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필숙이로 사는 법

매주 월요일 화요일 밤 드라마 ‘드림하이’를 봅니다. 너무도 뻔하고 구멍 뚫린 전개, 몰입하기엔 거슬리는 아이돌들의 연기가 걸리긴 하지만 ‘진짜’ 가수들이 가수를 꿈꾸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의 매력을 거부하긴 힘듭니다. 어색한 연기에 채널을 돌렸다가도 출연진들이 노래를 부르면 다시 드림하이로 돌아오게 되더군요. 여기저기서 드림하이를 ‘농약같은 드라마’라고 부르는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눈여겨보게 되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필숙 역을 맡고 있는 아이유입니다.

지난해 말, 아이유를 만났을 당시 아이유는 드라마 1회를 찍고 있다고 했습니다. 첫 연기도전입니다. 따로 연기 지도는 받았냐고 물었더니 데뷔 전 연습생 시절 받은 것이 전부라더군요. 이미 알려졌다시피 아이유는 1년 간의 연습생 시절을 거쳤죠. 보통 아이돌보다 짧은 연습생 기간입니다. 연기 수업도 많이 받지 못했겠죠.

 

             

연기 수업도 많이 받지 못했을텐데 ‘드림하이’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드림하이를 하나의 소설처럼 읽는다고 했습니다. 대본을 받으면 소설 한권 읽는다는 생각으로 쭉 읽고, ‘아, 이 상황에서 필숙이는 이랬겠구나’ 생각을 해본다네요. 그런 필숙이는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행동할 것 같다고 정리해서 감독님께 ‘필숙이는 이런 아이죠?’라고 물어본다는 것입니다. 아니라고 하시면 다시 생각해보고. 다시 말씀드리고 피드백받고 그렇게 필숙이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누구한테 연기를 배우는 것 보다 스스로 필숙이를 최대한 이해하는게 더 빠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보통 연기자들은 캐릭터와 자신의 공통점을 찾는 것부터 캐릭터에 접근합니다. 아이유는 그런 노력은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닮은 점이 많긴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필숙에게 투영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냥 대본에 써있는 필숙이를 상상하며 필숙에게 어울리는 행동 말투를 한다고요. 그렇게 생각하고 또 생각해 필숙을 만들었나봅니다.

실제 아이유와 필숙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말의 속도입니다. 아이유는 또박또박 빠르게 말하거든요. 그런데 필숙이는 말이 참 느리죠. 입도 작게 벌려서 입모양만 보고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힘듭니다. 아마도 아이유의 생각 속 필숙은 그런 모습이었나 봅니다. 필숙은 눈빛에도 자신없음이 가득하던데 그 점도 아이유와 다릅니다. 같이 연기하고 있는 김수현은 아이유의 눈빛에서 ‘독기’가 보인다고 했습니다. “18세의 눈빛이라고 믿을 수 없는 포스가 있다” “눈빛에서 대세인 이유가 보인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분량의 많고 적음을 떠나 드라마에 잘 적응하고 있는 아이유를 보며 왜 제작사가 아이유를 캐스팅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예능프로그램에 나가서도 기타를 치며 노래부르는 ‘천상 가수’ 아이유인데 연기에 도전한 이유도 궁금했고요.

알고보니 ‘드림하이’ 측에서 여러 차례 출연을 제의했다더군요.
‘드림하이’의 주 출연진은 제작사 JYP와 키이스트 소속 연예인들입니다. 수지 택연 우영 주(JOO)는 JYP 소속이고 김수현과 윤영아는 키이스트 소속이죠. 아이유와 은정 정도만 제작사와 무관한 출연진입니다. 소속 연예인을 기용할 수도 있었는데 아이유를 캐스팅한 건 그만큼 필숙 역에 아이유가 잘 어울렸기 때문이겠죠. 아이유 또한 여러 차례 제안을 거절했지만, 필숙이가 기타치고 피아노치는 노래하는 아이였기 때문에 마음을 바꿨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어쩌면 아이유가 ‘드림하이’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은 ‘연기하는 아이유’가 아니라 드라마를 통해 ‘노래하는 아이유’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대중들에게도 그 전략이 읽혔는지 아이유가 부른 ‘기다리다’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됐더군요. ‘기다리다’의 원작자인 이적도 아이유의 노래에 만족했다고 하니 아이유, 드라마에 출연한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드라마도 후반부에 접어들었습니다. 얼마전 혜미(수지)가 필숙에게 그랬죠. “너도 주인공 같아. 자꾸자꾸 예뻐지는 주인공.” 20회인 최종회에 그래미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가수 K가 누구인지 밝혀지겠지만, 필숙도 아이유도 K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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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아이돌 특집, 안쓰러웠던 이유.

