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톰크루즈 딸은 패셔니스타?

마돈나, 톰크루즈 딸은 패셔니스타?

58년 개띠
언니 마돈나가 또 재미있는 기획을 했습니다. 딸 루드르(13)와 함께 10대를 위한 패션 브랜드 ‘머티리얼 걸(MG)’를 올 8월 미국에서 출시한다는 것이지요.

이 브랜드는 10대들이 학교에 갈 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저렴한 옷을 표방한다고 합니다.

 

‘머티리얼 걸’은 마돈나가 부른 히트곡 이름이기도 하죠. “우리는 물질적인 세상에 살고 있어, 나는 물질적인 여자(material girl)야”라고 노래하는 마돈나는 미국판 ‘된장녀’이자 ‘모던 걸’이었습니다.

 

img4.gif

루드르의
몇 해 전 모습. 검은색 코트와 핑크색 핸드백. 벌써부터 남다른 감각이 느껴지죠?

 

‘머티리얼 걸’의 사전적 정의는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해 생각하는 물욕 중심주의적인 여성’이라고 하는데요. 아동, 청소년을 위한 패션 브랜드 이름으로는 너무 ‘포스트모던’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 브랜드는 유명
패션기업 아이코닉스 그룹과 합작 투자로 출시되고, 백화점 메이시스가 단독 판매권을 가진다고 합니다. 옷 뿐 아니라 신발, 핸드백, 액세서리도 함께 나오고 내년에는 향수도 출시된다고 하니 마돈나와 루드르가 만드는 10대 패션의 세계는 어떨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오랜만에 공개된 사진(아래) 속에서 루드르의 모습을 오랜만에 보게 됐는데요, 짙은 갈색 머리카락과 남다른 패션감각이 돋보이네요. 치아교정기를 낀 채 해맑게 웃는 표정만 아니었으면 아가씨로 착각할 정도로 성숙해 보이기도 하고요. 

img5.gif

요게
최근 루드르의 모습입니다. 13세 치곤 많이 성숙해보이죠? 그물스타킹하며… 그물스타킹하면
엄마, 마돈나인데 말이죠.^^

 

엄마 잘 둔 덕에 어린
나이에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갖게 됐다니, 음. 부럽습니다. 평소 여러 파파라치 컷에서 다양한 패션을 연출해준 루드르는 이미 개인 스타일리스트를
두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더군요.

요즘 할리우드에서 또 다른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셀럽 베이비’는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 사이에서 태어난 수리(4)입니다.


img6.gif

수리는
유독 굽이 있는 신발을 즐겨 신습니다. 부모가 욕을 먹지만, 정작 이건 수리의 취향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아직 아기인 수리에게 굽이 높은 신발을 신기거나 매니큐어를 칠해주는 엄마 아빠에게는 비난이 쏟아지긴 했지만 수리 표정을 보면 벌써부터 이런 ‘하이 패션’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10년 쯤 후엔 수리가 자신의 패션 라인을 선보이고 나설지 모르겠습니다.

 

 

img7.gif

 

마돈나가
벌써부터 루드르에게 수만달러 이상을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주고 있고 루드르
역시 패션 쪽으로 ‘지름신’ 이 단단히 내렸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부디
이 예쁜 두 소녀들이 ‘머티리얼 걸’이 되지 않고 내외면이 모두 아름다운 성인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카테고리 : 취재 뒷담화 댓글 2개

아카데미 드레스가 '보수'로 간 까닭은

이 기사는 동아닷컴(www.donga.com)
대중문화웹진 O2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O2/집중분석] 스타일인셀럽 ⑪ 아카데미 드레스가 ‘보수’로 간 까닭은.

img3.gif

생애 첫 여우주연상을 받은 샌드라 불럭 역시 ‘베스트 드레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비글로 감독과 불럭이 입은 것과 같은 실루엣의 드레스는 이번 시상식
레드카펫 패션의 ‘대세’로 꼽힌다. 사진제공 AP연합.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 극장에서 열린 제 8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장의 레드카펫은 시계 바늘을 뒤로 돌린 듯한 모습이었다.

수 십 년 전 사교 파티에서나 입었음직한 보수적이고 조신한 디자인의 드레스들이 레드카펫에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가슴의 계곡을 드러내는 그 흔한 ‘클리비지룩’이나 다리 라인을 노출시키는 ‘섹시룩’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양면테이프, 낚시줄 같은 원시적인 수단들을 동원할지언정 과감한 노출을 시도하는 한국의 최근 레드카펫 풍경과 비교해도 훨씬 더 보수적인 모습이다.

이 행사에 참석한 배우들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가슴과 다리 부위를 모두 드러낸 머라이어 캐리가 유난히 튀어 보여 ‘워스트 패션’으로 꼽힐 정도.

아카데미 시상식 드레스가 ‘보수’로 간 까닭은 뭘까. ‘레드카펫: 패션, 아카데미 시상식을 만나다’(동서교류)를 번역한 뉴욕의 광고기획자 조벡 씨 등 국내외 패션 전문가들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조신해진 레드카펫 트렌드를 분석했다.

▶ 침체→회복, 드레스도 ‘경기’를 탄다

드레스를 고르기 전, 여배우들도 눈치작전을 한다. 특히 전 세계 TV를 통해 공개되는 중요한 행사에서 실수 없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모든 여배우들이 하나같을 터.

게다가 드레스 단추 하나, 피부 모공 하나에 돋보기를 들이대는 패션 매체들이 상대 평가를 일삼다보니 다른 이들이 입을 드레스 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눈치작전의 대상이자 목표가 된다.

특히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은 지적인 인물을 최고의 여배우상으로 생각하는 요즘 할리우드 분위기를 고려할 때 시상식 전후의 사회적, 경제적 트렌드를 염두에 두지 않고 드레스를 고르는 것은 위험한 발상으로 통한다.

최근 미국에서 여전히 가장 큰 사회적 이슈로 꼽히는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와 그 여파다. 대다수 미국인들이 대출금 상환과 구직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때, 아무리 톱스타라도 나 홀로 낭만적 분위기를 연출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장의 드레스들이 조신한 분위기를 띠게 된 데도 이러한 경제적 여파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드레스 협찬 경쟁에 적극 참여했던 독일계 럭셔리 패션 브랜드 ‘에스카다’가 지난해 도산을 하고 새로운 기업에 인수되는 우여곡절을 겪는 등 크고 작은 패션기업들이 경영 위기를 겪은 것도 보다 다채로운 드레스들이 등장하지 못한 배경이 됐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LA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08년과 2009년에 비해서는 올해 확실히 밝고 희망적인 모티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고 전한다.

