균이나 이대호급 우타자가 나온다면
그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10년 동안 한 번도 3할대 타율을 기록한
적이 없는 이범호가 3년간 최대 65억 원대의 계약을 체결하며 일본으로 간 이유도
우타 거포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좌타 거포의 밀도가 더 높다.

 

유행을 거슬러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행은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흘러가고 만다. 단기적 시각에서 유행에 편승하는 행태는 기업에 큰 위험 요인을
안겨줄 수 있다.

 

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

 

 

 

2010년 7월24일 토요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www.dongabiz.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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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칼럼]MLB에서 빌리 빈이 성공한 이유

미국 프로야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은 통계를 이용한 과학적
야구 분석 기법인 세이버 매트릭스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누구나 타율이 높은 타자만 선호할 때 그는 득점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는 타율이 아닌 출루율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다소 뚱뚱하고 발이 느리더라도 선구안이 좋아 볼넷을 고를 수 있는 선수를 대거 발굴해 하위 팀 오클랜드를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명문
팀으로 만들었다.
왜 출루율이 타율보다 더 중요할까. 10년 동안 타율 3할을 기록한 타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투아웃
이후나 누상에 주자가 없을 때 안타를 많이 쳤다면 타율 자체는 높을지 몰라도 이 선수가 치는 안타가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은 낮다. 겉으로 보이는
지표가 전부는 아니라는 뜻이다. 타율 3할 타자와 2할7푼 타자를 비교할 때 언뜻 보면 3할 타자가 훨씬 우수한 인재로 보인다. 하지만 2할7푼
타자의 출루율이나 득점권 타율이 3할 타자보다 높다면 팀에 대한 기여도가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빈 단장은 이 공식을 투수에도
대입했다. 누구나 구속이 빠르고 방어율이 낮은 투수를 선호할 때 볼넷 허용 비율이 낮고 땅볼 비율이 높은 선수를 발굴해 재미를 봤다. 발굴한
저평가 유망주들이 스타가 되면 부자 구단에 비싸게 팔아 막대한 이적료도 챙겼다. 대표적 예가 ‘커브의 달인’ 배리 지토다. 지토는 사이영상까지
받으며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던 2002년 오클랜드로부터 불과 5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200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하면서
7년간 1억26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선수시절
무명이었던 빈 단장이 메이저리그를 쥐락펴락 하는 거물로 변신한 건 메이저리그 역사상 불문율처럼 통하던 우수 선수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자신의
조직에 최적화한 인재상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모든 구단이 뉴욕 양키스처럼 해당 포지션별 최고 선수로 팀을 구성할 수는 없다. 겉으로 드러난
조건이 그다지 좋지 않아도 해당 조직의 문화와 핵심 가치에 부합하는 인재가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문제는 이를 가려낼 수 있는
평가지표를 갖추고 있느냐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현실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명문대 졸업, 토익 900점 이상, 학점 4.0 이상이라는 천편일률적인
기준으로 직원을 선발하는 기업이 아직 많다.
소형 정밀 모터 분야의 세계 1위 기업인 일본전산은 밥을 빨리 먹고,
목소리가 크고, 화장실 청소를 잘하는 사람을 뽑는다. 세계 최초로 100만 분의 1g짜리 톱니바퀴를 만든
일본의 주켄공업도 이력서를 빨리 쓰는 순으로 사람을 뽑는다.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의 강자 매드포갈릭 역시 ‘말 빠른 사람이 열정적 인재’라는
기준을 마련했다. 남들이 보기엔 최고 인재가 아닐지 몰라도 이들 기업은 명문대 졸업자가 많은 기업보다 우수한 성과를 냈다.
현대 기업은 극심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인재의 정의도 시시각각 변한다. 당연히 인재를 뽑는 기준도
유연해져야 한다. 몇백 년 전만 해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미인의 기준은 밀로의 비너스처럼 몸매가 풍만하고 얼굴은 희고 둥근 여성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네킹처럼 마른 몸매, V라인의 가늘고 작은 얼굴을 가져야 미인이다. V라인이 대세인 시대에 밀로의 비너스를 찾는 건 아닌지, V라인을
발굴할 만한 기준은 가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

 

 

2010년 6월26일 토요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글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www.dongabiz.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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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란 과연 누구인가?