‘레인보우’ 재경 우리 ‘제국의아이들’ 광희 동준 ‘걸스데이’ 민아 ‘애프터스쿨’ 리지 나나…

설 연휴 동안 이름을 외운 아이돌그룹 멤버들입니다. 소녀시대 카라 티아라 빅뱅 샤이니 비스트 등 정상급 아이돌들이야 이미 멤버 각각의 이름을 외웠지만 이제 막 얼굴을 알리고 있는 아이돌들은 아무래도 얼굴 구별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인터뷰를 할 때면 그룹 사진을 꺼내놓고 이름과 얼굴 매치시키는 게 일입니다. 눈에 익어야 궁금한 것도 생기니까요. 각 그룹마다 예능프로그램에 단골로 출연하는 멤버들이 있어 그 멤버 얼굴 익히는 건 쉽지만 다른 멤버들 이름을 기억하는 건 솔직히 공을 들여야 하는 일이죠. 그런 면에서
가슴에
커다란 이름표 붙이고 ‘저 좀 기억해주세요’ 하는 아이돌 멤버들에게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누구야? 누구지? 낯설었다가도 1시간 쯤 열심히 보면 다른 프로그램에 같은 멤버가 나왔을 때 눈에 확 들어왔으니까요. 그런데 보다보니 저 스스로 ‘저 친구는 나중에 MC하면 되겠네’ ‘연기해도 되겠다’며 가수로 데뷔한 아이들을 연기자 MC 뮤지컬배우 등으로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가수이지만 10년 뒤, 20년 뒤에는 당연히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을 것 처럼요.

그렇게 분류하고 있는 저 스스로 씁쓸하긴 했지만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이효리 성유리 옥주현 이진 문희준 토니안 손호영 등 ‘전’ 아이돌 멤버들이 지금 연예계 곳곳에서 가수 혹은 연기자 등에서 활동하고 있죠.

어쩌면 아이돌은 가수가 아니라 방송인으로 데뷔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연기자가 꿈이지만 연기자로 데뷔하는 것보다 아이돌로 데뷔해 얼굴을 알려 연기자로 전향하는 것이 연기자로 성공하는 지름길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제1 과제는 얼굴알리기일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돌 수영대회를 위해 두 달간 수영
코치에게 레슨을 받았다는 후문까지 들리죠.

저는 아이돌 만날 기회가 있으면 ‘10년 후 어떤 모습이 되고 싶냐’고 묻곤 합니다. 교육 잘 받은 아이돌들은 멤버들과 평생 같이 노래하고 싶다고 하지만, 가끔 속내를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사실 연기자가 꿈이다’ ‘MC가 되고 싶다’고 답하는 거죠. 그들에게 아이돌 활동은 ‘진짜 꿈’을 이루기 위한 계단인 것입니다.

그렇게 속내를 털어놓는 멤버들을 보면 제 대학생 시절이 떠오릅니다. 고3시절 저는 진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찾기보다 우선 대학 진학만 바라보고 있었죠. 대학에 합격하기만 하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릴 것이라 생각하고 일단 합격증을 받으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모든 것이 해결되기는커녕 평생을 함께할 직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요. 대학 4년은 진짜 꿈을 찾는 시기였습니다.

어쩌면 연습생 시절 내내 데뷔만을 꿈꾸던 아이돌들도 데뷔하면 모든 것이 술술 풀릴 것이라 생각했겠죠. 데뷔하고 나서야 현실을 깨닫고 진짜 자신들이 가야할 길을 찾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힘든 연습생 시절 거쳐 데뷔한 아이돌들 기특하기 보단, 앞으로 그들이
헤쳐가야 할 험난한 길이 눈에 보여 안쓰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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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그 여자' 부르지 않은 이유(인터뷰 후기+녹취)

뭘 해도 성공하겠다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연예인 중에는 하지원이 그런 것 같습니다. 뭘 해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왜 그가 출연한 작품들이 성공을 하는지, 그가 왜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는지 그냥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사실 전 ‘시크릿 가든’도 지원 씨가 출연한다고 해서 챙겨 봤습니다. 첫 회부터 보여준 액션, 연기는 그이기에 가능했겠구나 싶더군요. 인터뷰를 하게 해달라고 소속사에 몇 번이나 전화했지만 “밤샘촬영 중이라 시간이 전혀 나지 않는다”는 답에 반박할 수 없을 만큼 빡빡하고 강도 높은 스케줄일 것 같았습니다.

