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와 4대강 사업, 그리고 아무래도 그 뒤에는 …

국가부채와 4대강 사업, 그리고 아무래도 그 뒤에는 …

 

나라 빚이 급증하고 있다. 이명박정권 출범후(2008~2010년) 국가부채의
증가율이 31.7%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들 수준이다. IMF는 한국의 2010년 국가채무가
4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7년의 29.6%보다 12.4% 증가한 것이다. 이명박정권 5년 동안에 총 200조원의 빚이
늘어난다. 특히 4대강 사업, 경인운하 등 쓸모도 없는 환경파괴적 땅파기 재정지출로 나라 빚이 늘고 있어 문제이다.

 

이렇게 국가부채가 늘자 이명박 정권은 국회의 예산심의를 회피하고, 공기업의
부채가 국가채무에서 제외됨을 악용하여 국가채무비율을 낮추기 위해 4대강 사업비 22.2조원 중 8조원과 경인운하 사업비 2.25조원 중
1.8조원을 수자원공사에 떠넘겨 세상을 속이고 있다. 연매출 2.4조원의 수자원공사는 10조원의 부채를 갚을 길이 없다. 결국 수자원공사의
적자누적은 수돗물 가격인상으로 이어져 모조리 국민이 부담하게 되어 있다.

 

국가채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포함한 국가가 중앙은행이나 민간으로부터 빌려 쓴
돈을 말한다. 정부는 국가채무가 2009년 말 36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5.6%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70~80%에 이르는
선진국 수준을 밑도는 만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377조원에 이르는 297개 공공기관 부채를 포함하면 이 비율은 2배 이상으로
높아져 OECD 회원국 평균치 75%와 같아진다.

 

공식적으로 국가채무에 포함되고 있진 않지만 공공부문의 부채는 국가채무와 같다.
문제될 경우 결국 국가와 국민의 빚이 된다. 여기에 국가 보증채무도 있다. 이는 민간 금융기관 등이 해외로부터 돈을 빌릴 때 국가가 상환보증을
서는 경우에 발생한다. 1997년 외환위기로 투입된 공적자금(168.6조원) 중 채권, 차관 등 정부가 지급보증한 104조원의 원금
25.8조원을 상환하고 이자로 59.2조원을 지급했다. 원금보다 이자가 2.3배나 많다. 2010년 만기의 원리금은 28.4조원이다. 특히
정부는 상환자금이 부족해 대부분 국채발행을 통한 ‘돌려막기’로 원리금을 상환하고 있다. 2009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국가보증채무 및 공기업부채 등을 합친 국가채무를 1,439조원이라고 주장했다.

 

2002년 이후 6년만에 공기업 부채는 173조원이 늘었고, 공기관 부채는
2004년 이후 4년만에 265조원이 늘었다. 이한구 의원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년 동안 우리의 국가채무는 80.7%가
증가했다. 미국은 8.3%, 일본은 16.5% 증가에 그쳤다. 노무현 정권(2003∼2007년)에서는 주로 서민지원을 위한 사회복지비 지출로
국가채무가 늘어난 반면, 이명박 정권(2008∼20012년)에서는 자연파괴와 땅파기 삽질로 건설재벌들의 금고를 채우는 것으로 국가채무가 늘고
있는 점이 다르다.(<그림 1-2>)

 

<그림-1
> 노무현․이명박 정권
10년의 국가채무 증가추이

                                                                                                                   
자료:ⓒ 새사연

 

 

<그림-2> 노무현․이명박 정권 10년의 GDP 대비
국가채무 증가추이

                                                                                                                         
자료: ⓒ 새사연

 

  이처럼 빚을 져가며 금수강산을 파헤치는 만행의 주원인은 이 나라 권력자의
운하병에 만고에 없는 오만과 고집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것만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살아있는 강을 죽었다고 우겨대며 온갖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가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행하는 이면에는 또 다른 흑막이 있어 보인다. 이른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미끼로 건설재벌들로부터 수치
미상의 대선자금을 받은 것이 아닌지 강한 의심을 하게 한다. 차라리 건설재벌들에게 22.2조원을 그냥 주어버리고 강이라도 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2010년 3월 10일

 

임석민, 한신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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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께 올리는 상소문

