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트럼프가 승리했나-‘트럼프 현상’ 관찰기

카테고리 : 미국 정치 | 작성자 : aplovepp

              왜 트럼프가 이겼나-‘트럼프 현상’ 1년 6개월 관찰기

 

미국 뉴욕 맨해튼의 가장 화려한 쇼핑 거리인 5번 애버뉴에 있는 '트럼프 타워' 앞 풍경. 대선(11월8일)까지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지지지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의 '맞불 시위'가 늘 벌어지곤 했다. 뉴욕=부형권 동아일보 특파원 bookum90@donga.com

 

 

   미국 대선(11월 8일/현지 시간)이 끝나자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대세론 대신,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예측하거나 그저 몇 번 거론했던 사람들까지 스스로를 ‘족집게 예언가’라고 칭한다. 물론 끝이 좋으면(맞으면), 그 과정은 모두 아름답게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선거는 과학도, 점술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표 한 표 모아진 민심의 결집이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 지 누가 알 수 있을까. 하늘만 알 뿐이다. 그래서 민심은 천심이다. 정치부 기자를 했던 경험 때문에 워싱턴이 아닌, 뉴욕 특파원으로 있으면서도 ‘클린턴과 트럼프 중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질문을 사석에서 받곤 했다. 내 대답은 대부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좀더 대답하면 “선거 양상이 엇비슷할 땐 민심은 좀더 큰 뉴스가 되는 쪽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험칙상 믿어왔다. 이번 대선에서 클린턴이 첫 여성 대통령이 되는 게 더 큰 뉴스냐, 아니면 트럼프 같은 아웃사이더가 대통령이 되는 게 더 큰 뉴스냐”고 되묻곤 했다. 이 역시 각자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미국 땅에서 이번 선거판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꾸준히 가졌던 가장 큰 의문은 ‘왜 저런 트럼프가 인기 있을까’였다. 트럼프 현상, 트럼프주의의 밑바탕에 무엇이 있을까, 트럼프 지지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였다..

 

    판사는 판결로, 의사는 진료로, 요리사는 요리로 말하는 것처럼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 트럼프의 출마 선언(2015년 6월) 이후 트럼프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기사를 추려봤다. ‘내가 틀릴 수 있다(I might be wrong)’는 겸허한 마음을 잃지 않으면서 스스로 품었던 의문점들을 풀어나가려고 노력했다는 점 만큼은 자부할 수 있다. 

 

 

 

1.美 부동산 재벌 트럼프 “나도 대선 출마”

2015-06-18

공화당 경선주자 벌써 12명

 

미국의 대표적 부동산 재벌이자 트럼프그룹 회장인 도널드 트럼프(69·사진)가 16일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2016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공화당 경선주자는 12명이 됐다. 미 언론은 “20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회장은 40여 분의 출마 연설을 ‘워싱턴 정치인’들에게선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직설과 독설로 채웠다. 그는 “정부는 미국 실업률이 5.6%라고 하는데 절대 믿지 마라. 18∼20%, 심지어 최대 21%까지 될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해가 뜰 겁니다. 달이 질 겁이다. 온갖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라고 하는데 국민은 그런 감언이설이 필요 없다. 오로지 일자리를 원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미국 역사상 최고의 일자리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미국)의 적들은 점점 강해지는데 우리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이 미국을 죽이고 있다. 정치인들은 이런 말 안 한다. 하지만 중국이 환율을 조작함으로써 미국 기업들이 도저히 (중국 기업과) 경쟁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50618/71928627/1

 

 

 2.“나도 아웃사이더”… 美대선 중심에 선 ‘비주류’

 

2015-11-04

 

워싱턴 정쟁에 염증 느낀 유권자들, 속시원한 대리만족 후보 선호

막말 경쟁 트럼프-카슨 뜨고 ‘부시家 3번째 도전’ 젭부시 고전

“첫 여성대통령이 진짜 아웃사이더”… 힐러리도 ‘인사이더’ 부인하며 가세

 

 “내가 진짜 아웃사이더(주변인)이다.”