이들이 꼽은 레드카펫의 변화는 일단 색상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약속이나 한 듯 어두운 색상을 택했던 여배우들이 레드, 버터옐로, 화이트, 핑크 등 화사한 색상을 꺼내들었다는 것. 또 영화 ‘아바타’ 흥행의 영향으로 ‘아바타 블루’라 일컬어지는 짙은 파란색 드레스를 선보인 여배우들도 많았다. 일부 언론은 이렇게 밝은 색상의 드레스가 돌아온 것이  경기 회복의 희망을 담은 메시지라는 거창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img1.gif

 

 

▶ 시상식 성격이 드레스 트렌드에도 영향

따라서 올해 드레스 트렌드를 경기 침체보다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특징에서 찾으려는 전문가들도 있다. 특히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두 작품이 ‘아바타’와 ‘허트 로커’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시상식의 최대 이슈는 ‘허트 로커’의 캐서린 비글로 감독이 전 남편 제임스 카메룬 감독을 물리치고 아카데미 역사상 첫 여성 감독상 수상자가 된 것이었다. 또 3차원(3D) 입체 블록버스터인 ‘아바타’와 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 ‘허트 로커’에서 여우주조연상 후보가 나오지 않는 바람에 작품과 여배우가 함께 주목을 받는 사례가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스포트라이트가 여배우가 아닌 여성 감독에게 쏟아진 것이 드레스 트렌드에 미묘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조벡 씨는 “감독상 수상이 일찌감치 점쳐졌던 만큼 비글로 감독 스스로가 ‘감독상 첫 여성 수상자’라는 위치에 걸맞게 고급스럽고 우아한 드레스를 고르려 했을 것이고 그 소문을 모를리 없는 여배우들이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함께 ‘톤 다운’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분석대로라면 이른바 ‘비글로 대세론’이 여배우들을 자극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비글로 감독이 선택한 입생로랑의 은회색 드레스는 여러 패션 매체들이 꼽은 ‘베스트 드레스’ 중 하나로 거론됐다. 비글로 감독은 182cm의 큰 키에 여배우들 못지않은 미인형인 덕에 의상을 더욱 빛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미국의 패션정보사이트 ‘패션룰즈닷컴’은 “레드카펫에서 역시 같은 브랜드의 같은 색상 드레스를 선택한 톱스타 케이트 윈슬렛보다 비글로 감독이 더 큰 주목을 받는 이상 현상이 일어났다”며 “비글로 감독의 드레스가 대중에게까지 인기를 끌면서 최근 몇 년간 지방시, 발맹 등 경쟁 브랜드들에 밀렸던 입생로랑이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img2.gif

 

 

▶ ‘비글로’ 스타일이 대세?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듯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비글로와 함께 ‘베스트 드레서’로 꼽힌 다른 여배우들의 드레스도 ‘비글로 스타일’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일단 윈슬렛 역시 입생로랑의 은회색 드레스로 호평을 받았다. 또 ‘블라인드 사이드’로 영화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샌드라 블럭은 비글로와 유사한 실루엣의 금빛 드레스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국의 오트 쿠튀르 디자이너 마체사가 제작한 이 드레스 역시 노출이 거의 없는 우아한 스타일.

반대로 ‘워스트 드레스’라는 평을 받은 드레스는 공교롭게도 ‘비글로 스타일’과 동떨어진 디자인들이었다. 여성성을 ‘은근한 우아함’이 아닌 ‘과장된 표현’으로 연출한 것들이다.

이번 시상식에서 패션 전문가들 사이에 거의 만장일치로 ‘워스트 패션’으로 꼽힌 샤를리즈 테론의 디오르 쿠튀르 드레스는 가슴 부위에 두 개의 커다란 장미꽃 모양 장식이 있는 디자인이다. ‘말 안해도 알 수 있는 가슴의 위치를 일부러 적나라하게 표시해 당혹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제니퍼 로페즈가 입은 아르마니 프리베의 옅은 핑크색 드레스는 엉덩이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해 어색해 보인다는 이유로 ‘워스트’에 올랐다. 일부 언론은 “로페즈는 (치마 때문에 자리가 좁아) 의자가 2개는 필요하겠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심지어 ‘패셔니스타’로 통하는 ‘섹스 앤더 시티’의 주인공 사라 제시카 파커가 선택한 레몬색 샤넬 쿠튀르 드레스마저 ‘워스트’로 회자되는 치욕을 맞았다. USA투데이 등은 넉넉한 품이 특징인 이 드레스를 ‘마치 노란색 자루를 뒤집어 쓴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별히 문제가 없어 보이는 드레스에마저 혹평이 이어진 것은 ‘비글로 대세론’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일까.

첫 감독상 여성 수상자로 파워를 자랑한 비글로 감독이 콧대 높은 여배우들 사이에서 ‘트렌드 세터’로까지 군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아 흥미로운 레드카펫을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카테고리 : O2-스타일인셀럽 댓글 남기기

천재디자이너 맥퀸의 마지막 컬렉션

천재디자이너 맥퀸의 마지막 컬렉션

 

 

 

img6.gif

비잔틴
문화를 소재로 한 맥퀸의 마지막 컬렉션.

 

 

영국의 천재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유작이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패션에 관심이 덜하신 분이라도 맥퀸의 자살 소식은 다들 접하셨을 것 같습니다. 설 연휴 직전이었나요, 당시 ‘핫’한 국내 뉴스가 없어서였는지 아니면 그 만큼 맥퀸의 팬이 많아서였는지 그의 자살 소식이 유명 포털사이트들의 인기 검색어 상위 순위에 랭크됐었으니까요.

그는 지난 2월11일 런던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습니다. 늘 실험적이고 화려한 패션을 선보여왔던 그를 죽음으로 몰고간 우울증의 실체와 죽음의 원인 등에 대해 사람들은 여전히 궁금해하고 있지요.

3월9일 파리컬렉션에서 선보여진 그의 마지막 패션쇼는 비잔틴 문화를 모티프로 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색감과 문양, 고전적인 분위기의 이미지들이 패션쇼장을 꽉 채웠습니다.

7번에 나눠 각각
70명만을 입장시켜 진행시킨 이 살롱쇼 분위기의 패션쇼 컬렉션에서는 까다로운 패션기자, 비평가들마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파워와 영혼의 힘이 느껴졌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의 컬렉션을 칭찬하는 호평들도 이어지고 있고요. 물론 유작이라는 가슴 아픈 현실 앞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나올 것 같은 냉철한 비평가들마저 뇌의 이성적 영역보다 감성적 영역을 더 크게 작동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가 마지막으로 패션쇼 무대에 올라, 사람들에게 인사한 무대는 2009년 10월이었습니다. 당시 맥퀸은 ‘미래’를 테마로 디지털, 생태계 등을 패션으로 표현했죠. 그 때 가장 화제가 된 오브제 중 하나가, 레이디 가가가 신어 더 유명해진 ‘아마딜로’ 신발입니다. 아래 사진 잠시 감상하시구요.^^

 

img5.gif

사진제공
 PFIN

 

이렇게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 수 있는 힘. 그래서 맥퀸은 천재인가봅니다.

이번 컬렉션에 선보여진 16벌의 의상들은 80%만 완성된 상태였습니다. 그가 이 컬렉션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숨졌을 때 과연 이번 파리 컬렉션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생전의 그가 몹시 자랑스러워했다는 그의
디자인팀 멤버들은 맥퀸이 살아돌아온 냥, 그의 평소 비전을 훌륭하게 완성했습니다.

맥퀸 브랜드를 운영하는 구치 그룹의 로베르 폴레 사장은 “우리는 맥퀸 브랜드의 미래와 가능성을 믿는다. 앞으로도 이 브랜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맥퀸이라는 한 천재의 힘
자체가 브랜드 가치의 100%를 차지했던 이 브랜드를 어떤 이가 계승할 수 있을지 의문과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실험적 디자인으로 유명한 영국의 신예 디자이너 가레스 퓨가 그의
계승자로 거론됐으나 디자이너와 회사 양측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맥퀸 곁에서 16년간 함께 일하며 그의 디자인 비전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현 맥퀸 디자인팀의 수장 사라 버튼이 유력하다는 설도 있더군요.

뉴욕타임스의 유명 패션 칼럼리스트 수지 맨키스는
이번 컬렉션 리뷰를 통해 “컬렉션을 지켜보던 사람 중 일부의 눈이 촉촉이 젖어들었고 쇼가 끝난 뒤 백스테이지에서는 흐느껴 우는 소리도 들렸다”고 전합니다. 그 만큼 맥퀸의 죽음은 그의 지인 뿐 아니라 패션피플 사이에 여전히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몇 해 전 밀라노의 한 패션 파티장에서 우연히 인사를 나눈 기억 때문인지 저 역시 비보를 접하고 가슴이 먹먹해 지더군요. 인연이라고는 인사 한 번 한 것 밖에 없지만 그 유난히 깊고 슬픈 눈빛이 자꾸 자꾸 떠올랐거든요.