대통령님께 올리는 상소문 저는 30년 이상 현장과 책상에서 운송물류를 관찰하고 연구해온 서생(書生)입니다. 나랏일이 걱정이 되어
옛 선비들을 본받아 상소문을 올리오니 부디 경청해주시기 바랍니다. 옛 선비들은 도끼나 관을 옆에 두고 죽음을 무릅쓰고 상소를 했다 합니다. 저
역시 비장한 마음으로 올리는 글이라서 다소 거북하고 외람된 표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참고 읽어주시길 소망합니다. 대통령께서는
2008년 6월 “대운하는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하셨습니다. 그런데 대통령께서는 지금 ‘4대강 살리기’로
이름을 바꿔 사실상의 ‘대운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4대강 살리기 계획안’은 이전의 ‘경부운하 구상안’과 갑문만 빼고
똑같습니다. 강을 살리는데 왜 6m 깊이로 강바닥을 파헤치고 보(洑)는 왜 막습니까? 보는 강을 토막내는 것입니다. 강을 토막내서는 안됩니다.
강은 대통령님의 사유물이 아닙니다. 대통령께서 녹색뉴딜 등의 이름으로 치장하여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는 명백한 ‘대운하’
건설사업이며 ‘강 살리기’가 아닌 ‘강 죽이기’입니다. 2008년 5월 정두언 의원 등의 측근과 함께 ‘대운하’가 어감이 좋지 않으니 “다른
이름을 찾아 보라!”고 해서 나온 이름이 ‘4대강 살리기’라는 것을 국민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국무총리 이하 정부관료들이 한결같이 ‘4대강
살리기’는 ‘대운하’와 관계가 없다고 말하므로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께서는 국민들이 속아준 데 대해 쾌재를 부르고 신이
나신 것 같습니다. 대통령께서는 “터져야할 게 막히면 발전할 수 없다. 바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은 우리 역사의 과오이다.
강이 바다로 터져 사람, 상품, 문화 등 모든 게 흐를 수 있게 됐다. 내륙과 연결되는 ‘4대강 살리기’는 자연도 살리고, 환경을 살리고,
문화도 살리고, 역사를 되찾고, 경제를 살리는 사업이다. 온 세계는 대한민국의 ‘4대강 살리기’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강물이 흐르는 곳에
민심이 함께 흐른다. 그리고 경인운하 건설에 역사적 소명의식으로 임하라”고 독려했습니다. 지금 이 나라는 막힌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통오달의 도로와 철도가 거미줄처럼 뚫려있고, 하늘에는 비행기, 땅 밑에는 지하철, 바다에는 배들이 사람, 상품, 문화를 나르고,
민심도 분초를 다투며 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4대강 살리기’가 ‘대운하’의 위장사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온 세계가 경악을 할 것이고,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어 한국의 국격(國格)을 크게 떨어뜨릴 것입니다. 터뜨리고 뚫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강산을 파헤치고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운하를 뚫어놓아도 그 운하가 쓸모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통령께서는 박희태 대표가 “4대강 살리기는 대운하가
아니다”라고 선언하실 것을 권해도 딴전을 피우고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4대강 정비사업이면 어떻고, 운하면 어떠냐.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것이면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운하가 나라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사람은 대통령님을 비롯하여 극소수입니다. 운하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운하공사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과 대통령님을 무조건 믿고 따르는 사람들뿐입니다. 아직은 국민들이 ‘4대강 살리기’가 ‘대운하’의
위장사업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점차 그 실체를 알게 될 것입니다. 대통령님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들
고개를 돌릴 것입니다. 운하가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부도덕, 부정직, 비겁함에 분개할 것입니다. 대통령님의 인격은 밑바닥으로 추락할 것입니다.
일시적으로 국민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습니다. 80% 가까운 국민이 운하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반대하는
운하사업을 이름을 바꿔 국민을 속여가며 비밀리에 추진하는 국가지도자를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비행기가 날고 고속철이
질주하는 21세기에 강산을 파헤쳐 19세기 유물인 운하를 비전으로 삼는 국가지도자는 이 세상에 하나도 없습니다. 더욱이 반도국가에
