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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학번이 2010년대 수험생에게

  사랑하는 내 조카 웅과 준에게.   같은 동네 살지만 가장 보기 힘든 사람이 너희 둘이다.   외삼촌도 바쁘지만 우리 두 조카는 더 바쁘니까. 공부 열심히 하느라.   외삼촌 마음은 웅과 준이랑 자주 만나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용기가 되는 얘기를 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싶은데 실천을 잘 못하는구나. 미안해.   멋진 대학생이 되면 2배, 3배로 해줄게.     웅, 준.   힘들지. 23년 전 외삼촌 고3 시절을 거슬러 기억해보면 ‘몸보다 더 힘든 것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혹시나 결과가 안 좋으면 어쩌지 하는 막연한 불안감, 그러면 ‘부모님이 얼마나 실망하실까’하는 걱정, … 글 더보기

잘 때는 한없이 애처롭고, 깨면 마냥 얄미운 사람

사랑하는 당신. 오늘 하루 어떠셨는지요. 휴일 다음이라 다른 요일보다 배로 힘들었을 수도 있고 생일밥 먹은 힘이 남아돌 수도 있었겠다 싶네요.   어젯밤에 자고 있는 당신 얼굴 들여다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참 안됐다 싶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참 좋은 사람이다 싶더라구요.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다 해줘야지 하는 마음이 들더라니까요?   그렇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당신이 눈만 뜨는 순간 그런 마음은 다 어디로 가고 얄미운 생각이 드는지 몰라요.   그래서 집에 오면 하느님이 다른 거 못하게 하고 잠만 자게 만드시나봐요.   오늘 어머님이랑 도련님이랑 … 글 더보기

명함과 무지개, 그리고 사람

마지막으로 무지개를 보며 가슴 설레였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To 사랑하는 당신 마음을 비우라고 말하긴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마음을 비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마음을 비운 상태는 도대체 어떤 상태일까 상상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마음을 비운 상태를 지갑을 비운 상태보다 더 두려워하고 불안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처음 만날 때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도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만나기를 꺼립니다. 그래서 우선 명함이라는 게 있고, 중간에 다리를 놓는 소개라는 게 있고, 소문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 사람에 대한 정보로 마음을 가득 채운 후에 만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명함에다가 될 … 글 더보기

인생의 짐이 버거워 보이는 남편에게

내 인생의 지게에는 어떤 짐이 실려 있나   형.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입니다. 대학 강의실에서, 봄꽃이 만개한 교정 벤치에서, 도서관 구석 자리에서 그렇게 불러보던 이름. 부른 배 때문에 제대로 엎드리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한 포즈로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남편을 기다리며 부르던 이름.   시간이 참 무섭습니다. 벌써 그 뱃속에 있던 애가 자라서 빨강, 파랑 글씨로 그림까지 떡하니 복사해서는 엄마, 아빠 e-메일로 편지를 쓸 정도이니-. 나는 가만히 있는데 자꾸만 모든 게 변해가고 있는 건지, 그 반대인지, 세 아이의 엄마로, 아줌마로 나는 그렇게 서 있었습니다. 어느새 말입니다.   내 남편, 나의 형도 같을 겁니다. 한 … 글 더보기

포탄이 쏟아지는 최전방에서 부상병이 된 기분

며칠 고민하다 용기를 내 이 글을 적습니다. 지난주 수요일(2005년 1월 12일) 오전부터 고열과 몸살로 끙끙 앓았습니다. 간신히 가판(신문)을 마감하고 한의사에게 치료를 받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고열과 몸살기는 진정됐지만 왼쪽 다리의 발목과 허벅지가 퉁퉁 붓고 그 부위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증상이 생겼습니다.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었습니다. 한의사의 진단은 ‘간이 상당히 손상돼 있다. 당장 쉬면서 근본적 치료를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3,4년 전부터 1년에 한 차례 정도씩 반복되면서 증세가 더 심해진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만사 제쳐놓고 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17일 한일협정 문서공개, 20일 박정희 저격 사건 문서공개 라는 대사(大事)를 앞두고 주무기자인 제가 … 글 더보기

“우리 연애할 땐 어떻게 참았을까?”