맥퀸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빌며…


img7.gif



맥퀸의 생전 모습. 패션쇼 무대에서.

카테고리 : 기본게시판 댓글 8개

질문 시시하다며 기자 내쫓은 나오미 캠벨

<질문
시시하다며 기자 내쫓은 나오미 캠벨>

 

영국 출신의 유명 슈퍼 모델 나오미 캠벨(40)이 또 사고를 쳤습니다. 이번엔 운전기사에 주먹을 휘둘렀다고 하는 군요.

AP통신은 캠벨이 2일 오후 뉴욕 맨해튼에서 행동이 거슬린다는 이유로 운전 중이던 운전기사(27)의 뺨을 때리고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피소됐다고 보도했습니다.

#
이번엔 운전기사를 폭행!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캠벨을 차에 태워 퀸스 지역의 한 스튜디오로 향하던 중 갑자기 캠벨이 얼굴, 등, 목 등을 가격했다는 것이 기사의 주장입니다. 그는 뒤에서 ‘공격’하는 캠벨을 피하다 운전대에 얼굴을 찧어 시퍼렇게 멍이 들기도 했다고 하네요.

기사는 아직 캠벨에 대한 고소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캠벨의 대변인은 “알려지지 않는 이유도 있다”도 말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진실과 앞으로의 추이는 더욱 지켜봐야 할 일이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지난 날 캠벨의 ‘행적’을 돌이켜봤을 때 이 젊은 기사가 완전히 없는 일을 지어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캠벨은 2006년에도 청바지를 훔쳐갔다면서 자신의 가정부에게 휴대폰을 던지며 폭행해 교화수업 명령을 받은 적이 있지요.

또 2008년에는 가방이 분실됐다는 이유로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경찰 2명을 폭행해 사회봉사 200시간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img2.gif

가정부에게
휴대폰을 던지며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나오미 캠벨. 명령에
따라 청소를 하러 나선 사람 치고는 너무 패셔너블한 것 같죠?(사진출처=로이터 연합)

 

세계 패션 모델 가운데 가장 악동으로 꼽히는 그지만 사실 패션계에 남긴 족적은 어마어마합니다. 프랑스 보그, 영국 보그, 타임지 최초 흑인 여성 커버 모델로 발탁됐고 이로 인해 그 동안 백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패션계를 장악하게 됐기 때문이죠.

15세에 데뷔한 그의 조상 가운데는 자메이카, 중국인도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선지 눈 색깔이나 얼굴 모습, 분위기가 미묘하고 신비롭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
캠벨과의 ‘불편한 만남’

 

저는 2003년 방한한 나오미 캠벨을 직접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제2회 코리아 패션 월드’ 무대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신문사 기자로서는 단독 인터뷰하게 됐다는 설렘에 질문을 고치고 또 고치고, 그의 과거기사를 백 만건(물론 과장을 보태^^)이상 검색하며 공부한 후 그를 만나러 향했지요. 물론 그의 팬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점심도 거르고 약속 시간을 두 시간 이상 넘긴 시점에야 그를 만날 수 있었으니, 기사 마감 시간을 목전에 둔 제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인터뷰를 미룬 것이 딱히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캠벨의 변덕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황당하기도 했고요.

인터뷰를 하기 전, 행사 주최측 관계자는 기자에게 신신 당부를 했습니다.

“오전에 잡지 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중 캠벨이 ‘질문이 시시하다’며 기자를 쫓아내다시피 밀어냈어요. 제발 달래듯 물어봐 주세요.”

도대체 얼마나 까탈스런 사람이기에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기자를 문전박대했나 싶어 궁금한 마음으로 인터뷰장에 들어서는 순간, 나름 ‘담력’이 있다고 자평해왔던 저에게도 무언가 모를 강한 ‘포스(force)’가 후끈하게 전해져 오더군요.

캠벨은 소파에 나른한 모습으로 누운 채 게으르고 버릇없는 고양이 마냥 두 눈을 느리게 깜빡이더군요. 처음 만나는 사람을 보면 얼른 자세를 고쳐 세워 인사를 건네는 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한 예의범절일진대, 그는 여전히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뭐, 인터뷰는 반드시 했어야 했으니 일단 황당함 따위는 잠시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또 혹시나 캠벨이 따분해 할까봐, 비위를 맞추고 구슬려가며 인터뷰를 이어간 덕분에 쫓겨나는 굴욕을 당하지는 않았고요.

img4.gif

2003년
‘제2회 코리아패션월드’ 참석차 한국을 찾은 캠벨. 혹시 함께 모델로 나선 권상우에게까지
괴팍한 행동을 한 건 아니겠죠?(사진출처=동아일보 자료 사진)

 

 

 

인터뷰를 마친 후 ‘무사히’ 인터뷰룸을 빠져나오는 저를 보고 주최 측 관계자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더군요. 그는 “오늘 하루 종일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며 불쌍한 표정을 지어보였습니다.

“참가한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입은 옷들을 다 가리키며 ‘나중에 다 선물로 달라’고 조르질 않나, 식단을 직접 고르겠으니 식당가의 메뉴판(약 40개나 됐다고 하네요)을 다 걷어오라 하질 않나, 심지어 국내에선 구하기 힘든 과일주스를 당장 대령하라고 소리를 치기도 하고…. 어휴, 정말 말도 마세요.”

캠벨은 또 “내게 왜 슈퍼스타 대접을 해주지 않냐”고 항의하기도 했다는군요. 공식적인 인터뷰에서는 “나를 ‘슈퍼 모델’로 부르지 말라. 나는 다른 모델보다 우월하지 않다”고 말했던 그가 말이죠.”

당시 캠벨의 방한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 타블로이드 매거진의 기자들도 함께 한국을 찾았다고 합니다. ‘분명 한국에서도 사고를 칠 테니 그 장면을 특종 보도하겠다’는 의도였지요.

캠벨의 돌출 행동은 동정표를 받기도 합니다. 15세 어린 나이에 데뷔한 후, 이렇게 늘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받는 자리에 있다보니 반발심에 괴팍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라는 시각이지요. 특히 하층민으로 살았던 그의 어머니는 피해의식이 강해 딸에게 ‘성공해서 세상에 복수하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하네요.

캠벨은 아무래도, 앞으로도 더 많은 사고를 칠 것 같습니다. 교화기관에 들어가고, 사회봉사 명령에 따라 데뷔 후 처음으로 손에 물을 묻히고, 반성하는 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늘 ‘그 때 그 뿐’에 그쳤으니 말이지요.

제가 그의 속을 속속들이 알 길은 없습니다. 다만 마흔이 넘어서도 계속되는 그의 돌출 행동이 이제 더 이상, 너무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하느라 어린 시절을 잃어버린 ‘사춘기 소녀’의 모습으로 동정표를 받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아, 사족 하나.

직접 본 캠벨은 그 버릇없는 모습에도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초록색인지 갈색인지 알 수 없는 오묘한 눈 색깔과 그늘이 생길 정도로 긴 속눈썹, 매끄러운 피부결은 여자인 저 마저도 설레게 했으니까요. 예쁜데 착하기까지 하면 더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으련만, 신은 정말 공평하신가봅니다.

 

 

 

카테고리 : 기본게시판 댓글 86개

천재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은 왜 자살했나

알렉산더 맥퀸이 속한 PPR은 최근 맥퀸 사후에도 이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맥퀸이 빠진 맥퀸 브랜드는 ‘앙코 없는 찐빵’일까, DNA의 계승이
될까.