뉴욕은 그야말로 인터내셔널하고 메트로폴리탄한 도시다. 뉴욕에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유형의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다. 부자, 가난한 사람, 중산층, 백인, 흑인, 라티노, 아시안, 유럽, 아프리칸, 여러 형태의 혼혈,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또한 뉴요커는 세상의 반이 뉴욕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심지어 미국 내에서도
"Where are you from?"이라는 질문을 받으면 "미국에서 왔다"고 말하는 대신 "뉴욕에서
왔다"고 말한다. 뉴요커 중에서도 맨해튼에 거주하는 맨해튼 뉴요커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이들에게 뉴욕은 곧 세계이자 우주다. 때때로
자신을 셀레브리티(celebrity)와 동일시하는 사람들조차 있을 정도다.

 

어쨌든 뉴요커는 반드시 뉴욕에서
태어나고 그 곳에서 자란 사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 고향과 집이라는 단어는 반드시 나고 자란 곳을 의미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This happens to many people. they suddenly find that their real
"home" is not where they were born and raised but somewhere else. 이 말은
내가 뉴욕에 있을 때 만난 나의 멘토 Meredith가 해 준 말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렇다면 과연 뉴요커는 누구인가? 수만 가지 정의가 있겠지만 비교적 권위있는(?) 정의를
찾아보자. 뉴욕을 대표하는 주간지이자 쇼핑, 공연, 여가 등 뉴욕 생활에 관한 수많은 정보가 실려있는 <타임아웃 뉴욕>이 2003년
기사에서 뉴요커를 정의한 내용이다. 뉴욕에서 살아 본 사람, 뉴욕을 많이 가 본 사람이라면
진짜 그래하며 손뼉 칠 내용도 있고, 현재 뉴욕에 거주하는 사람조차 이게 뭐지?라고 갸웃할 내용도 있다. 뉴요커의
정의 118항목보다 간간히 등장하는 박스 안의 내용이 더 재미있다. 심심풀이로 보시길
바란다.(워낙
긴 기사라 번역하다 지쳐서 반 정도만 번역을 했기에-_-)

 

원문은 <타임아웃 뉴욕> 웹사이트 newyork.timeout.com에서 찾을 수 있다.
기사 제목은 Essential New York : The things you gotta do before you can call
yourself a real New Yorker다. 무려 13장짜리 PDF 파일로 된 이 기사를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다.

 

<당신을 진정한 뉴요커라 부르기 전에 살펴봐야 할 항목들>

 

-커피는 레귤러로 주문한다.

-자전거를 집안 가구처럼 받아들인다.

-머리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의 정체는 뭘까? 에어컨이길 바라자.

 

<진짜 뉴요커만이 알고 있는 것들>

-6th Avenue 를 절대 Avenue of the
Americas라고 부르지 않는다.

-지하철 노선에서 IRT, IND, BMT가 무슨 뜻인지 안다.

-아직도 메트라이프 빌딩을 팬암 빌딩이라 부른다.

-다음의 거리는 절대 안간다. West 4 street과 6th~7th
Avenue 지역, 블리커 스트릿과 6th Avenue 지역, 라과디아 공항, St. Marks Place와 2th~3th Avenue 지역,
34 street 5th~8th Avenue, 42 street과 6th~8th Avenue(교통지옥, 치안이 좋지 않고, 거리도 더러움)

-엘리스 아일랜드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없다.(자유의 여신상은 리버티
아일랜드에, 엘리스 아일랜드에는 이민 박물관이 있음)

- Modell’s 와 같은 광고판을 보면 속이 거북하다

 

-센트럴파크에 sheep, lawn, meadow, Bethesda 이런 단어 붙은 곳 말고 찜해놓은
단골 장소가 있다.

-성도착자의 노출 장면을 목격했다.

-마틴 스콜세지와 우디 앨런의 영화에 나오는 뉴욕 풍경을 보고 그 곳이 어딘지 안다.

-두 명이서 최소 300 달러짜리 식사를 해 본 적 있다.

-집에 물이 새거나 쥐가 등장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아침에 NY1(뉴욕 로컬 텔레비전)을 안 보면 집을 못 나선다.

-거리에 버려진 가구를 집에 들고 올 수 있다.

-냄새로 8월이 왔음을 안다.

-모트 가(Mott street)에 있는 괜찮은 중국 식당을 안다.