종단운하(縱斷運河)를 건설하자고 주장하는 대통령께서는 운하에 대해 얼마나 연구를 하셨습니까? 어떤 근거로 운하가 나라에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까?
강을 토막내지 않고 건설비가 들지 않는 천연의 운하라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운하는 자동차, 철도, 비행기가 없던 19세기의
운송로였습니다. 손바닥만한 국토에는 운하가 맞지 않습니다. 운하는 최소한 1,000km 이상이 되어야 경제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운하는 천연의
강에서만 경쟁력이 있습니다. 굴착기가 동원대고 돈이 들어가면 경쟁력이 없습니다. 운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운하에 호감을 갖고
건설을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이 운하를 반대하기 때문에 다른 이름으로 위장하여 은밀히 추진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대죄(大罪)입니다. 그토록 운하가 염원이라면 차라리 “대운하를 하겠다”고 당당히 드러내놓고 하십시오. 저는 이처럼 국민을 속이는 사람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있습니다. TV에 대통령 얼굴이 비치면 채널을 돌려버립니다. 국민을 속이는 대통령을 국민들은 경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라가 서기 위해서는 자족경제(足食), 자주국방(足兵), 백성의 신뢰(民信)가 있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차례로
제거코자 하면 병력감축(去兵), 경제축소(去食)의 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백성의 신뢰(民信)를 잃게 되면 나라가 설 수 없다.” 공자의
가르침입니다. 국민을 속이면 나라(=정권)가 존립할 수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감히 말하건데 대통령님의 운하에 대한 환상과 집착은
게르만족의 우월성에 대한 히틀러의 망상 및 편집증과 똑같은 맥락입니다. 히틀러도 그 나름대로 비전과 신념을 가지고 유태인을 학살하고 전쟁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대통령께서 운하를 비전으로 삼고 국민을 속여가며 밀어붙이듯이 말입니다.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비록 그 차원과 규모는
다르지만 대운하도 같은 운명이 된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처럼 세상을 속이면서까지 운하에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도대체
무엇을 위해, 왜 운하를 건설하려 합니까? 나라를 위해서입니까?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제가 보는 바로는 허망한 공명심 때문입니다.
이명박이라는 이름의 바벨탑을 세우려는 헛된 욕망입니다.  저는 경부운하와 경인운하에 대한 2편의 논문을 썼습니다. 그 과정에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는데도 한국 제1의 성공인(成功人) 이대통령께서 왜 운하에 빠졌을까가 수수께끼였습니다. 분석결과 대통령께서 토목기술과
첨단기술이 결합된 독일운하의 기묘한 작동시스템을 보고 운하에 매료되었고, 전문지식이 없는 일부 학자들의 곡학아세(曲學阿世)로 확신을 갖게
되었으며, 토목기술과 첨단기술을 결합한 경부운하를 멋들어지게 만들어 기념비적인 업적으로 삼으려는 대통령님의 공명심이 원인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청계천에 이어 뭔가 기념비적인 공적물로 운하를 선택한 것입니다. 역사에 운하대통령으로 남기로 한 것입니다. 21세기 수양제가
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수나라 백성들의 노역(勞役)이 곧 우리 국민들의 피땀어린 혈세(血稅)라는 것을 아십니까? 나라를 위한다는 말은
겉치레입니다. 공명심이 아니면 운하에 집착할 이유가 없습니다. 운하로 청사(靑史)에 이름을 남기려는 허망한 욕망입니다. 퇴계
이황은 “부귀는 흩어지는 연기와 같고 명예는 날아다니는 파리와 같다”고 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 것만도 영광일텐데 역사에 이름을
남기려는 공명심으로 무리한 사업을 국민을 속여가며 강행하려는 대통령님의 지나친 욕망이 이성과 판단력을 마비시킨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청계천 복원과 버스전용로 등의 조그만 성공에 취해 공명심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1천만 시민이 사는 도심의 실개천
복구와 수백 킬로미터의 운하는 같지 않습니다. 청계천은 복원이고 운하는 훼손입니다. 청계천 복원을 위해 4,000명 이상을 만났다고 했습니다.
대운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셨습니까? 몇 사람이나 만나셨습니까? 아시겠지만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에 ‘생명의 강
연구팀’이 있습니다. 운하가 쟁점이 되자 나라를 걱정하는 올곧은 학자들이 모여 운하를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알기로 지금까지 한번도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자리가 없었습니다.