 

2016년 미국 대선을 향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후보 경선이 어느 때보다 심하게 ‘아웃사이더 경쟁’ 양상을 띠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분석했다. 뉴욕지역 대표 라디오방송인 WNYC는 최근 특집기획 방송을 통해 “워싱턴 정치 주류에 있던 인사이더(중심인)들은 맥을 못 추는 반면, 워싱턴과 멀리 떨어져 있던 아웃사이더 후보들의 열풍이 뜨겁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기성 정치와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반영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공화당 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흑인 외과의사 출신 벤 카슨 후보는 워싱턴과 거리가 먼 그야말로 ‘미국 정치의 아웃사이더’들이다. NYT는 이 두 후보를 ‘반(反)정당인’으로 특징지으면서 “기성 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정치를 잘 할 정치인’을 찾는 게 아니라 ‘내 속내를 속 시원히 대신 얘기해주는 비정치인’에 만족하고 열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 후보 모두 이민정책 등에 대한 막말로 떴다는 공통점이 있다. NYT는 민주당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반정당인’ 범주에 포함시켰다.

 

아웃사이더 열풍이 거세지자 워싱턴 정치 중심에 있던 후보들도 ‘아웃사이더 선거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류 중의 주류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달 13일 민주당의 첫 대선 TV토론에서 사회자로부터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아웃사이더를 원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당신은 완전한 인사이더 아니냐”라는 기습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최초의 여성 대통령 이상의 아웃사이더가 어디 있느냐”는 말로 순발력 있게 맞받아쳐 ‘준비된 후보’라는 인상을 깊게 남겼다.

 

저스틴 필립스 컬럼비아대 정치학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2008년 민주당 경선 때는 자신이 여성임을 강조하지 않았지만 이번 선거에선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립스 교수는 “유권자들이 아웃사이더를 원하는 건 기존 워싱턴 정치에 대한 냉소와 실망감 때문인 만큼 클린턴 전 장관의 전략은 매우 영리하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의 두 아들’로 불리는 젭 부시 전 주지사와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간 공화당 경선 경쟁에서 루비오 의원이 우위를 점하는 양상을 띠는 것도 아웃사이더 열풍과 무관치 않다. 아버지와 형에 이어 ‘집안 3번째 대통령’에 도전하는 정치 명문가 출신 부시 전 주지사보다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 루비오 의원이 아웃사이더의 면모를 더 지녔다는 분석이 많다.

 

반면 아웃사이더 열풍이나 아웃사이더 선거 전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워싱턴포스트(WP)는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분명 아웃사이더였지만 워싱턴 인사이더들과 많은 불협화음을 내며 적지 않은 한계를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아웃사이더 대통령에 대한 갈망은 이런 아웃사이더 출신 대통령의 한계와 문제점을 간과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3.트럼프의 ‘막말’이 지지율 올려준다? 기이한 현상 실체는…(동아닷컴)

 

2015-12-09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중 선두를 달리는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69)의 선거 캠프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가장 화려한 쇼핑거리인 피프스 애비뉴(5번가) 트럼프타워 안에 있다. 그 건물 앞엔 늘 최소 20~30명 기자가 진을 치고 있다. 트럼프의 말 한 마디를 듣기 위해서다. 미 언론은 그의 발언을 듣고 ‘막말’ ‘넌센스’라고 비판한다. 그러면서도 다시 그의 말을 좇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연설 9만5000단어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불길한(ominous) 표현’이라고 보도했다. 정치인은 희망과 꿈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한다는 워싱턴 정치의 오랜 규칙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스스로 “나는 있는 그대로 말한다. 인종 남녀 차별적 언어 사용 등을 삼가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따위는 신경 안 쓴다”고 공언한다. 최근 발간한 ‘망가진 미국’이란 자서전 표지에도 일부러 잔뜩 찡그린 표정의 사진을 실었다. 강력한 리더십을 상실한 한심한 나라(미국)꼴에 대해, 그렇게 만든 기성정치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워싱턴 정치에 있어서는 철저한 아웃사이더인 그의 ‘막말’이 적어도 현재까지는 대선 국면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8일 미 대형은행 중 하나인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개최한 ‘2016년 경제 전망 설명회’에서도 정치 관련 질문은 “트럼프가 만약 대통령이 되면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될 것 같으냐”가 유일했다. CNN은 이날 ‘트럼프의 막말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게 아니고 계속 올려주고 있다. 말실수를 하면 인기가 떨어지던 기존 정치의 패턴이 트럼프에겐 먹히지 않는다’는 심층기획물을 내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금은 합의(Consensus)의 시대가 아니라 많은 이슈에서 이해가 엇갈리는 의견불일치(Dissensus)의 시대다. 트럼프의 득세는 그런 시대 흐름을 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설했다.

