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Negative) 정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저는 미숙한 정치와 성숙한 정치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요소 중의 하나로써

네거티브(Negative)-포지티브(Positive) 개념을 쓰기도 합니다.

[다른 종류의 구별 역시 가능할 것입니다만.. 나중에..]

 

제가 규정하는 네거티브 정치란

"상대방을 때리고 깎아내려서 상대적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의 정치"입니다.

이에 비해 포지티브 정치란

"상대방보다 좋은 정책을 개발하려고 노력하여 더 나은 대안을 만들고 그
장점을 토대로 다중을 설득해 나가는 정치"입니다.

 

다소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그 시작 첫머리부터

네거티브 정치로 일관해 왔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당시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들 역시

그 시대 상황 내에서의 수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나름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고 "행복하고 잘 사는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때로는 목숨을 바쳤다고 생각합니다.

백범선생도, 몽양선생도, 우남선생도 심지어 이정선생까지도

어찌 보면 다 그 시대의 "미숙함" 속에서 고통받고 고뇌하다가 결국
비참하게 최후를 마치신 분들 아닙니까?

 

 

미숙함은 "의도"가 아닙니다.

어린아이의 "미숙함"은 그 어린아이가 의도한 것도 아니고 계획한 것도
아닙니다.

성숙함은 단지 마음 먹었다고 해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보자면, 대한민국 건국 시기의 수많은 과오,

그 중에서도 특히 네거티브 정치의 오류들에는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평가할 경우엔 너무 가혹하게 평가할 수만은 없는 요소들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건국 초기의 "미숙함"의 경우엔 

그 때가 대한민국의 "어린 시절"이었기 때문이라는 변명을 해 줄 수
있는

측면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 후로 반 세기가 지나고 그 과정에서 온갖 고생 다하고,

온갖 시련 다 겪고 이제는 좀 성숙해질 수 있을 만한 경험들을 어느 정도 축적했다고

할 수 있는 현 시기에 있어 "미숙함"이 팽배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죠.

 

철 들 나이가 되었을 경우엔,

성숙해질 수 있을만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난 후에는

마음 먹기에 따라 혹은 의도하기에 따라 성숙해 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저는 왜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그리고 우리 정치에서

오로지 "남을 때리고 깎아내려서 자신의 주장을 돋보이게 하는 전략"이
팽배해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거대한 역사와 끝없는 천지자연

혹은 거룩한 신(神) 앞에서 인간이란 늘 어린아이일 뿐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인간의 미숙함이란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제약으로 볼 수도 있고,

그에 따라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 "미숙함"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좋은 대안이라는 것도 실은 과거

혹은 기존의 어떤 것에 대한 부정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일정정도의 네거티브는 있을 수밖에 없기는 합니다.

 

하지만 문제제기로서의 네거티브가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인 대안으로서의 포지티브로 전환되지 않는 채 계속해서
네거티브로 남아 있기만 한다면,

그 시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합니다.

 

적극적인 대안 제시로서의 포지티브 정치는 결코 쉬운 게 아닐 것이긴 합니다.

사실 그게 어렵기 때문에 네거티브 정치를 하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렵지만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비한다면 전문인력도 훨씬 많고, 씽크탱크층도 훨씬 두터우며

그 무엇보다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사고방식이 예전보다 훨씬 성숙해져 있습니다.

그 조건이라면 가능합니다.

조금만 더 생각하고 조금만 더 노력하고, 조금만 더 포용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포지티브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지난 정책 혹은 과거 정부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작업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도 부득불 공과 실을 모두 달고 살 수밖에 없듯이

그 어떤 정부도 오로지 공만 있고 실은 없거나 반대로 오로지 실만 있고 공은
없는 경우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과거 정부의 정책에서 어떤 점은 계승해야 하고 어떤 점은 버려야 하는지에
대한 좀더 분명한

밑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그리고 과거 정부에서 버려야 할 점에 대해서는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를

좀더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함과 더불어

(물론 그 설명을 해도 반대하는 사람은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최대한
합리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노력은 있어야죠.)