운하문제는 넥타이 풀고 24시간 아니 3일 밤낮으로라도 토론을 해야 할 중대한 문제입니다. 대통령님 혼자서 판단하여 밀어붙일
사업이 아닙니다. 대통령께서 운하를 비전으로 삼은 논리가 있을 것이니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십시오. 아니면 설득을 당하십시오. 왜 어떤 논리로
반대를 하는지 한번 들어보십시오. 청계천 상인들은 만나면서 왜 운하를 연구한 학자들은 만나지 않습니까? 대통령께서는 운하건설이
마치 선견지명이라도 되는 양 의기양양하고 계십니다. 운하는 막대한 국고탕진이며 아름다운 강을 토막내는 만행입니다. 거지성자로 불리는 독일의 페터
노이야르는 “때묻지 않은 한국의 산하(山河)가 눈에 선해 다시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금수강산을 훼손하지 마십시오. 금수강산은 후손들에게
남겨줘야 할 귀중한 자산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여성부 행사에 이어 어린이날 행사에 참여하여 퇴임 뒤 녹색운동을 하겠다고 말해
녹색운동가들이 대단히 분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통령께서 얼마나 자신을 모르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강을 토막내고 산을 잘라내는
대통령께서 녹색운동가를 꿈꾸고 있다니 기가 막힙니다. 여기 녹색운동가의 쓴 소리가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녹색성장
어디에도 생태계에 대한 배려는 없다. 강에 보를 만들어 흐름을 막고, 강바닥의 모래와 자갈을 파내는 것이 ‘이명박식 녹색성장’이고, 경제성도
없고 생태계를 훼손하는 경인운하를 녹색뱃길로 포장해 강행하는 것이 ‘이명박식 사이비 녹색’이다. 퇴임 후에 녹색운동을 할 것이 아니라 재임중에
녹색의 파괴를 멈추고 지금의 녹색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4대강 살리기’는 뉴딜도, 녹색성장도, 일자리 창출도 아닙니다.
허무한 공명심의 포로가 된 대통령님의 독선과 아집에 의한 재앙적 혈세낭비일 뿐입니다. 이제 땅은 그만 파시고 후손들이 먹고 살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부문에 예산을 쓰시기 바랍니다. 14조원을 무용지물의 운하가 아닌 미래의 먹거리가 될 첨단산업에 투입하시기 바랍니다.
도심을 질주하며 검은 CO2 매연가스를 뿜어내는 낡은 경유버스를 천연가스로 대체하는데 예산이 없어 교체를 못한다는 보도입니다.
14조원 예산을 이런 곳에 써야 퇴임후 녹색운동가가 되실 수 있습니다. 돈 쓸 곳이 무수히 많은데 왜 무용지물의 운하에 국민들의 피땀어린 혈세를
낭비합니까? 대통령께서는 수요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합니다. 주어진 과업만 효율적으로 완수하는 건설회사 CEO 출신으로 수요가 없는
운하의 문제점을 간과하는 것입니다. 운하를 만들어놓으면 배가 다닐 것이라는 기대를 해서는 안됩니다. 지금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시장은 냉혹합니다. 운하는 19세기 운송로였지 21세기의 운송로가 아닙니다. 왜 양양공항, 울진공항, 무안공항 등의 실패를 운하의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운하의 문제점을 지적한데도 대통령께서는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지도자는
유연한 사고와 열린 마음으로 주변의 의견을 경청해야 함에도 대통령께서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습니다. 오죽해야 여권의 핵심인사가 “어떤 얘기를
하든 다 대답이 있더라. 마치 철벽에 대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고 했겠습니까? 대통령님은 자신을 너무 존경하시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판단이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은 없습니까? 니체는 자신에 대한 회의(懷疑)를 하지 못하면 종말인(終末人)이라 했습니다.
자아성찰에 태만하면 즉시 오만함이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른바 성공의 함정에 빠져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다짐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국민을 얕잡아 보고 “나를 따르라!”는 과도한 자만에 빠져 있습니다. 운하를
모르는 사람들의 단소리만 듣지 마시고 부디 운하를 아는 사람들의 쓴소리를 들으시기 바랍니다. 쓸모가 없는 운하는 건설비대로 낭비이고, 준설비 등
운하의 유지관리비가 막대하여 돈먹는 불가사리가 될 것입니다. 운하는 나라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낭비입니다. 후손들에게 막대한 부담을 주는
애물단지가 될 것입니다. 부디 이성을 회복하시고 냉철한 눈으로 다시 한번 운하를 되돌아보시고 운하의 미몽(迷夢)에서 깨어나시기 바랍니다.
2009년 5월 12일 임석민, 한신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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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런 짓을 하는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런 짓을 하는가?