 

오랜 방송 경험이 있는 트럼프는 미디어 생리를 잘 안다. 그는 자서전에서 “나는 미디어에서 공격받는 게 아무렇지도 않다. 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미디어가 나를 이용하는 방식대로, 나도 미디어를 이용할 뿐이다. 독자나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면 그 다음은 내 마음대로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다”고 적었다. 뉴욕타임스 같은 유력지에 전면광고를 내려면 10만 달러(1억여 원) 넘게 드는데 돈 한 푼 안 쓰고 ‘자기 홍보’를 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의 막말은 계속 될 가능성이 크다. 그의 발언 내용뿐만 아니라 그에 깔린 의도도 깊게 살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기이한 트럼프 현상’의 진짜 실체가 보일지 모른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51209/75276500/1

 

 

 4.[특파원 칼럼/부형권]트럼프를 얕잡아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

 

2016-01-04

 

2015년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70)를 얕잡아본 사람들을 겸허하게 만든 해였다.

 

“트럼프가 지난해 6월 출마 선언을 했을 때 ‘강력한 정치적 한 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다. 그러나 그 한 방이 이렇게 오래갈 줄은 정말 몰랐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썼던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페기 누넌을 비롯해 많은 정치평론가들의 반성이다. 트럼프의 독설과 직설을 통해 표출되는 민심과 정치의 거대한 지각 변동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던 것이다.

 

트럼프의 인기는 처음엔 이변이었다. 그러나 공화당 내 지지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트럼프 현상’이 됐고 급기야 ‘트럼프주의(Trumpism)’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를 비판의 먹잇감으로 삼았던 미 언론이 앞다퉈 진지한 분석을 내놓는 상황이다. 그의 경선 캠프가 차려져 있는 뉴욕에서 보고 들으며 기자도 트럼프주의를 해석하는 키워드를 갖게 됐다.

 

우선 ‘돈’이다. 트럼프는 출마를 선언하면서 “나는 엄청난 부자”라고 자랑했다. 부채를 뺀 순자산이 87억3745만 달러(약 10조3101억 원)다. “워싱턴 정치인들은 전부 로비스트와 정치자금 후원자들에게 조종당한다. 나는 다르다. 내 돈으로 정치한다.” 로비스트를 고용할 돈도, 힘도 없는 중산층과 서민에게 트럼프의 돈은 강한 호소력을 지닌다. 대표적 진보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조차 “트럼프는 다른 공화당 후보들처럼 거액 정치자금 기부자들에게 몸을 낮출 이유가 없다”고 했다.

 

둘째는 ‘미디어’. 오랜 방송 경험이 있는 그는 신문과 방송뿐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의 생리도 꿰고 있다. “미디어는 나를 비판하기 좋아한다. 그래야 시청자와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미디어의 공격을 받는 게 아무렇지도 않다. 미디어가 나를 이용한 방식대로, 내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도 미디어를 이용할 뿐이다.”

 

자서전의 이 대목에 이르면 ‘미디어가 알면서도 꼼짝없이 트럼프에게 당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한때 그와 껄끄러운 관계였던 폭스뉴스의 새해맞이 특집방송 하이라이트도 트럼프 차지였다. 해가 바뀌는 순간 가족과 함께 등장해 “내 새해 다짐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홍보했다.

 

‘액션’도 주목해야 할 키워드. 트럼프가 기성 워싱턴 정치를 싸잡아 비난할 때 반복적으로 쓰는 말이 ‘All Talk, No Action(말만 있고 행동이 없다)’이다. 그는 “워싱턴 정치인들은 ‘해가 뜰 겁니다. 달이 질 겁니다. 온갖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라고 말하는데 국민은 그런 감언이설(甘言利說)은 필요 없다. 실천을 원하고, 일자리를 원한다”고 강조한다.

 

미 언론은 “‘막말’이라고 공격받는 트럼프의 독설이나 직설이 대중에게 먹히는 건 실현 가능성을 떠나 구체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심층 면접을 해본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의 막말을 기성 정치인은 입에 올리지도 못한 ‘진실’로 여기며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떠나가더라도 트럼프주의는 계속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트럼프를 결코 얕잡아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부형권 뉴욕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104/75706794/1

 