김주원이야 길라임-오스카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조금이나마 쉴 수 있고 오스카야 길라임-김주원이 나오는 장면에서 쉬었을테지만 액션스쿨에서도 김주원과도 오스카와도 계속 붙는 길라임은 쉴 틈이 없어보였거든요. 가장 많은 장면을 소화해야하는 역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가 끝나서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19일에 했으니 종영하고 3일이 지난 뒤였네요. 인터뷰 당일 오전 소속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지원 씨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드라마 출연진이라면 모두 한다는 그 흔한 ‘링거 투혼’하나 알려지지 않더라니 이제야 아픈건가 싶었습니다.

인터뷰 장에 도착해보니 지원 씨가 있더군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언질이 없었다면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만큼 바른 자세였습니다. 반면 얼굴은 조금 부었더군요. “아프다더니 괜찮냐”고 묻자 “으슬으슬한 정도”라며 웃었습니다. 드라마가 끝나면 푹 퍼져서 아파야하는데 사장님이 드라마 끝나면 인터뷰도 해야한다고 해서 아픈 것도 참고 있다면서요.

“아픈 것도 참는다”는 말에 깜짝 놀랐는데, 이런 반응을 자주 본다는 듯 “그게 돼요. 정말 돼요”라며 또 웃었습니다. 그리고 알려지진 않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씩 영양제를 맞으며 버텼다고 했습니다. 그런 것 좀 언론에 노출시켜서 안그래도 불쌍한 라임이 더 불쌍해 보이게 하지 그랬냐고 농담을 건네자 “아파도 안 아파 보이고 싶다”고 하더군요. 화면에 피곤한게 보이고 아프다고 알려지는 게 자존심 상한다는 것입니다. 거 참…

인터뷰는 재밌었습니다. 지원 씨는 열심히 답했고 열심히 웃었습니다. 시원한 웃음 소리에도 성실함이 묻어난다고 할까요.

기사에는 쓰지 않았지만 ‘그 여자’를 부르지 않은 이유도 물어봤습니다. 현빈 씨가 ‘그 남자’를 불렀으니 지원 씨가 ‘그 여자’를 부르면. 드라마에 사용되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사실 배우 입장에서도 부수익이 생기는데 심한 음치가 아니라면 욕심날 법 하지 않겠습니까. 근데 지원 씨는 “영화 OST를 많이 불러서 그런가?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듣고 싶었다고 했더니 기다리는 팬들이 많으면 2월 ‘시크릿 가든’ 콘서트 때나 기회봐서 한 번 부르겠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그의 손에 눈길이 갔습니다.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예쁜 반지 하나, 두 개는 기본으로 끼고 나오고 네일케어는 받고 인터뷰 장에 옵니다. 주로 빨강 손톱을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간혹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은 연예인 손을 보면 신기해서 다시 보게 되는데 다시 보면 무광 매니큐어는 칠했더군요. 그런데 지원 씨는 ‘민손’이었습니다. 무광 매니큐어도 칠하지 않았고 손톱이 길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라임이 손보다는 실제 지원 씨 손이 덜 거칠겠지만 보통 봐왔던 여배우의 손은 아니었습니다. 참 소박하다 싶어 괜히 자꾸 쳐다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사진 촬영을 하러 일어섰는데, 발가락이 보이는 힐을 신었더군요. 역시 페디큐어하지 않은 ‘민발’이었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하지원의 삶’이 재미있어졌는지 물어봤습니다. 영화 드라마 속 캐릭터로 사는게 정말 재밌어서 현실의 하지원의 삶이 재미없다던 게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를 찍고 ‘하지원의 삶’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는데, 답은 못 찾았다고 합니다. 여배우이기 때문에 제약이 많았다네요. 드라마, 영화 찍은 것 빼고 뭐 할 때 가장 재밌냐고 물었더니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갈증 날 때 맥주 마시는 것” “아침에 일어나 카푸치노 마시는 것”을 꼽습니다. 그리고 본인도 좀 민망한지 까르륵 웃었습니다. 대안으로 찾은 것이 “재밌는 작품을 더 하는 것”이라는데, 그래서 찾은 작품이 ‘7광구’와 ‘시크릿 가든’이었답니다. 두 작품 다 재밌을 줄 알고 달려들었는데 고생 많이 했다면서 억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7광구’ 얘기가 나와 재미삼아 영화 ‘7광구’의 주인공은 하지원이냐 괴물이냐고 물었더니 괴물이라고 하더군요. 지원 씨와 호흡을 맞춘 남자 배우는 확 뜨곤 하죠. 이번에는 괴물을 띄웠냐고 물었더니 “맞다”며 또 웃습니다. “괴물과 눈빛 교환하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결국 해냈고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1시간 가량의 인터뷰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일 중독에 대한 생각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열심히해서 일 중독이 아니라, 즐기면서 열심히 하는 게 정말 일 중독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지원 씨는 완벽한 일 중독자였고요. 오죽하면 드라마가 끝났으니 라임이를 떠나보내기 전에 메시지를 남겨달라는 주문에 “설레인다”며 헤헤 웃겠습니까. 라임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 지원 씨 표정은 꼭 주원이를 바라보던 그 표정이었습니다. 메시지는 파일로 올리니 직접 들어보세요^^