———————————————————————–

 

 

[O2/이 사람은 왜] 김현진 <스타일인셀렙 ⑨> 악동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은 왜 자살했나

 

 

img5.gif

 

 

 

“땡큐, 리 맥퀸.”

16일 열린 브릿어워드. 영국의 그래미어워드 격인 이 시상식에서 베스트 인터내셔널 여성 아티스트상을 포함해 3관왕의 영예를 안은 레이디 가가는 눈물 가득한 목소리로 맥퀸을 추모하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리 알렉산더 맥퀸. 이 천재 디자이너는 11일 오전 런던 자택 옷장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그가 유서를 남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접적인 자살 동기가 담겼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서의 내용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겨우 마흔의 나이에 스스로 세상과 이별을 고한 알렉산더 맥퀸, 그는 왜 자살을 택해야만 했을까.

img1.gif

맥퀸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영국과 미국의 맥퀸 부티크 앞에는 그의 팬과 지인들이
남긴 꽃다발과 추모 메시지가 쌓였다. 영국 런던의 리버티 백화점에서도 그를 추모하는
쇼윈도가 꾸며졌다. 사진 EPA

 

 

 

▶ 레이디가가도 비요크도 슬퍼하는 천재의 죽음

레이디 가가는 브릿어워드 행사 직전 당초 계획했던 퍼포먼스와 의상을 일부 수정하며 애도를 표했다. “내 친구의 충격적인 죽음 앞에 예정된 내용의 공연을 펼칠 기분이 아니다.”

‘4차원적 퍼포먼스’로는 레이디 가가 버금가는 팝스타 비요크 역시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맥퀸을 보내는 슬픔을 표현했다. 맥퀸은 1997년 그의 ‘호모제닉’ 앨범 커버 디자인을 맡았었다. ‘Dear 리, 당신은 대단히 강한 동시에 유약했습니다. … 창의력으로 넘쳐흘렀던 당신과의 작업은 제가 성장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레이디 가가와 비요크, 그리고 맥퀸은 서로에게 뮤즈였다.

다소 파격적인 디자인 때문에 패션계의 악동, ‘앙팡 테리블’로 불렸던 맥퀸의 죽음 앞에 나오미 캠벨, 사라 제시카 파커, 마돈나 등 셀레브리티들의 추모의 메시지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의 죽음이 알려진 직후 열린 뉴욕컬렉션에서는 벳시 존슨이 캣워크에 ‘맥퀸이여 영원하라(Long Live McQueen)’란 글이 적힌 피켓을 올리는 등 동료 디자이너들의 추모 퍼포먼스도 잇따랐다.

맥퀸의 자살은 패션 피플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충격이었다. 1997년 연쇄 살인범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지아니 베르사체 이후 패션계 최대의 비극으로 꼽히면서 일반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 자사 인터넷판에 오른 맥퀸 관련 기사, 댓글, 블로그글 등이 전체 포스팅의 45%를 기록해 이날 최고의 화제 검색어가 됐다고 전했다. 맥퀸의 자살 소식은 같은 날 트위터의 ‘톱 토픽’ 10위로 랭크됐으며 국내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도 올랐다.

 

▶ 누구도 흉내 못내는 맥퀸의 예술 에너지

기자는 몇 해 전 밀라노 남성복 패션쇼 기간에 현지 파티장에서 그를 우연히 만난 적이 있다. 짧게 인사를 나누며 들여다본 그의 푸른 눈빛이 유난히 우울해 보였던 것이 기억난다. 그 눈빛은 꿈에 다시 보일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맥퀸의 컬렉션에도 이런 우울함과 ‘하드코어’적인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1995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컬렉션 ‘고원의 강간(Highland Rape)’은 18세기 영국 스코트랜드 학살을 표현하기 위해 피로 얼룩진 옷을 입은 모델들을 등장시켰다. 가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상의를 입고, 생리대를 엮어 만든 줄을 쥔 채 무대에 오른 모델들은 “그로테스크하다”와 “혁신적이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됐던 아이템은 2010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그가 모델에게 신긴 킬 힐 ‘아르마딜로’이다. 30cm가 넘는 아찔한 굽에 발레리나 토슈즈처럼 끝이 뭉툭한 신발의 몸체를 접합시킨 아르마딜로 슈즈는 일부 모델들로부터 “넘어질까 무서워 못신겠다”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안정보다는 모험, 편안함보다는 가학을 택한 그의 디자인을 놓고 ‘여성 친화적(woman-friendly)이지 않다’고 비판하는 패션 비평가들도 적지 않았다.

그의 퍼포먼스적 창의력을 계승하고자 하는 의지였을까. 영국의 일부 맥퀸 부티크들은  독특한 쇼윈도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매장의 창 밖에는 천재 디자이너를 보내는 슬픔을 담은 꽃다발이며 메시지가 수북이 쌓였다. 한 영국 블로거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멜로즈 인근의 한 매장에는 ‘맥퀸이여 영원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문상객처럼 검은 옷을 걸친 마네킹들이 유니언 잭을 덮은 맥퀸의 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연출됐다.

img3.gif

 

 

▶ 정상을 향해 달린 그의 커리어

그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가난한 예술가의 고뇌’나 ‘창의적 에너지의 고갈’이라는 예술가적인 고민이 죽음의 원인이 되지는 않았으리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1969년 영국 런던에서 택시 기사의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16세에 런던의 고급 양복점 ‘앤더슨앤셰퍼드’에서 견습생으로 패션 업계에 입문했다. 1994년 영국 최고의 패션스쿨 센트럴세인트마틴스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이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훌륭한 멘토를 만난 덕분에 1996년 현재 크리스찬 디올의 디자인 수장인 존 갈리아노의 뒤를 이어 프랑스의 패션 명가 지방시의 수석 디자이너로 발탁돼 2001년까지 일했다.

또 2000년 말 구치 그룹에 회사 지분 51%를 넘기며 파트너십을 체결, 자신의 이름을 딴 ‘알렉산더 맥퀸’과 세컨드라인 ‘맥큐(MaQ)’를 이끌었다.

그의 장점이자 한계는 예술성과 상업성의 조화였다. LVMH와 구치 그룹이라는 대형 패션 그룹의 산하에서 ‘아티스틱’한 의상을 추구하는 그가 현실적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패션정보회사 PFIN 이소정 수석연구원은 “맥퀸은 패션의 상업적 요소들과 창의적 요소들 사이에서 균형감을 찾기 어려워했으며 구치 그룹으로부터 매출과 관련한 압력도 적지 않게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최근 많은 패션 하우스들은 매출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맥퀸 브랜드의 경우 경제 위기의 타격이 큰 유럽과 미주에 매장이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더 큰 손실을 입었으리라는 예측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그의 자살과 연관짓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가 죽던 날 오후에는 세컨드 라인 맥큐의 패션쇼가 예정돼 있었고 알렉산더 맥퀸 브랜드의 파리 패션쇼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맥퀸이 짧은 시간 내 견고하게 구축한 패션 월드는 어쨌든 순조롭게 굴러가고 있었다.

img2.gif

 

 

▶ 그를 우울증에 빠지게 한 두 여인, 그리고…

맥퀸의 자살 원인으로는 우울증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그는 자살하기 일주일 전 어머니 조이스를 잃었다. 어머니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세상을 살아갈 의욕을 잃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영국 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 맥퀸은 어머니를 여읜 하루 뒤인 3일 트위터에 ‘팔로워 여러분께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나도 당신도 아닌 그녀 본인이-알려드린다. 엄마 편히 쉬세요’란 글을 남겼다.