(올 초 쓴 이 칼럼은 다소 작심하고 썼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 트럼프를 ‘막말 정치인’으로만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영향은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같은 주류 언론이 트럼프를 그렇게 묘사했고, 그 보도만 보면 충분히 그렇게 해설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는 한미FTA 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과 관련해 한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대표 저서 몇 권을 꼼꼼히 읽으면서 ‘트럼프를 만만하게 보다간 큰 코 다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5.“정신병 환자” “조작의 달인” 비방전… 트럼프 닮아가는 美 대선주자들

 

2016-02-18

 

20일 민주당의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와 공화당의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앞두고 미국 대선 경선이 ‘막가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양당 모두 경선지마다 승자가 바뀌는 초접전이 이어지면서 같은 당 경쟁자와 상대 당 후보를 겨냥한 자극적인 막말과 인신공격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런 혼탁한 선거전은 ‘독설과 직설’을 무기로 내세우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주도하고 있는데 다른 후보들도 그런 트럼프를 비난하면서 닮아가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16일 ‘힐러리 클린턴(전 국무장관)이 개처럼 짖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당 후보 클린턴이 전날 네바다 주 유세 도중 개 짖는 소리를 네 번이나 반복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은 유세에서 ‘공직 출마자가 거짓말을 하면 개가 짖도록 훈련시켰다’는 라디오의 코믹 광고를 거론하면서 “그렇게 훈련된 개가 공화당 주자들을 따라다니면서 ‘지나치게 많은 규제가 경기침체를 초래했다’ 같은 거짓말을 하면 곧바로 짖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멍멍’ 하며 개 짖는 소리를 흉내 냈다. 트럼프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유세에서 “클린턴이 개처럼 짖었다. 그녀를 따라하지 않겠다. 나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개 짖는 소리도 없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신용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거짓말쟁이’는 치명적인 욕인데 공화당 경선에선 TV 토론과 유세장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표현이 됐다. 특히 트럼프와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거짓말쟁이’라고 협공하고 있다. 루비오는 크루즈 측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벤 카슨 후보가 경선을 포기할 수 있다는 거짓정보를 흘려 표심을 왜곡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는 한발 더 나아가 크루즈를 ‘정신병 환자’라고 했다. 대반전을 노리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럼프를 ‘조작의 달인’이라고 몰아세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미-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통령은 리얼리티쇼를 진행하는 게 아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경선도 ‘트럼프식 리얼리티쇼’처럼 돼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게 막가는 분위기에서 단연 차별화되는 후보는 공화당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다. 그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다른 후보를 공격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후보)들 중 한 명이 미국을 이끌 대통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한편 클린턴의 낙승이 예상됐던 네바다 주의 최근 여론조사(8∼10일·타깃포인트)에서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의 지지율이 45% 동률로 나와 샌더스 돌풍이 서부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선 트럼프가 여유 있게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크루즈, 루비오, 부시, 케이식이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218/76510814/1

 

 

 6.오바마 “실업률 5%, 우린 세계 최강”…미국인들은 왜 불안해하나

 

2016-01-31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마지막 국정연설에서 현재의 미국 경제를 ‘세계 최강’이라고 표현했다. 그 근거로 계속 늘어나는 일자리, 5%대의 낮은 실업률, 사상 최대의 자동차 판매 기록(2015년 기준) 등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많은 미국 시민은 여전히 불안하고 불만이다. 미국 경제의 성장이 ‘나와 내 가정의 풍요와 행복’으로 구현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국정연설에서 “새로운 기술들은 어떤 일자리도 대체할 수 있고,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이 아닌) 어디로든 이전할 수 있는 시대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내 임금을 올려 달라’고 요구할 협상력(지렛대)이 거의 없다. 모든 부(富)와 임금은 점점 더 (최고경영자 같은) 최상위 계층에만 집중된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좋아졌지만 고질적 불평등 문제는 개선하지 못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21세기 들어서,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평등 문제는 미국 정치와 경제 담론의 중심에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 밖 1위’를 고수하는 것도, 민주당 경선에서 민주사회주의자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도 그 기저엔 ‘심화하는 불평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와 무너지는 중산층의 불안’이 자리한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한다. 기존 정치권, 이른바 ‘워싱턴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이 대표적 아웃사이더 후보들의 부상을 받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불평등 연구의 대가(大家)’ 중 한 명인 조세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73)의 신간 ‘미국 경제 규칙 다시 쓰기(Rewriting the Rules of the American Economy)’는 미국 경제의 불평등 원인을 파헤치고 그 구체적 해법을 제시한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그는 신간에서 “불평등 문제는 잘못된 경제정책을 선택하면서 심화됐다. 그 선택의 첫 단추는 1980년대 미국을 이끈 레이거노믹스이다. 그 후 30여 년 지나는 동안 근로자 90% 이상의 실질임금이 제자리걸음이다. 최저임금 수준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오히려 40~50년 전과 비슷하다. 미국 경제가 대다수 시민을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 이런 경제가 ‘실패한 경제’다. 선택을 다시 하고 경제규칙을 새로 쓰지 않으면 불평등의 굴레를 벗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레이거노믹스는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표현인데 세출 삭감, 소득세 대폭감세, 기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공급 측면을 자극해 그 파급효과가 수요 증대로 이어지게 한다는 이른바 낙수 효과를 기대한 공급의 경제학이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생산성 높아지면 노동자의 임금이 따라 올라가는 게 당연한 규칙이었는데 (레이거노믹스가 가동된) 1980년대부터 그 연관성이 약해졌다. 경제 규칙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단기성과(이익)에만 집착하고, 금융 산업은 계속된 규제 완화로 ‘투기장’처럼 변하면서 경제 성장의 혜택이 기업 최고경영자와 대형투자은행 등에만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평등 문제를 그냥 놔두면 결국 장기 투자와 일반 근로자 임금은 실질적으로 줄어들어 경제 구조 자체가 부실화한다. 그러면 나라 경제 전체가 약해지고 성장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131/76227158/1