-바나 레스토랑에서 바로 옆에 앉아있는 유명인을 무시할 수 있다.

-양말은 거리 장터에서 산다.

-바니스(Barney’s) 백화점의 쇼윈도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를 보고 그 애매한 모든 의미를 이해한다.

-CBGB에서 형편없는 밴드의 공연을 보거나, 그 밴드의 일원이 된다.

-이디시어(독일계 유태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히브리어)를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한다.

 

<진짜 뉴요커가 일생에 단 한 번만 해보는 것들>

-라커펠러(록펠러가 절대 아님!!!) 센터 트리 점등식에 가서 인파에 치여
죽기

-자유의 여신상으로 가는 페리 타기

-크리스마스 직전에 메이시(Macy’s) 백화점에 가기

-빌리지에서 열리는 할로윈 퍼레이드 구경 때 미리 가서 잘 보이는
자리 차지하기

-리틀 이태리에서 열리는 제나로 축제(Feast of San
Gennaro)에 가서 사 먹기

 

-센트럴파크에서 펼쳐지는 뉴욕 그랜드 오페라의 공짜 공연을 본다

-다른 사람의 택시를 슬쩍 잡아탄다.

-차이나타운의 위니(Winnie) 가라오께에서 흘러간 옛 노래를 부르며 자신을 바보로 만든다.

-스튜어트 리틀을 쓴 작가 E.B. 와이트가 쓴 뉴욕 여행기 ‘Here Is New York’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다.

-파스트라미(훈제 쇠고기)를 끼워 넣은 호밀빵과 사랑에 빠지다

-옷장과 창고의 내용물을 계절마다 서로 바꾼다.

-뉴욕 지리를 묻는 관광객에게 일부러 잘못 알려준다.

-브롱스를 양키즈 야구 경기 관람 말고 다른 일로 간다.

-막 문을 연 멋진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식사를 한다. 좋은 리뷰가 실려서 유명해지면 예약하기 어려우니까.

-어제 밤에 테이크아웃한 음식으로 오늘 아침과 점심 두 끼를 때운다.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의 바에서 만난 뮤지션과 하룻밤을 보낸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있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이 어디어디에 있는지 다 안다.

-올림픽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광 수입을 늘려준다. 퀸즈에서 카누 경기를 볼 때 어디가 명당 인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니, 뉴욕에서 올림픽을 한다는 게 엿 같이 느껴진다.

-누군가의 공짜표에 잽싸게 합류한다.

-뉴욕에 있는 유일한 국립공원이
어디인지를 알고, 여기를 방문한다.

-아파트안에서 호랑이나 악어를 키운다.

-금,토요일 밤에는 클럽에 가는 대신 집에서 쉰다. 금, 토요일 밤에 클럽에 가는 사람은 아마추어니까.

-Century 21 백화점 한가운데서 속옷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

-강 건너 맨해튼이 보이는 뉴저지에서 길을 잃어본 적이 있다.

-중국 음식점에서 이름과 내용물을 전혀 모르는, 하지만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다는 이유로 그  메뉴를 시켜본 적 있다.

-집 근처 6블럭 이내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살 수 있다.

-렌트카를 빌린 후에야 운전면허 기간이 만료됐다는 걸 안다.

-자바(Zabar)에서 순번표를 받고 30분을 기다린 후에야 최고급 훈제 연어를 산다

-거리에서 보행자에게 달려드는 차가 지나가면 차 뒤를 한 번 차
준다.

 

<뉴요커가 아닌 손님이 와서 할 수 없이 놀아줘야 할 때
하는 일들(달리 말하면 뉴요커가 절대 안 하는 일들>

-스태튼 아일랜드 행 페리를 탄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
간다

-코니 아일랜드에 가서 사이클론 롤러코스터를 탄다

-오크 룸(Oak Room)에서 음료수 마시며 바가지를 썼다

-타임스퀘어의 토이저러스에 가서 페리스 윌(Ferris
wheel )을 돌려본다

-패스티스(Pastis)의 테라스에서 브런치를
먹는다

-유명한 뮤지컬을 본다(당연히 나는 공짜로 본다)

 

-빈정대지 않고 누군가에게 진지하게 whaddayagonnado?라고 말한다.

-거리에서 핫도그를 사서 걸으며 1분 안에 먹는다.