젊은 시절 족보학자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조이스는 맥퀸의 정신적 지주였다. 집 밖에서는 늘 강력한 예술적 포스를 보여주었으나 내면은 예민하고 유약했던 막내 맥퀸에게 어머니는 늘 용기를 줬다. 맥퀸은 유난히 자주 어머니와 함께 공식적인 패션 행사에 참가했다. 수차례 언론 인터뷰에 함께 나서기도 했다.

그에게는 또 다른 ‘어머니’가 있다. 영향력 있는 패션 스타일리스트로 디자인 스쿨에 재학 중인 맥퀸을 발탁, 패션 업계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도와준 멘토 이사벨라 블로다.

블로는 2007년 우울증으로 자살했다. 맥퀸은 그 후 ‘블로와 다시 만날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위안 삼아 산다’고 종종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이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또 다른 자살 동기는 그의 연애 관계다. 대다수 유명 디자이너들처럼 동성연애자인 맥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의 ‘러브 라이프’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바 있다.

텔레그래프지는 그가 지난해 9월 인터뷰에서 “인터넷으로 만난 한 포르노 스타와 데이트를 하고 있으며 그 ‘미스터 수사슴’과 나는 잘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맥퀸은 자살하기 몇 주 전 미스터 수사슴에게 버림받았다.

신문은 맥퀸이 패션잡지 하퍼스 바자 호주판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고통스러운 연애 생활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인터뷰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다.

미스터 수사슴과 동일 인물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맥퀸은 연인의 이름을 팔에 문신으로 새겨 넣을 정도로 그를 아꼈다. 맥퀸은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나를 버리고 호주로 돌아가 버린 나쁜 놈”이라며 “나는 홀로 남아 팔에 새겨진 그의 이름이나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맥퀸의 이러한 행적은 2005년 64세의 나이로 사망한 독일의 괴짜 디자이너 루돌프 모샴머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동성애 파트너였던 25세의 이라크 남성에 의해 살해당했다. 이 남자는 “성관계를 가진 후 약속했던 돈을 주지 않아 죽였다”고 진술했다. 모샴머 역시 어머니를 평생 모시고 살면서 각종 사교계 행사에 함께 참석했고 ‘엄마와 나’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img4.gif

▶ ‘포스트 맥퀸’의 분석 나선 냉정한 패션계

냉정한 패션 세계는 벌써 그의 죽음이 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부지런히 주판알을 퉁기고 있다.

뉴욕의 럭셔리 산업 컨설턴트 로버트 버크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베르사체나 샤넬처럼 브랜드명이 디자이너 이름보다 더 확고한 회사들과 달리 맥퀸은 디자이너 본인의 역량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였던 만큼 앞으로 브랜드를 지키는 것은 무척 힘겨운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밀라노의 컨설팅사 인터코퍼레이트의 아르만도 브란치니 부사장은 “10년간이나 공들여 투자한 브랜드를 구치그룹이 속한 PPR이 손쉽게 내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 브랜드의 미래는 그의 실험 정신과 창의력을 계승할 만한 디자이너를 얼마나 잘 발굴해 내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구치 그룹의 CEO 로버트 폴레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그는 온라인 성명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맥퀸 브랜드의 미래에 대해 논하고 싶지 않다. 다만 맥퀸의 디자인팀에는 나와 리(맥퀸)가 모두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해 온 능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많다”고만 밝혔다.

이처럼 냉정한 패션계에 경종을 울리고 싶어서였을까. 한 영국 패션칼럼리스트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한 아티스트가 가장 냉혹하고 원초적인 패션계에서 고생하다 떠났다’고 추모했다.

화려하게만 보이던 그의 사십 해 인생이 행복했는지, 불행했는지 알 길은 없다. 다만 파격적인 창의력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그의 부재는 패션계와 대중 모두에게 확실히 불행한 일이 될 것 같다.

카테고리 : O2-스타일인셀럽 댓글 3개

몸이 스타일이다-'짐승남'이병헌 VS '초식남' 장근석

동아일보 대중문화웹진 ‘O2′에 실린 ‘김현진의 스타일인셀럽’ 기사입니다.

 

 ——————————————————————–

‘몸’이 스타일이다

 

‘짐승남’ 이병헌 VS ‘초식남’ 장근석의 ‘착한’ 몸 탐구

 

 

매주 수, 목요일 밤 여심을 울리는 두 남자가 있다.

 

 

오븐에서 갓 구워 낸 듯, 기름 진 구릿빛 복근을 보여주는 이병헌. 그리고 날카로운
스모키 화장에 스키니 팬츠를 입고 야들야들한 몸매를 자랑하는 장근석. 초특급 블록버스터
드라마 ‘아이리스’와 아이돌 밴드를 소재로 한 트렌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
상반된 매력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주인공들이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남성 연예인들이 뽐내는 최신 스타일의 메가트렌드를
온 몸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메가트렌드란 다름 아닌 ‘몸’이다. 현재 우리나라
남성 스타들의 메가트렌드는 옷보다 ‘몸’에 기울어져 있다.

 

여성 스타들이 올 가을 겨울, 어깨를 으쓱하고 한 번 올린 듯한 ‘파워 숄더’나
무릎 위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싸이 하이(thigh-high)’ 부츠, 굽 높이 10cm 이상의
‘킬 힐’로 최신 패션 트렌드를 전달하는 것과 달리 남성 스타들을 통해 유행하는
특정 패션 아이템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올 가을 겨울을 관통하는 컬러 트렌드인
블랙이 드라마 속에서도, 시상식장에서도, 파파라치 컷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는
정도?

 

그런 가운데 남성 스타들의 벗은 몸, 몸매에 대한 뉴스는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잘 다져진 근육으로 마초적 남성미를 자랑하는 이병헌의 ‘짐승남’ 몸매와 모성애를
자극하나 은근한 섹시미가 있는 장근석의 ‘초식남’ 몸매는 특히 2009년, 대한민국
남성을 규정하는 ‘이데올로기’가 될 정도다.

 

평범한 셔츠 차림으로도 이병헌이 빛나는 이유는 탄탄한 구릿빛 근육 때문이다.
사진제공 미샤

 

 

▶ ‘수컷의 향기’…’짐승남’ 이병헌

 

KBS의 ‘아이리스’ 방영 초기, 이병헌의 몸은 소재 자체만 놓고 보면 다분히 남성
취향인 이 드라마의 한계를 넘어서서 여성 시청자들을 TV 모니터 앞에 붙들어 두는
역할을 했다.

 

정준호와 함께 나온 샤워 장면에서 느닷없이 몸을 돌려 초콜릿 복근을 자랑하고,
김태희와의 베드신에서 이두근과 삼두근을 섬세하게 움직이는 테크닉을 선보일 때부터
그 ‘의도’는 분명했다. 한국 드라마의 주 시청자 층이라는 30~40대 아줌마(그리고
일부 미혼여성)들은 야성적 매력을 뿜어내는 그의 몸매와 ‘수컷의 향기’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한 대중적 화장품 브랜드의 남성 라인 CF에서 이병헌은 아예 아슬아슬한 톱리스
차림으로 등장했다. 얼굴에 로션하나 발랐을 뿐인데 온 몸에까지 윤기가 잘잘 흐르는
이병헌의 ‘에지’있는 몸은 그 자체로 아찔한 ‘전설’이 될 만 했다.

 

데뷔 이후 줄곧 ‘얼짱’ ‘몸짱’ 스타로 알려진 이병헌이지만 노골적으로 벗은 몸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에서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 ‘아이리스’에 이르기까지 터프한 매력을 발산해야
하는 역할을 줄지어 맡다 보니 열심히 몸을 만들게 됐고, 이것을 ‘셀링 포인트’로
내세우게 된 것이라고 그의 소속사 관계자는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사실 올해 남성 스타들의 최대 스타일 아이콘은 ‘왕(王)자 근육’ 또는 ‘초컬릿
복근’으로 불리는 ‘식스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가꿔진 몸은 원초적이고
남성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짐승남’으로의 신분 상승을 가능케 했다.