그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필요하고 이를 어떤 식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햇볕정책 하나만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정부와 한나라당은 햇볕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제대로 해본 적조차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나라당 의원들 중 어떤 의원들은 6.15선언 자체가 부당하다고 보고 있고,

햇볕정책의 부작용과 관련해 이전 정부를 비롯 김대중 전대통령에게까지 집중적인
비난을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국제적 대북제재에서 개성공단을 제외하는 액션을 취하기도 하였고,

여러 차례 남북대화와 교류가 필요함을 역설하였습니다.

즉 같은 편에서 어느 한 쪽은 이전 정부의 햇볕정책을 거의 전면 부정하고 있고

또 어느 한 쪽은 일정정도 그것을 계승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실은 여당 내부에서도 교통정리가 안 되어 있는 것입니다.

평화적 남북협력과 협상을 계속하고자 하는 의지를 적어도 공식적인 언사로 표명했다는
것은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같은 당의 다른 한편에서는 거의 전면 부정합니다.

뭐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인정할 것은 분명히 인정하고 틀린 점이 있다면 "정확히" 지적해야
합니다.

일단 햇볕정책을 전면 부정하는 것인지 부분 부정하고 있는지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이전 정부를 때리고 깍아내리기 위한 전략,

그럼으로써 자신의 위기를 어떻게든 만회해보려는 얕은 술책이라는 의심을 받지
않고자 한다면 이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대통령의 언사처럼 햇볕정책을 부분 부정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도대체 햇볕정책의 어느 지점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그 문제를 고쳐서 예전보다 더 나은 대북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대안은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지원이 가능한 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게 할 수 있는
방안",

"대북지원에 있어 국민 다수의 의견수렴 및 국회의 동의 절차 마련
등 소통절차의 제도적 개선 방안",

"대북지원과 함께 탈북자 및 북한 주민의 인권과 민주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체적 전략전술 구상",

"남북 협력에 있어 문제점이 생겨날 수 있는 각종 제도적 장치의 정비",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외교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과 미국의 입장을 절충할
수 있는 방안",

등등입니다.

한나라당에는 여의도연구소라는 씽크탱크도 있고,

제가 생각엔 거기에 꽤 우수한 연구원들이 있다고 봅니다.

아니, 여의도연구소에 국한될 필요도 없습니다.

전문가들을 좀더 폭넓게 모으고 위와 관련된 구체적 대안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단순히 이전 정부를 비난하고 모든 책임을 김정일과 김대중에게 전가하는 것은
네거티브 정치라고 봅니다.

예, 김정일에게 커다란 책임이 있습니다. 김대중 전대통령도 일부 책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비난들이 그 자체로 더 나은 대북정책인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더 나은 대북정책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과거 정권의 대북정책에서 인정해 줄 것은 인정해 주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국민들에게는 과거정권보다 훨씬 더 좋은 대북정책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발전이란 게 무엇입니까?

과거에 잘한 것은 계승하고 실수했던 것은 고쳐나가는 것이 발전 아닙니까?

누군가에게 온통 모든 탓을 돌리고 가만히 앉아 있는

자신들이 철없는 어린아이 같지 않습니까?

 

결자해지란 말이 있지요.

하지만 저는 그 말이 전가의 보도라고 생각치 않습니다.

예전에 제가 학생시절에 누군가와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사람이 그러더군요.

"미국과 소련 때문에 우리가 분단이 되었다."

제가 대답했습니다.

"설령 미국과 소련 때문에 우리가 분단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들더러
원상복귀해 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요.

조상님 때문에 후손이 괴로운 경우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조상탓"은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않지요.

이미 죽은 조상 무덤 파내서 뼉다귀 잡고 멱살을 흔들어봐도 소용없는 것입니다.

문제해결의 열쇠는 "지금의 우리"에게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카테고리 : 현실은차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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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네거티브(Negative) 정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1. nopress says:

    네거티브 정치라….

    현 이명박 정부의 골간이 되는 정치 패턴이네요.
    언제나 이 악순환을 끊어낼까요?

  2. 향탁 says:

    멋진 수사력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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