 

팔팔하게 살아있는 한강을 죽었다고 거짓선전을 하며 강을 죽이는 만행과 폭거의 현장을 보고 왔다. 8,800억원(한강 총사업비 1.8조원)을 쏟아붓는 한강의 3개보(이포보, 여주보, 강청보) 공사현황판에 적힌 공사의 목적은 ① 친수적·친환경적 하천조성, ②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하천조성, ③ 풍요로운 삶이 있는 하천조성, ④ 안전한 하천조성으로 되어 있다. 홍수예방, 수자원확보, 수질개선 등의 문구는 없다.

 

흐르는 강을 콩크리트 옹벽으로 가로막는 것이 어떻게 친수적·친환경적인가? 보(洑)와 준설이 어떻게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는가? 황포돛배와 오리배가 진정 삶을 풍요롭게 하는가? 보가 어떻게 강을 안전하게 하는가? 사실과 전혀 다르고 현실에 맞지 않는 거짓과 허구의 구호이다. 권력의 위세로 ‘사슴을 말’(指鹿爲馬)이라고 우기는 2200년 전의 중국의 고사가 지금 이 나라에서 재현되고 있다.

 

공사현황판 조감도에는 황포돛배 나루터가 계획되어 있고 돛배가 몇척 그려져 있다. 이른바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는 “여주대교-충주조절지댐 구간은 갈수기에 수심이 얕아 수상레저활동 등에 불리하다”고 씌여져 있다. 그리고 2,300만명의 식수원인 팔당댐 바로 위에 수상레포츠단지를 조성하면서 ‘한강살리기’라고 우기는 파렴치를 서슴치 않고 있다. 상수원 위에 돛배와 오리배를 띄울 호수를 만들어 “사람들을 끌어모아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저들이 꿈꾸는 ‘한강살리기’ 사업의 핵심이다.

 

사람들이 몰려들면 환경이 파괴되고 수질이 악화되는 것은 정한 이치이다. 그런데도 수질개선을 위한 사업이라고 혹세무민을 해대는 철면피들에 의해 지금 이 나라가 끌려가고 있다. 왜 이런 자들을 징벌하지 않는지 하늘이 원망스럽다. 설령 레저단지를 만들어놓아도 이용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2,000만명이 북적대고 외국인 관광객도 적지 않은 서울 한복판의 한강유람선도 적자이다. 황포돛배와 오리배를 타기 위해 여주로 달려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공사관계자에게 “이 강이 죽었느냐?”고 물었더니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가 많았다”고 답했다. 그것이 저들이 강이 죽었다고 내세우는 유일한 답변이었다. “이 일을 자랑스럽게 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답했다. 그래서 “훗날 아이들을 데리고 와 이 댐을 아빠가 만들었다고 말할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 대답은 하지 않고 “왜 그런 것을 묻느냐?”며 신경질을 냈다. 지난 연말 낙동강을 돌아볼 때에 현장관계자에게 “미친 짓이 아니냐?”고 묻자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었다. 제정신의 이 나라 백성이라면 현장을 보고 분노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막아야 하는데 …. . 어떻게 막아야 할까? 무엇보다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이 앞장서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구독자가 많은 보수언론이 문제이다. 세종시보다 훨씬 문제가 많은 데도 철저히 권력의 입맛에 맞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영향력이 있는 보수언론이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거악에 찬사만 늘어놓고 있으니 기가막힐
노릇이다. “그래 그렇게 쓰레기처럼 더럽게 살아라!”고 욕으로 분을 삭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현재 국민소송단이 제기한 가처분소송을 심리하는 판사들이 막아주는 것이다. 그러나 온갖 압력과 회유가 극심할 터이라 낙관하기가 어렵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의 정치꾼들에게 기대를 할 수도 없다. 그들은 이미 건설재벌들이 들이미는 돈다발의 독기에 녹아웃이 되어 버렸다. 의구심 속에서도 행여 야당의 예산저지를 기대했지만 역시 적당한 쇼로 끝내고 말았다. 건설재벌들이 그들의 돈주머니를 두둑이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OECD 30개국 청렴도 순위에서 20~25위의 부패국가이다. 특히 건설업계의 부패는 악명이 높다. 국민들의 뇌리에는 ‘건설업=폭리ㆍ부패ㆍ부실’이라는 등식이 박혀 있다. 경실연에 따르면 1993.3∼2006.7월까지 언론에 발표된 765건 부패사건의 53.9%인 412건이 건설과 관련된 것들이다. 부패의 반 이상이 건설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관공사에는 거의 모든 건설사가 뇌물을 제공한다. 이중계약서로 비자금 만들어 뿌리고 하도급업체에는 어음을 남발한다. 보도되는 비리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건설업의 부정부패는 만연되어 있다.” 신문에 보도된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의 고백이다.