 

소매 없는 상의를 입고 풋풋한 근육을 흔들며 춤추던 ’2PM’에 이어 신인 남성
그룹 ‘엠블랙’, 심지어 이름부터 ‘성골 짐승남’임을 드러내는 듯한 ‘비스트(BEAST)’는
가요계 ‘짐승남’ 계보를 이어갔다. 이들에게는 짐승+아이돌이란 의미의 ‘짐승돌’라는
애칭도 붙었다.

 

연기자 중에서도 ‘짐승남’ 대열에 합류한 이들이 적지 않다. 이달 말 개봉 예정인
영화 ‘홍길동의 후예’에 출연한 이범수가 연륜이 깃든 성숙한 복근을 공개했고, ‘선덕여왕’의
완소 매력남 비담 김남길 역시 마초적 복근을 자랑했다.

 

남자의 벗은 몸이 ‘가치 있는 것’으로 추앙받고 예술가의 창의력을 자극하기 시작한
것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일이다.

 

홍익대 간호섭 교수(패션디자인학)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
포세이돈이 할아버지 얼굴에 화려한 복근을 자랑하는 아이러니컬한 모습으로 전해지는
것은 당시 잘 다듬어진 몸이 곧 권력으로 통했던 데다 심지어 ‘훌륭한 몸’을 가진
사람이 고귀한 정신을 가진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성만이 참가할 수 있던 고대 올림픽 경기 때 선수들이 모두 ‘올 누드’로 경기를
펼친 것이나 다비드상과 같은 미술 작품 속에서 헐벗은 남성들이 대거 재현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2009년, 스타들을 통해 재조명되는 남성 몸의 이데올로기는 역사나 철학적
맥락과 닿아있기 보다는 성의 상품화, 상업화와 직결된다.

 

현대에 접어들어 남성의 벗은 몸이 상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대표적 인물은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다. 남성용 턱시도 슈트를 변형한 ‘르 스모킹
팬츠’로 옷을 통한 ‘여성 해방’에 기여했던 그는 1971년, 35세의 나이에 자신의 이름을
딴 향수 광고에 전라로 출연하면서 ‘왜 여성들만 누드를 찍어야 하는가’라는 도발적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이후 발매된 남성 향수 ‘쿠로스’, ‘M7′의 광고에도 구릿빛
근육질 몸매의 남성들과 그들의 속살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 같은 누드 광고에
동성애적 코드가 숨어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브 생 로랑의 행보는 남성의
몸이 여성의 그것처럼 상업적 가치를 지닐 수 있음을 증명하는 족적을 남겼다.

 

한국 드라마에서 남자 배우가 ‘상업적 가치’가 있는 몸을 내 보인 최초의 작품으로는
1994년 방영된 차인표 주연의 ‘사랑을 그대 품안에’가 꼽힌다. 간호섭 교수는 "샤워
장면 등 유난히 노출신이 많았던 이 드라마를 통해 차인표는 ‘몸짱’ 스타로 각광받았고
다른 남자 배우들도 이에 자극 받아 ‘몸’으로 승부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기억했다.

 

차인표를 ‘원조’로 봤을 때 이제 불과 15년 남짓 된 ‘짐승남’ 트렌드를 잇는 적자는
역시 이병헌이다. 그가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화장품 브랜드와 남성 정장 브랜드는,
그의 ‘몸’에 힘입어 각각 상당한 매출 신장 효과를 거뒀다. 특히 7개 제품으로 구성된
화장품 라인은 화장품을 구입하면 함께 주는 이병헌 포스터, 화보형 카탈로그 등
마케팅에 힘입어 2주 만에 일부 제품이 매진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들이 자랑하는 ‘이병헌 이펙트’는 완벽한 ‘짐승남’ 캐릭터의 경제적 부산물인
셈이다.

 

 

 

 

몸매가 호리호리한 ‘초식남’ 장근석은 몸에 꼭 맞는 슈트를 잘 소화해낸다.
사진제공 커스텀멜로우

 

 

 

▶  성의 구분을 넘나드는 ‘초식남’ 장근석

 

SBS ‘미남이시네요’에서 아이돌 밴드의 리더 황태경으로 출연 중인 장근석이 최근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입는 옷은 목 부분이 깊게 파인 드레이프 티셔츠다. 아래로
축 늘어지도록 주름이 잡힌 상의 덕에 움직일 때마다 뽀얀 속살과 군살 없이 마른
몸매를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비틀즈 멤버들을 연상시키는, 몸에 꼭 맞는 슈트와 폭이 좁은
타이의 ‘모즈 룩’도 종종 선보였다. 이 드라마에 의상을 지원하는 ‘커스텀옐로우’
손형오 디자인실장은 "과장되지 않게 멋을 부리는 ‘초식남’을 스타일 컨셉트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초식남이란 이성에게 마초적인 남성성을 어필하지 않는, 또 자신의 관심 분야와
외모 가꾸기에 적극적인 신인류적 남성상. 국내에서는 KBS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의
조재희(지진희 분), ‘꽃보다 남자’의 윤지후(김현중) 등이 초식남 계열로 분류된다.

 

장근석은 ‘미남이시네요’ 방영 이전에도 트렌드세터로 통했다. 초식남적 성향도
일찍이 목격됐다. 각종 시상식에서 남성 스타들은 선뜻 택하지 못하는 모피 목도리를
두르거나, 곱슬곱슬한 단발에 페도라 차림으로 등장하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던
것. 새로운 ‘인류’의 낯선 행동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대중은 그의 앞선 패션 감각을
‘워스트 패션’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몸’을 적절히 이용할 줄도 안다. 여자로 치면 가슴과 가슴 사이
‘클리비지’가 보일 정도로 푹 파인 셔츠 차림으로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의 시사회장에
등장하기도 했다.

장근석의 스타일리스트 강윤주 실장은 까칠하고 예민한 황태경의 성격을 보다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드라마 촬영 전, 장근석에게 좀 더 살을 뺄 것을 주문했다고
말한다. 현재 그의 허리 사이즈는 겨우 27인치. 강 실장은 "쇄골이 특히 ‘예쁜’
그의 신체 조건을 고려해 가슴이 많이 파인 드레이프 셔츠를 입게 했다"고 덧붙였다.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제작발표회에서 아름다운 가슴선을 내보이며 웃고
있는 장근석.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 ‘그들이 사는 세상’의
현빈 등 세간에 큰 화제가 된 남성 스타들의 스타일링을 담당한 바 있는 강 실장은
특히 장근석은 패션 실험에 적합한 ‘도화지’ 같다고 말한다. "슬림한 몸매,
패션에 대한 오픈 마인드가 맞물려 여성 패션에 쓰이는 아이템들까지 과감하게 매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초식남’ 트렌드의 발생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2000년대 초반 등장한 ‘메트로
섹슈얼’을 만날 수 있다. 역시 외모를 꾸미는데 관심이 많아 강력한 소비 집단으로
각광받게 된 이들은 이 무렵 등장한 드라마, 영화 속 캐릭터에도 영향을 끼쳤다.

 

‘메트로 섹슈얼’이라는 신조어가 한국 드라마를 만난 첫 사례로는 ‘발리에서 생긴
일’을 꼽을 수 있다. 핑크색 꽃무늬 셔츠, 알록달록한 색상의 벨트를 스스럼없이
소화한 주인공 조인성은 당대 최고의 패션 아이콘이 됐다.