사랑하는 당신. 잠을 자도 안 되고, 전화 통화를 해도 안 되고 당신이 보고 싶을 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금 막 수화기를 내려놓았건만 전혀 도움이 안 되네요. 이런 거 보면 그동안 우리 연애할 땐 일주일, 이주일을 어떻게 참았나 싶어요. 너무 보고 싶으니까 눈물이 다 나네요. 남편 크게 하려면 독해져야 할 텐데. 그 왕언니처럼. 다른 건 다 해도 그렇게는 못하겠으니, 문제죠? 어머님 말씀처럼 옷가지 갖고 강릉 가는 걸 그랬나?   덕분에 오랜만에 묵주기도를 드리다 자려고 해요. 건강한 몸, 건강한 머리, 그리고 건강한 기사! 나 너무 당신 사랑하는 거 아녜요?   … 글 더보기

감동적인 환송을 해준 회사 동료들에게

이륙하는 비행기 동아일보DB 너무 고마워서 뭔가를 적지 않으면 잠이 안 올 것 같아 이렇게 노트북을 켰습니다.   글을 쓰다가 눈물을 흘리지도 몰라요.^^ 출국 전까지 한 달이 남았지만 더 이상의 환송회는 없을 것 같아요. 가슴 깊이 간직할게요.   늘 부딪치고, 회의하고, 전화하고, 밥 먹고, 술 먹고,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지지고 볶았던 사람들이 챙겨준 마음. 정말 고맙네요.   ‘내가 좀더 잘할 걸, 좀더 잘해줄 걸, 좀더 좀더 좀더 할 게 뭐 없었을까’ 하는 막연한 미안함과 후회도 살짝 밀려옵니다.   1년 뒤 돌아와서 좀더 더 잘할게요.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2009년 7월 … 글 더보기

국제중 입시에서 떨어진 딸에게

한 국제중의 입학 추첨 모습 동아일보DB 아빠야. 2012년 들어 처음으로 쓰는 편지다.   사랑하는 우리 둘째 딸. 요즘 네가 nice해져서 아빠는 참 기분이 좋다.   예쁘고 날씬하고 똑똑한 우리 딸이 아빠에게 친절과 애교를 보여주니 행복하다.   아빠가 농담으로 ‘널 떨어뜨린 그 국제중학교 앞에 가서 항의시위라도 할까’라고 했잖아.   그 학교 교장에게 항의 편지를 쓸까 며칠 고민하다가 항의 편지 대신 너에게 편지를 쓴다.   일단 네가 그런 좋은 중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게 아빠는 행복했어. 그런데 그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속상하기도 했어.   하지만 많은 걸 배웠단다. 아빠도, … 글 더보기

“할머니 할아버지는 기념품을 사지 말라고 하셨지만…”

수학여행 다녀온 손자의 선물 할머니 할아버지께. 할머니! 할아버지! 덕분에 수학여행을 알차고 재미있게 놀고 왔어요. 기념품을 사지 말라고 하셨지만 편지로만은 좀 부족할 것 같아서 조금의 기념품을 샀어요. 항상 이 기념품처럼 웃으시고 행복하세요. 파이팅! 저는 이제 물러납니다. 2013년 7월3일(水) 대박 날 손자 올림 ——————————————————————   아들(초6)이 제주도로 수학여행 가기 전 할머니 할아버지가 용돈을 주셨습니다. 할머니는 “이 용돈은 네가 쓰고 싶은 곳에만 써라. 절대 기념품 같은 것 사오지 말고. 알았지”라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이럴 때 늘 고민이 되지요. 선물을 사야 하는 건가? 말아야 하는 건가?   아들은 복(福)돼지 위에 하르방(할아버지의 제주도 사투리)과 할망(할머니)이 있는 … 글 더보기

젖을 물렸을 때의 그 짜릿함

사랑하는 당신. 서울엔 첫눈이 내렸다지만 이곳은 멀쩡하게 가을입네 하더니 밤이 되면서 비바람이 불고 있어요. 옆에서 우리 아가가 자고 있고요. (친정)엄마가 아가를 데리고 주무신다는 걸 내가 바득바득 우겨서 옆에 끼고 자고 있어요. 우리 아가 보고 싶죠? 내가 그림처럼 묘사해줄게 잘 짜맞춰서 떠올려봐요. 얼굴 생김새는 어머님을 닮은 것 같고, 이마랑 눈썹은 당신을, 두 눈은 나를, 턱이랑 입 주위는 작은 형님을, 손가락이랑 발은 도련님을 닮은 것 같아요. 이렇게 얘기하면 아버님이 섭섭해 하시려나? 그렇다면 머리는 아버님 몫으로 놔두죠 뭐. 식구들 모습이 모두 담겨있어 그런지 보면 볼수록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가끔씩은 아가를 보면서 눈물이 날 … 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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