-지도없이 웨스트 빌리지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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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독립전쟁의 암호를 마케팅에 사용한 식당

 뉴욕에서 2년을 보내고 돌아온 후 “뉴욕에서 뭐가 제일 좋았어?”라는
질문을 자주 접했다. “무엇 무엇이 좋았다‘고 하면 “뉴욕 못 가본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냐” 라는 반응이 돌아올 때가 많았다. 뒤에 생략된 말은 ‘저런 된장녀 같으니…’였을
게다. 하지만 뉴욕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다 ‘있어 보이고’ 싶은 마음에 뉴욕이라면
무조건 거품을 물고 환장하는 사람들일까? 정말 뉴욕이라는 도시는 비싸고, 불친절하고,
더럽기만 한 매력 없는 도시일까?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에 ‘One if by land, Two if by Sea’라는
식당이 있다. 18세기 풍의 아름다운 인테리어로 뉴욕에서 가장 로맨틱한 식당을 묻는
조사에서 매년 빠지지 않고 1~2위를 다투는 곳이다. 그런데 이 식당의 이름은 미국
독립전쟁의 암호를 따서 만들어졌다. 독립전쟁 시절, 보스턴의 사업가 폴 리비어는
영국군의 공격에 대비해 교회 첨탑에 두 개의 등불을 달았다. 영국군이 육로로 진격해
오면 등불을 하나만(One if by land), 해상으로 공격해 오면 등불을 두 개 다 밝혀(Two
if by Sea) 보스턴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One if by land, Two if by Sea의 내부 전경..사진에는 잘 나와있지
않지만 창문 밖에 있는 실내 정원의 풍경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특히 해질녘 어스름한
햇살이 보일 때쯤 식당에 도착하면 식당 안에서 비치는 석양이 정말 근사합니다.>

 

 독립전쟁의 암호를 레스토랑의 마케팅에 사용했다는 사실, 놀랍지 않은가.
만약 서울에 일제시대 독립군이 일본군에 사용하던 암호를 내건 식당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 식당이 존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과연 사람들이 이 곳을 찾을까? ‘이름부터
너무 촌스럽다’며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게다. 남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마케팅 포인트를 잡아내고,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지금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뉴욕을 보겠다고 몰려드는 것이다. 뉴욕이
거저 지금의 명성을 얻은 게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뉴요커들이 한 손에는 커피, 다른 손에는 베이글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일을 꽤 낭만적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뉴요커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건 자기 과시나 멋을 위해서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다. 빵 한 쪽,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마실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된장녀의 표식으로
굳어진 브런치는 어떤가.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들이 브런치를 마친 후 바로 각자의
일을 위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는 점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브런치는
맨해튼의 낡은 건물이 만들어 낸 비좁고 불편한 부엌 때문에 외식을 생활화할 수밖에
없는 뉴요커들의 평범한 일상이다. 한국에서처럼 주말 아침에도 따뜻한 밥을 차려주는
엄마가 있다면 뭐 하러 비싼 돈을 들여 밥을 사먹겠는가. 관광객의 눈에 멋져 보이는
뉴요커의 일상은 전쟁이다.

 

 뉴욕이 대단한 건 자신들이 생존을 위해 하는 평범한 일상 활동들을 시대의
유행으로 만든 힘 때문이다. 밥 먹고 출근하고 일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하는 일이다.
남과 전혀 다를 게 없는 일상을 누구나 따라하고 싶게 만들어 버린 건 뉴욕이니까
가능했다는 뜻이다. 뉴요커의 일상이 나머지 세계에서는 엄청나게 핫한 트렌드로
떠오른 시대. 일상을 트렌드로 만든 그 힘은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p.s. 이 식당이 유명한 또다른 이유는 문패가 없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에서보듯
식당 앞에 여기가 레스토랑이라는 표시가 아무데도 없다. 모르는 사람은 그냥 보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리니치 빌리지라는 동네 자체가 바둑판처럼 획이 그어진
맨해튼 다운타운이나 업타운과 달리 오밀조밀한 길들이 모여있는 동네라 설사 이
식당을 알고, 주소를 알아도 찾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올테면
알아서 찾아와라. 우리는 상관없다’는 배짱을 표출한 셈이다. 아이러니하게
이 점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으니 자신감 마케팅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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