 

남성과 여성의 패션이 접합점을 찾는 시도는 패션 역사상 적지 않은 흔적을 남겼다.
먼저 1960년대 말부터 불어 닥친 ‘유니섹스(unisex)’ 바람은 남녀 패션의 구분을
무색케 했다. 또 1980년대에 시작된 ‘앤드로지너스(androgynous) 룩’은 ‘남녀양성의’
‘자웅동체의’란 사전적 의미처럼 여성이 남성 옷을 입고 여성이 남성의 옷을 입는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보여줬다.

 

남성 버전의 ‘앤드로지너스 룩’을 대표하는 스타일이 메이크업한 얼굴, 긴 머리,
드레이프임을 고려해 볼 때 블랙 아이라인이 돋보이는 메이크업에, 사과처럼 말아
올린 머리, 드레이프 티셔츠 차림의 장근석 스타일도 ‘앤드로지너스’ ‘크로스오버’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장근석이 보여주는 ‘초식남’은 형님뻘인 ‘메트로섹슈얼’ ‘크로스 섹슈얼’과
차이점이 있다. ‘커스텀멜로우’ 손형오 디자인실장은 "크로스 섹슈얼, 메트로
섹슈얼 스타일이 동성애와 연관돼 해석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초식남’은 이러한
성적인 취향이 배제된, 섬세한 취향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2009년 대한민국 남성의 스타일 트렌드를 이끌게 된 ‘짐승남’ ‘초식남’의
공통점은 남성의 ‘몸’이 상업적 가치를 지닌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점이다.

 

간호섭 교수는 "남성 몸의 상품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이를 드러내놓고 소비하고
향유할 만큼 현대 여성의 경제력과 권력이 세졌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또 근육질과 ‘꽃남’형 몸매라는 상반된 이미지에 공평하게 환호할 수 있는 것은
여성에게는 귀엽고 예쁜 연하남을 보듬고 싶어 하는 모성애적 본능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터프하게 이끌어줄 마초적 남성에게 의지하고 싶은 수동성이 공존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소비의 시대인 현대 여성은 이러한 욕구를 하나가 아닌 다양한 대상을
통해 충족하려 한다.

 

현대 여성이라고 ‘아내가 결혼했다’의 주인공 주인아처럼 두 명의 남편과 함께
사는 발칙한 상상력을 실천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서른 한 가지 맛 아이스크림 가게와
수 만 가지 물건을 한 자리에서 파는 인터넷 쇼핑몰에 길들여진 이들은 선택의 폭은
넓을수록 좋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간파하고 있다.

 

‘고기’도 ‘야채’도 편식하지 않고 소화해 내며 ‘골라 먹는 재미’를 추구하는 이들이
지조도 없이 오늘은 ‘짐승남’에, 내일은 ‘초식남’에 열광하는 이유다.

 

카테고리 : O2-스타일인셀럽 댓글 4개

스타일인셀럽1/ '뽕'어깨와 카리스마- 마돈나 김혜수 윤은혜에 대하여

동아일보 대중문화웹진 ‘O2′에 실린 김현진의 ‘스타일인셀럽’ 첫번째 기사입니다.

———————————————————————————————————–

 

 

‘스타일인셀럽’ –
첫번째

 

 

‘뽕’ 어깨와 카리스마-마돈나 김혜수 윤은혜에 대하여

 

 

키 작은 남자를 위한 키높이 깔창의 애칭은 ‘자존심’이다. 그렇다면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여자의 자존심은?

 

바로 ‘뽕’이다. 뽕으로 통칭되는 보정용 패드는 여자의 몸에서 크게 두 가지
부위에 도움을 준다. 하나는 어깨요, 또 하나는 가슴이다.

 

이 중 어떤 부위에 쓰이느냐에 따라 그 메시지도 크게 달라진다. 아찔한 S라인을
연출하는 가슴의 ‘뽕’이 “자기, 나 어때?”라고 달콤하게 속삭인다면, 위풍당당한
어깨 ‘뽕’은 “나 함부로 건드리지 마”라고 선전포고를 한다고 해야 할까.

 

이처럼 달콤살벌한 양면성을 자랑하는 ‘뽕’은 2009년 가을, 달콤함을 청산하고
도발과 도전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 시작했다. 여자들이 어깨에 힘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2009년 가을 겨울, 최고의 패션 트렌드로 꼽히는 이른바 ‘어깨 패션(패드 등
보완재를 넣어 어깨를 과장되게 표현하는 스타일)’은 빅토리아 베컴, 린제이 로한,
리한나, 케이트 모스, 기네스 팰트로 등 스타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A급 해외 스타들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대중들에게 빠르게 전파되기 시작했다.

 

패션 용어로는 ‘파워 숄더’라 불리는 어깨 트렌드의 첨병은 프랑스의 고급 패션
브랜드 ‘발맹(Balmain)’이다. 1945년 프랑스의 디자이너 피에르 발맹의 오트쿠튀르(고급
맞춤복) 하우스로 시작한 이 브랜드는 흥망성쇠를 겪은 뒤 최근 몇 해 동안 급속히
최고의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발맹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토프 테카트냉은
1980년대의 ‘파워 숄더룩’을 재현하되, 이를 단아한 단청 처마처럼 그 끝만 살짝
위로 올리거나 반대로 어깨에 견장을 단 듯 두툼한 패드를 넣기도 하면서 다양한
변주 능력을 선보였다.

 

꺅~ 돈나 언니의 파워를 보라~.

 

 

 

● 어깨 패션과 카리스마

 

‘어깨 패션’은 단어가 주는 어감 그대로 권위와 파워, 카리스마를 상징한다.
발맹이 올 가을, 겨울을 겨냥해 선보인 컬렉션의 뮤즈로 지천명을 갓 넘긴 58년 개띠
‘언니’ 마돈나를 선택한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20~30년을 훌쩍 뛰어
넘어 다시 한 번 불어 닥친 1980년대 패션의 부활을, 1980년대 최고의 스타일 아이콘
마돈나가 이끈다는 역사적 의미 때문이다.

 

또 1980년대 ‘어깨 패션’의 등장 배경에는 여성의 권익 신장이라는 메시지가
담겨있기도 하다. 독일의 패션 전문가 제르다 북스바움은 저서 ‘20세기 패션 아이콘’에서
‘1980년대 남녀평등과 여성의 직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여성들은 어깨 패드와
넓은 소매를 이용해 어깨를 넓혔다. 또 오버사이즈의 옷을 입음으로써 그들의 몸을
부정했다’고 기술했다. 적을 만난 수사자가 갈기를 세우고, 공작새가 화려한 꼬리를
펼치는 것처럼 남성 위주의 사회에 대적하는 여성들이 어깨를 부풀리며 그 힘과 위세를
과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 여성학계에서 마돈나만큼 페미니즘을 온몸으로 상징하는 인물은 드물다.
마돈나가 하나의 ‘신드롬’으로 굳혀진 이후 미국의 하버드나 프린스턴 등 서구의
대학들은 그를 주제로 한 여성학과 사회학 강의를 앞다퉈 개설했다. 마돈나가 여성학에
끼친 영향을 다룬 마돈나학(Madonnology)은 서구 학계에서는 익숙한 연구 주제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마돈나는 데뷔 초기인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여성에게
드리워진 터부와 금기 사항들을 하나 둘 깨뜨리는 페미니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발맹이 이끄는 ‘어깨 패션’과 이처럼 진한 궁합을 자랑하는 마돈나는 올 9월
베스트 앨범을 전 세계에 동시 발매하기에 앞서 앨범과 같은 제목의 싱글 ‘셀러브레이션’의
뮤직 비디오에서 발맹의 미니 드레스를 뽐냈다. 여기서 그의 ‘포스(force)’를 재확인해준
요소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 촘촘히 박혔다는 드레스의 화려한 디테일이 아니었다.
육감적인 춤사위 속에서 무게 중심을 잡아 준 두툼한 어깨 패드였다.