 

인터뷰
원문

1편:
하지원
"아픈 것도 참으면 조절되더라"

2편:
하지원
"박지성 닮은꼴? 사실 내 목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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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의 자다 깬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인터뷰 후기)

올해 초부터 아이유를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2008년
중학생이 감정을 잡고 슬픈 발라드곡 ‘미아’를 부르면서도 카메라를 보면 눈을 깜박깜박하며 긴장한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었습니다. 뭔가 신기해보였는데 후속곡으로 너무도 경쾌한 ‘부’를 선택하며 다른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게다가 ‘마쉬멜로우’까지. 신기했던 신인 가수가 그저 그런 여가수가 되는 것같아 씁쓸했습니다.

 

그러다 아이유가
예능프로그램에 기타메고 나와 아이돌그룹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는 모습을 봤습니다. 마치 ‘무대에서의 모습은 진짜 제가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당시 저는 라디오 DJ들을 주로 만나고 다녔는데 라디오
프로그램들을 듣다보면 고정게스트로 아이유가 자주 나오더군요. 라디오에 출연하고 있을 때 아이유는 딱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진짜’ 아이유의 모습이 궁금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소속사는 앨범이 나온 뒤로 약속했습니다. 그때만해도 여름이면 나온다던 앨범이 겨울까지 미뤄져 12월 초에야 인터뷰 이야기가 다시 오갔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아이유는 생각보다 목소리가 허스키했습니다. 솜털 보송보송한 얼굴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였습니다. ‘3단 고음’으로 목에 이상이 생긴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는데, 자다 일어나서 그렇다며 부끄러워하더군요. 차가 꽉 막히는 주말, 일산에서 음악 방송을 끝내고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으니 아마 2시간 정도는 잤겠죠. TV만 틀면 아이유가 나오니, 그 스케줄을 소화해내는 당사자에게는 꿀같은 2시간 일 것 같았습니다.

 

목소리 이야기로 시작했으니 자연스레 ‘3단 고음’으로 화제가 옮겨갔습니다. ‘3단 고음’으로 가요계를 점령해버렸으니 뿌듯해할 줄 알았는데 막상 이 가수는 가창력보다는 과시용인 것 같다며 오히려 겸손해 하더군요. ‘잔소리’로 데뷔 후 첫 1위를 하고도 좀 더 노력하고 고생해서 1위를 하고 싶다며 부끄러워하고, ‘영웅호걸’에서 인기투표 1위를 하고도 고개를 못 들던 그 소녀다웠습니다. 자신의 인기를, 위치를 즐겨도 될텐데 의식적으로 즐기지 않으려고 하는 게 보였습니다.

사실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대세’가 되어버린 아이유가 이 ‘대세’를 얼마나 이어갈지 궁금했었거든요.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 인기를 누리니, 앞으로 인기가 사그라지면 이 소녀가 어떻게 감당해낼까. 지금 이 인기가 아이유에겐 어떤 의미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인터뷰를 준비했었습니다. 그런데 ‘3단 고음’이 과시용이라며, 앞으로 무대에선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일부러 ‘3단 고음’을 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아이유를 보며 마음이 놓였습니다.

