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홈런왕 아들과 아버지의 사랑

<요미우리 이승엽과 그의 아버지 이춘광 씨. 이들 부자는 서로 말이 없지만
마음 속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은 깊고도 깊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982년.
여섯살 된 소년은 야구가 좋았다. 아버지에게 생일선물로 야구 글러브와 방망이를
사달라고 졸랐다.

  그
해는 한국에 프로야구가 시작된 때였다. 대구에는 삼성 라이온즈가 홈 팀으로 창단했다.

  소년은
삼성 야구를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3살 위 형을 따라 다니며 야구를 했다.
곧잘 던지고 잘 쳤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소년은 지역 멀리 던지기 대회에서 3등을 했다. (대구 중앙)한 초등학교
야구부 관계자의 눈에 들었다.

  그
관계자는 소년에게 야구를 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소년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푸른 그라운드를 누비는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반대했다. 오직 1등 만 살아남는 힘든 야구를 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년은
반항했다. 수업이 끝나면 집에 가방만 던져 놓고 밖으로 나갔다. 가족과 밥도 잘
먹지 않았다. 그리고 밤 늦게 까지 야구를 했다.

  그렇게
한달이 흘렀다. 소년은 아버지에게 말했다. “나중에 야구로 실패하더라도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겠다”고.

  아버지는
소년의 진심을 보았다. 그리고 야구를 허락했다. 멀리서 아들이 야구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왼손잡이 소년이 치고 달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소년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체전에서 투수 겸 타자로 뛰었다.

  그렇게
그는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야구 명문 경북고에서는 투수 겸 타자로 뛰었다. 하지만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투수를 포기했다.

 

<경북고 시절의
이승엽. 그는 타자 겸 투수도 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고교
졸업 후 1995년 프로야구 삼성에 입단했다.

  야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 대신 프로를 선택했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30개 이상 홈런을
날렸다. 2003년에는 56홈런으로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그
사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일본을 울리며 동메달을 차지하는 결승 2루타를 날렸다.

  그리고
2004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롯데를 거쳐 요미우리의 중심타자가 됐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미국 대표팀의 에이스 돈트렐 윌리스를 강타해 홈런을
날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
일본 전과 결승 쿠바전에서 결승 쐐기포를 쏘아 올렸다. 그는
승부사였다.

  요미우리
이승엽(33) 얘기다.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66)씨 고향은 전남 강진이다. 1967년 군대생활을 한 대구에 눌러앉았다.
40여년간 살아온 대구는 고향 그 이상의 의미다.

  이
씨는 아들에게 전화를 잘 하지 않는다. 오는 전화만 받는다.

  아들이 보고 싶지만
꾹 참는다.

  야구에
대한 얘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혹여 아들이 부담을 가질까봐서다.

  아들이
홈런포를 펑펑 쏘아올릴 때는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동네 사람들이 “홈런 왕 아들을
둬서 좋겠다”는 말을 들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이다.

  하지만
아들이 부진할 때는 괴롭다. 말을 더 아낀다. 가슴에 담는다. TV를 보며 응원하는
게 전부다.

  홈런왕과
그의 아버지. 속내는 드러내지 않아도 서로를 의지한다.

  2007년
1월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 아버지나 아들 모두 한 쪽 가슴이 허전하다.

  그렇기에
이승엽은 아버지를 더 생각한다. 아버지 역시 아들의 맹활약을 마음속으로 응원한다.
이들 부자의 사랑은 소리 없이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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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아시아 홈런왕 아들과 아버지의 사랑”

  1. 운영자 2009-07-04 at 11:44 pm #

    blogmaster 입니다. 이 포스트가 동아닷컴 관련기사로 선정되었습니다~☆

  2. 황씨아찌 2009-07-05 at 8:25 pm #

    이승엽이 5일 시즌 16호 홈런을 터뜨리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서 다행이네요. 6일 무안타가 아쉽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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