 

● ‘한 성질’ 하는 여성들의 필수 아이템

 

탄생에 얽힌 사회적 배경과 위압적인 이미지 때문인지 국내 여자 스타들에게로
고스란히 옮겨진 ‘어깨 패션’의 트렌드는 주로 막 돼먹은 성질머리를 자랑하는
‘배드 걸(bad girl)’ 캐릭터들에 애용되고 있다.

 

발맹의 ‘어깨 패션’으로 일찍이 화제의 중심에 선 두 여자 스타는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SBS ‘스타일’의 김혜수와 KBS2 ‘아가씨를 부탁해’의 윤은혜였다.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악독한 편집장을 연상시키는 ‘스타일’의
편집장 김혜수는 이 드라마에서 미사일처럼 장착된 어깨 패드가 인상적인 발맹의
시스루 블라우스를 입고 처음 등장했다. 녹색 매니큐어와 패디큐어, 잠자리 날개
모양의 선글라스와 어우러진 ‘어깨 패션’의 포스는 그의 까칠한 성격과 카리스마를
형상화하기에 충분했다. 김혜수는 이 드라마에서 발맹 스타일의 블랙 재킷도 입었고
청바지도 입었다. 그 모든 옷들이 여배우 김혜수와 마치 한 몸처럼 느껴진 것은 단지
박 기자라는 까칠한 캐릭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김혜수’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도전적’ ‘독립적’ ‘이성적’ ‘만만치 않음’ ‘카리스마 속의
섹시함’ 등과 같은 키워드와 어우러지며 ‘어깨 패션’의 상징적 의미와도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영화 ‘스타일’의 한 장면. 사진제공 예인문화

 

 

 

영화 ‘타짜’의 정 마담, ‘바람피우기 좋은 날’의 이슬, 드라마 ‘장희빈’의
희빈 장씨 역을 완벽히 소화해 내며 대중의 머리 속에 각인된 김혜수의 이미지는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 그 자체다. 김혜수 대 ‘어깨 패션’, 카리스마 대 카리스마의
만남은 충돌이 아닌 시너지였던 것이다.

 

이제 윤은혜의 ‘어깨’를 얘기할 차례다. ‘아가씨를 부탁해’의 윤은혜 역시
까칠한 상속녀(‘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캐릭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를 연기하기
위해 ‘어깨 패션’을 선택했다. 생각해보면 윤은혜가 맡았던 과거 배역 가운데 패션
감각을 뽐낼 수 있는 작품은 많지 않았다. 체육복(예능 프로그램의 ‘소녀 장사’)
개량 한복(드라마 ‘궁’) 종업원 유니폼(‘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20대 여배우의
‘에지’를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윤은혜는 최근작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그 동안의 한을 풀 듯
다양한 ‘신상’과 코디네이션을 선보였다. 마치 패션지 화보를 보는 듯한 이미지를
매회 연출하면서 ‘스토리는 없지만 스타일은 남는 드라마’라는 약인지 독인지 모를
평가를 끌어냈다.

 

그가 드라마에서 입은 ‘베스트 아이템’ 역시 방영 초기 캐릭터의 까칠한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입은 검은색 발맹 재킷이다. 이 재킷은 노련한 스타일리스트들에 힘입어
체인 달린 샤넬 백, 금속 목걸이와 훌륭하게 어우러지면서 연예인 패션 ‘워너비’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스타일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윤은혜는 이 드라마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드라마와 캐릭터가 겉돈다’는 악평에 시달렸다. 대본 또는 스토리
전개의 부실함, 완벽하지 못한 연출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억울하게 불거진 평가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깨 패션’과 어깨 패션이 상징하는 과잉적 이미지의 의상에
윤은혜가 압도돼 버렸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스타일링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대중이 아는 윤은혜의 선한 이미지와 ‘배드 걸’
느낌의 ‘어깨 패션’은 묘한 불협화음을 일으켰다. 드라마 속의 윤은혜는 못된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은, ‘아가씨’ 강혜나가 아닌 착한
배우 윤은혜로 보였다. 심지어 뾰족한 어깨를 자랑하며 ‘블링 블링’ 반짝이는 액세서리로
치장한 못된 아가씨였을 때보다 신분을 뛰어넘는 어려운 사랑을 이루기 위해 집사와
도피여행을 떠난 길, 후줄근한 셔츠에 촌스러운 바지를 입은 시골 아낙네 같은 차림이
더 예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하는 팬들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윤은혜의 ‘어깨 패션’이 어색했던 것은 그가 가진 카리스마의 무게
탓이었을 것 같다. 패션 스타일리스트 박명선 실장은 윤은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소녀’란 키워드를 꼽는다. “옷으로 치면 명품 브랜드의 발랄한 세컨드 라인,
그리고 활동적인 미국 캐주얼 브랜드 같은 이미지의 윤은혜가 옷 자체만으로도 무거운
존재감이 느껴지고 성숙한 느낌의 유럽풍 ‘어깨 패션’을 연출하려니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든 것이다.” 소녀이자 여동생이었던 윤은혜가 갑자기 “날 만만하게 봤냐”며
어깨를 곧추 세우는 풍경 속에서 대중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김혜수나 윤은혜 패션만큼 화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국민요정’ 이효리와 흥행
배우 하지원도 올 8월 말 열린 ‘Mnet 20’s 초이스’ 시상식에서 화려한 ‘어깨
패션’을 자랑했다. 하지원은 10월26일 열린 강혜정과 타블로의 결혼식에서도 패드가
달린 발맹의 블랙 재킷을 뽐냈다. 공교롭게도 ‘Mnet’이 주최한 이 시상식에서 이효리는
‘미래에서 온 전사 같아 무섭다’는 이유로, 하지원은 ‘바지, 헤어스타일과의 미스
매칭으로 오버한 느낌’이라는 이유로 모두 ‘워스트 패션’으로 회자됐다.

 

그러나 이들의 독립적, 도전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어깨 패션’은 궁합도
안보고 결혼한다는 4살 차이 연인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해맑은 선홍빛 잇몸을 드러내며 망가져도, 또 억센
부산 사투리를 써가며 애 딸린 남자에게 연정을 쏟아 붓는 어촌 마을 아가씨(영화
‘해운대’)로 신분이 낮아져도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그들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선전하는 소주만큼이나 ‘독한 여자’가 돼 버린 그들에게는
생에 대한 절박함과 집착적 근성까지 느껴진다.

 

윤은혜를 위한 변명 하나.

 

51세의 마돈나, 39세 김혜수, 그리고 30세인 이효리와 하지원의 내공과 카리스마를
젖살도 빠지지 않은 스물다섯 윤은혜에게 요구할 수 있을까. 제 아무리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라도 이를 한 방에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너도 나도 즐겨 찾는 올 가을 ‘어깨 패션’은 그러니, ‘목 짧고 어깨 넓은 여자는
피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포스도 카리스마도 세월이 주는 내공도 없는
여자는 피하라’고 말할 일이다. 수십 년이 지나 올해 다시 찾아온 1980년대의 유행은
또 다시 돌고 돌아 미래의 한 지점에 안착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쯤 세월은 윤은혜에게
‘어깨 패션’에도 눌리지 않고 당당하게 카리스마를 뽐낼 경륜을 선사할 것이다.

 

여배우의 나이듦에도 장점이 있다.

 

 

내공 강한 이효리와 하지원.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카테고리 : 기본게시판 댓글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