 

앞으로 얼마로 늘어날지 모르지만 현재의 22.2조원 가운데 토지보상금 2.7조원을 제외한 19.5조원의 1%만 로비자금으로 뿌려도 1,950억원이 된다. 신용카드 수수료가 2∼3%인 점을 감안하면 2∼3%도 불사할 것이다. 2∼3%면 3,900∼5,850억원이 된다. 이 돈이 이 사회 곳곳의 권세 있는 자들에게 뿌려진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불행하게도 정치에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가난한 야당의원들은 돈다발의 유혹을 떨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돈다발이 없는 미디어법 저지에는 손발을 묶고 문짝을 부수며 결사적 저항을 했지만, 4대강 예산투쟁에는 적당히 쇼를 하고 웃으며 악수하고 끝내버렸다. 모두 한통속의 도둑놈들(みんな泥棒)이다.

 

미국의 매튜 조셉슨은 <강도귀족(The Robber Barons)>(1934년)에서 철도재벌 등의 대자본을 강도로 규정했다. 이들 대자본을 강도라 부르는 것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손을 잡고 시민들의 재산을 탈취했기 때문이다. 대자본의 강도짓은 권력의 비호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 나라는 지금 시대착오적인 운하병으로 이성을 잃은 토건회사 출신 권력자의 광기에 편승하여 건설재벌들이 단군 이래 최대의 호기를 맞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서민들의 피땀어린 혈세로 건설재벌들의 금고를 채워주는 강도짓이요, 건설재벌들이 가난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강도행위이다.

 

황포돛배 몇척을 띄우기 위해 살아있는 강을 죽은 강으로 둔갑시켜 막대한 혈세를 쏟아붓는 만행에 대한 분노와 함께 난도질당하는 강이 불쌍하고, 속아 넘어가는 국민들이 불쌍하여 아픈 가슴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나는 히틀러에게서 이 나라 권력자의 모습을 본다. <광기의 역사>에 인용된 히틀러에 대한 프로이드의 분석이다. “그의 의지는 타인에 의해 보강될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들이 의심하며 흔들릴 때도 그는 항상 자신의 비전이 단 하나의 진실한 비전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자신만을 사랑하며, 타인에게 최소한의 애정을 베풀거나 그저 알아봐 주는 것 이상의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에 대한 사랑에 자신을 감금시킨 궁극의 존재다. 자신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오만한 사람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이 나라 권력자의 운하에 대한 망상과 편집증은 게르만족의 우월성에 대한 히틀러의 망상 및 편집증과 똑같은 맥락이다. 히틀러도 그 나름대로 논리와 신념을 가지고 유태인을 학살하고 전쟁을 일으켰을 것이다. 이 나라 권력자가 운하를 비전으로 삼고 국민을 속여가며 강을 난도질하듯이 말이다. 욕심이 가득차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법이다. 4대강 사업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이 나라 권력자는 공명심이라는 허망한 욕망의 노예가 되어 4대강 죽이기라는 씻을 수 없는 범죄행위로 온 나라 국민의 저주를 받고 얼굴을 들지 못하는 처량한 신세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국민들이여!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난도질하고 여러분의 피땀어린 혈세를 훔쳐가는 망국적 강도행위를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은 채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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