동시에 조금은 안타깝기도 했고요. 몇 달 전에 만난 배우 유아인이 생각났거든요. ‘반올림’을 통해 최고의 인기를 맛본 유아인은 이후 인기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제약만 남더라고 했었죠. 그리고 한창 활동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성스’를 통해 다시 인기가 올라갔지만 그는 사라지고 말 인기에 초연한 모습이었습니다. 인기를 즐기려고 한다며 남들이 박수쳐줄 때 으쓱해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아이유도 조금 더 크면 지금의 유아인처럼 초연한 마음으로 인기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인기가 얼떨떨하다며 한편으론 무섭다고 하기보다는 조금은 즐겨도 되지 않을까. 그런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물론, 앞으로 더 발전하고 더 커야한다는 지금의 마음은 가지고 있으면서요.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이유는 단 한번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질문을 경청했고 다소 추상적인 질문을 던져도 자기 식으로 해석해 똑똑하게 답했습니다. 웬만한 성인 연예인들도 추상적인 질문을 던지면 질문 다시 해달라고 반문하는데
아이유는 제 질문의 요점을 잘 잡아내 답했습니다. 인터뷰 초반 “알차게 답하겠다”더니 말 그대로였습니다.

인터뷰를 끝내고 녹음기를 끄자 아이유가 부탁이 있다고 했습니다. 인터뷰에서 한 답을 되도록 그대로 기사에 옮겨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가 나가면 ‘아이유 말 잘한다’는 반응이 많은데, 그건 본인이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 기자들이 다듬어줘서 그렇게 되는 것이라며 자신의 말을 그대로 옮겨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유다운 부탁이었습니다. 그래서 녹취를 풀면서 되도록 아이유의 말을 되도록
손대지 않았습니다. 편집도 되도록 안했고요. 그러다보니 기사가 12000자가 됐습니다. 엄청난 양이죠. 기사가 너무 길어 다듬어야하나 고민도 했지만 아이유를 좀 더 깊게 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다소 길지만 “알찬” 아이유의 답변들을 읽어보세요.

1편: 아이유 “‘3단 고음’ 앞으로 무대에서 보기 힘들 것”

2편: 아이유 “밤마다 찾아오는 남자귀신을 모티브로…”

3편: 아이유 “‘아이유가 가야할 길’ 단정 짓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자다 깬 아이유 목소리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녹취 일부를 공개합니다.

(녹취
파일은 블로그에서만 들어주세요. 다른 게시판으로 옮기시면 녹취 파일 내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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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를 뽑아주세요

지난해 최고의 드라마는 MBC ‘선덕여왕’과 KBS ‘아이리스’였습니다. MBC와 KBS는 너무나 당연하게 연말 대상 시상식에서 각각 고현정과 이병헌에게 대상을 주었죠. 만약 MBC와 KBS, SBS가 통합해 한 사람에게 대상을 주었다면 두 사람 중 누가 받았을까요.

이 질문의 답을 내리고자 O2는 지난해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 어워즈를 실시했습니다. MBC SBS KBS를 통합한 대상은 선덕여왕의 고현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두 번째로 지상파 3사 드라마를 통합한 드라마계의 지존을 가리려고 합니다.

대상은 MBS KBS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66편(아침드라마 제외)에 출연한 주요 배우이며 2단계 심사를 거쳐 최종 1인이 선발됩니다. 1차 심사는 O2 취재팀과 칼럼니스트,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의 방송 기자 14명이 각각 10명의 배우를 추천한 결과로 종합됐습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배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 SBS ‘자이언트’의 정보석

- KBS ‘추노’의 장혁

- SBS ‘대물’의 고현정

- MBC ‘동이’의 한효주

- KBS ‘제빵왕 김탁구’의 윤시윤

- KBS ‘신데렐라 언니’의 문근영

- KBS ‘제빵왕 김탁구’의 전인화

- SBS ‘시크릿 가든’의 현빈

- SBS ‘자이언트’ 이범수

- KBS ‘성균관스캔들’의 박유천

- SBS ‘대물’의 권상우

(동점자가 있어 11명이 됐습니다)

정보석 씨의 경우 MBC ‘지붕뚫고 하이킥’의 주얼리 정에서 180도 변신한 SBS ‘자이언트’악역 조필연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1차 심사에서 1등을 차지했습니다. 지상파 3사를 통합한 심사였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2차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일부터 일주일간 실시되는 인터넷 폴 결과와 전문가로 구성된 최종심사위원단의 평가 점수, 연기자가 만들어낸 화제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기사 건수 결과를 합산해 최고의 1인이 선정될 예정입니다. 결과는 17일 O2와 동아일보 위크엔드 섹션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고요.

그래서 여러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올 한해 여러분을 울고 웃게했던 드라마, 배우들을 직접 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투표
링크 퍼가실 분들은 http://www.donga.com/news/o2/poll_iframe.html
가져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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