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러웠던 맛집, 제주도의 돈사돈

 

 

제주도 맛집 중 가장 유명한 곳 중에 하나가 돼지고기 집 ‘돈사돈’입니다.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허름한 고깃집인데 1박 2일 등 매스컴을 탄데다 네티즌들 입소문이 더해지면서 줄을 서지 않고는 먹기 듬든 인기절정의 고깃집이 됐습니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한 친구가 ’돈사돈은 꼭 가봐! 돈사돈 또 가고 싶어!’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기에, 마지막 날 공항에 들리기 전에 저녁을 이곳에서 해결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6시에 가면 이미 줄이 늘어져 있고 한시간이 될지 두시간이 될지 모른다고 하기에 일찌감치 4시 반 쯤 도착했습니다. (저는 기다리는 걸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ㅁ= )

 

 

 

 

저녁치고는 꽤 이른시간에 도착한 덕에 테이블의 반 정도가 비어있었습니다. 오후까지 관광을 하는 둥 마는 둥하고 오직 돈사돈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차를 몬 보람이 있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주차를 하고 고깃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자리에 앉을까 싶어 고민을 하느라 실내를 두리번 거리는 동안 고기를 굽거나 서빙을 하고 있던 있던 약 7, 8명에 가깝던 종업원 중 누구도 인사를 하거나 자리를 안내해주지 않았습니다. 당황한 상태로 맨 창가 맨 끝자리로 갔습니다. 손님들이 막 자리를 비웠는지 아직 상이 치워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러자 고기를 굽고 있던 종업중 한 분이 “자리 안치웠으니 거긴 앉지 마세요!”라고 싸늘하게 말했습니다. ‘그럴거면 진작 자리 안내를 해주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아무 자리에나 앉았습니다. 그리고도 아무도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았습니다. ㅜㅜ 결국 ‘여기 근고기 주세요!’ 라고 소리쳐서 주문했습니다. 

 

 

장사가 잘되는 집의 특징은 서빙하는 분들이 활력이 넘치고 특히 사장님이 친절하다는 점인데 이 집은 장사가 그렇게 잘되면서도 이상하게 일하시는 분들이 하나같이 표정이 없고 정적이었습니다. 좀 시무룩하다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들어설 때 그 많은 직원들 중 아무도 자리를 안내하며 몇명이냐고 묻거나 인사를 안했다는 점도 좀 의아했습니다. 어쨌든 주문을 마치고 잠시 화장실에 갔습니다.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식당에서 뒤편 야외

테이블로 이어지는 곳을 가리켰습니다. 그런데 그쪽으로 다가가면서부터 화장실이 어디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 냄새가 부엌 근처에서도 너무 심하게 났기 때문입니다. 냄새를 따라 직감적으로 화장실을 찾아낸 뒤 화장실의 무척 허름하고 지저분한 관리 상태를 보고 좀 놀랐습니다. 식당 자체는 허름할 수 있는데, 화장실의 위생상태는 청결히 관리를 하는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부엌과 야외 테이블과 이렇게 가까이 있는 화장실이면 더욱 더요. 게다가 장사가 잘 돼 돈도 엄청 많이 벌텐데 왜 화장실을 이 상태로 방치할까 싶었습니다. 세면기에 물을 틀고 손을 씻으면서 저의 그런 생각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세면대가 고장나서 물이 아래로 줄줄 샜기 때문입니다. 맛집은 모든게 용납되는 것인가..-ㅁ-

 

 

자리에 앉아서 연탄불에 고기가 구워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고기는 듣던대로 엄청 두툼했습니다. 종업원들이 직접 고기를 일일히 구워주고 먹기 좋게 잘라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절대적인 침묵 속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좀 불편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고기가 빨리 익기를 기다렸습니다. 고기가 익자 고기 구워주신 분이 맛보라며 한점을 소금양념장에 올려려주셨습니다. 먹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맛을 봤습니다. 돼지고기인데도 육즙이 잘 느껴졌습니다. 고기는 먹을만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고기란 것이 맛있어봤자 고기 맛이지 않습니까? 맛은 확실히 있는데, 또 그렇게 기절할만큼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제주도에서 고기 먹을때 종종 등장하는 멜젓에 찍어먹어보았습니다. 비렸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연기였습니다. 환기장치가 없어서 고기 굽는 동안 연기가 장난 아니게 많이났습니다. 식당의 반정도가 연기로 차 있습니다.  

 

고기를 한참 먹는 동안에 사람들이 꾸준히 들이차기 시작했습니다. 반 정도 비워있던 테이블이 거의 다 차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일행도 고기를 거의 다 먹어가고 있었습니다. 식사 할 것인지 물어보더군요. 이까지 온김에, 안먹어 볼 수가 없어서 고기 들어간 김치찌개와 밥을 시켰습니다. 여기는 식사로 된장찌게나 냉면 등 없이 김치찌게와 밥만을 판매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한번 언짢은 일이 발생합니다. 저희가 고기를 거의 다 먹어가고는 있었지만 분명히 대여섯점 이상 남아 있는 상황에서, 어떤 종업원 분이 저희 테이블에 놓여 있단 상추 그릇을 휙 들고 가버립니다. 말도 없이 말이지요. 참 황당한 노릇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돌려달라고 할까 하다가 내버려뒀습니다.

 

 

김치 찌게가 나왔습니다. 국물이 칼칼합니다. 고기도 덩어리 몇개가 들어 있습니다. 먹을 만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 김치찌개를 끓이는 집이 없느냐, 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또 아닙니다. 어쨌든 맛은 있습니다. 문제는 밥을 거의 다 먹어갈 때 또 일어났습니다. 저녁 6시 무렵이 되자 사람들이 소문대로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한둘 생기기 시작하고 단체 손님이 쏟아집니다. 15명 손님이 오자 테이블을 붙여야 하게 됐습니다. 총 세테이블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밥을 먹고 있는데, 저희가 곧 나갈 거란 계산(?) 으로 양해도 없이 저희 테이블 옆에 다른 두 테이블을 갖다 붙이기 시작합니다. 손님들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자리가 어디야? 왜 모자라?”라고 웅성거립니다. 그 모자라는 자리, 저희가 곧 비켜줘야할 자리입니다. 아직 엄연히 김치찌게가 끓고 있고 밥이 남았는데 저희 테이블에 붙인 자리에 손님들이 들어와 앉기 시작하고 저희는 바로 일어서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숟가락을 놓습니다. 계산을 하자 사장님은 영수증을 계산대 위에 올려두고 바로 이동해버립니다. 잘 가시란 말도 없습니다.

 

 

차를 몰고 식당을 나오면서, 일찍 갔는데도 저 정도면, 저녁 시간 무렵 가면 빨리 나가라고 눈치가 엄청 심하겠다 싶었습니다. 총평을 내리자면, 이곳의 고기나 김치찌게, 파무침 등은 모두 맛이 괜찮습니다. 하지만 맛이 분명 좋긴 한데 ‘엄청나다’거나 ‘메가쑈킹이다’, 이정도는 아닙니다. 그래봤자 돼지고기에 김치찌게입니다. 고기값이 2인분인 한근에 3만3000원으로 좀 비싼데다 김치찌게를 먹으려면 6000원을 추가해야하고 밥값은 한공기에 1000원씩 따로 내야하기 때문에 결코 싼 값이 아님을 고려하면, 서비스는 수준이 많이 떨어집니다. 줄 서서 먹는 맛집에서 무슨 서비스를 기대하느냐, 빨리 빨리 먹고, 대충 다 먹었으면 알아서 잽싸게 일어나서 나가라, 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맛집은 맛과 서비스가 함께 어우러지는 곳 아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고객 응대 마인드가 엄청 후진적인 음식점이었습니다. 만약 “제주도에 들렸는데 노형동을 우연히 지나게됐고, 때마침 밥시간인데, 돼지고기가 땡긴다” 면 들어가볼만한 식당입니다. 하지만 일부러 줄서서 멀리서 찾아간 뒤 한두시간이나 줄 서서 먹을만한 곳 같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평소 “관광지에서 바가지쓰면서 먹을 바에 서울에서 검증된 유명한 특산물집에 가는 게 낫다”라는 신조를 갖고 있습니다. 안그런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관광지에서 먹는데 돈을 많이 안쓰는 편입니다. 오랜 관광 경험에서 갖게 된 신조인데..실제로 스페인 네르하에서 시켜먹은 빠에야 보다 서울의 유명한 스페인 음식 전문점에서 시켜먹은 빠에야가 더 맛있었습니다. ^^; 터키 전통음식, 강남의 터키음식 전문점 가면 다 있습니다. 일본에서 먹은 우동이나 라면, 서울의 이름난 곳에서 거의 똑같은 맛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제주도 흑돼지,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제주도에서 안먹어도, 서울에 검증을 끝낸 유명한 흑돼지집 많습니다. 제주도에서 비실비실한 갈치구이를 일인분이 1만5000원이나 주고 먹었는데 여의도에 유명한 갈치구이집에서 먹은게 훨씬 질도 좋고 맛있습니다. 이번에 돈사돈은 저의 그런 신념을 재확인시켜준 사례였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유명한 맛집이라더니 생각보단 참 실망이야’라고 종알거리면서 추가 검색을 하다 알게된 충격적인 사실. 돈사돈은 서울 합정동에도 분점이 있다…..<-특히나

서울 사시는 분들이라면 굳이 제주도까지 가서 기다리실 필요는 없겠네요^^;  

 

 

 

카테고리 : Torirous

댓글(9) 실망스러웠던 맛집, 제주도의 돈사돈

  1. 만사형통 says:

    전에 모 프로그램이 가짜 맛집을 양산하는 것을 알고 부터는 맛집이니 뭐니 하는 집을 그리 믿지 않습니다. 사실 배 고플때 먹은 것이 제일 맛있습니다.

    TV에 보면 마치 예전 어머니가 끓여주시거나 할머니가 해주시던 맛이라고 하던데 그 맛이 대체 무슨 맛인지? 사실 저가 볼때는 가정집의 웬만한 음식보다 음식점의 음식이 더 맛있으니 가서 돈을 내고 먹는 것이 아닌지요? 다들 조상들이 음식점을 하던 것도 아니고.

    음식에 관한 만화나 쓸데없는 프로그램이 괜히 이상한 맛집이나 식객들만 양산한 것 같습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던데 음식점이나 고깃집마다 웬 사람들이 그렇게 넘치는지. 경제 이야기는 말짱 거짓말인가 봅니다.

  2. 공평무사 says:

    위 글이 다 사실이라고 해도 돈사돈입장에는 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
    좀 너무 한 것 아닌가요?
    파워블로거님의 의견이나 경험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일방적이고 악의적인것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글 같습니다.

  3. 공평무사 says:

    참 저는 돈사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며,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고객과 발생한 사소한 문제(제가 보기에는 사회통념상 어거지를 쓰는 경우)를 인터넷에 침소봉대하여 유포하여 크게 마음상한 경험이 있어서 입니다. 오해없으시기를…..

  4. 나도답변 says:

    이 글은 무척 객관적이고 정확하고 가지 않아도 간것같은 지금 서울에 있어도 제가 노형동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제가 먹으러 갔을 때의 그 느낌과 아주 같습니다. 윗분 가보시면 알게 되실거에요
    뭐 긴말 쓰기도 귀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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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후시 says:

    진실은 미원을 .. 이것정말 먹어도 되는거야? 라는 의문이 들때까지 넣고 먹으면
    맛있습니다.

  8. sili says:

    확실히 불친절 합니다.

  9. 유승민 says:

    저두 이번에 제주도 갔다왔다가 음식점은 실망이 크더라구요
    맛집이라고 가면 위생상태가 너무 안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수저랑 물컵에 이물질이 있어 먹는물로 한번 행궈서 사용했을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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