 

 

 7.트럼프에 끌려가는 공화당… 혼란에 빠진 美보수주의

 

2016-02-24

 

미국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공화당이 정체불명의 트럼프주의(Trumpism)에 압도당하며 혼돈에 빠졌다. 트럼프주의는 아웃사이더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70)의 높은 인기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트럼프의 공약이나 발언을 뜯어보면 그를 보수주의자라고 할 수 없다. 그런 그가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너무 커졌다”고 보도했다. 1980년대 이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모두 이긴 후보가 최종 후보가 안 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공화당 지도부가 ‘공화당 후보답지 않은’ 트럼프를 그 예외로 만들려고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이다.

 

‘딥 사우스(Deep South·공화당 정치 텃밭인 남부의 심장부)’에 속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트럼프가 경쟁자를 10%포인트 이상 압도하며 승리한 것이 “트럼프주의의 파괴력은 엄연한 현실”임을 일깨웠다고 CNN은 보도했다.

 

트럼프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직전 TV토론에서 이라크전쟁을 반대하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마치 ‘진보적인 민주당원’ 같은 모습이었다. 토론장의 공화당 지지자들에겐 야유를, 반전(反戰)운동단체들엔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보다 더 진보적”이란 찬사를 들었다. 

 

FT는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미국이 개입한 거의 모든 전쟁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던 곳이다. 당 지도부는 ‘트럼프가 제대로 헛발질을 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선 결과는 트럼프의 압승이었다. 이 때문에 공화당은 총체적인 ‘트럼프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출마 선언 이후 끊임없이 “보수주의자가 맞느냐”는 질문을 받아 왔다. 그는 공화당의 이념인 ‘작은 정부론’을 지지하지도 않고, 자유무역에도 반대한다. 부자와 월스트리트에 대한 증세(增稅)도 주장해 왔다. 22일 저녁 폭스뉴스에선 “한때 민주당원이었고 진보적 성향의 뉴요커 출신인 당신의 정치 이념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는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는 “보수주의자 맞다. 강한 군사력을 지지하고, 참전용사와 전역군인에 대한 파격적 대우를 약속하며, 교육정책도 시민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의 허핑턴포스트는 “트럼프는 국민의 관심을 끄는 방식을 잘 아는 정치인일 뿐 그의 공약엔 일관된 국정 철학이 없다”며 “나라가 어찌 되건, 달콤한 얘기만 해줄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트럼프를 뽑아라”라고 꼬집었다.

 

당 지도부와 보수층을 대표하는 잡지 ‘내셔널리뷰’ 등 보수진영은 “트럼프주의는 미 보수주의에 대한 큰 위협”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내면서도 트럼프 대세론을 막을 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2위를 차지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을 ‘트럼프의 대항마’로 정하고 나머지 후보들이 루비오를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려면 2위 경쟁을 벌이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46)부터 주저앉혀야 하는데 이 역시 쉽지 않다. FT는 “크루즈의 본거지인 텍사스 경선(3월 1일), 루비오의 친정인 플로리다 경선(3월 15일)에서도 트럼프가 이기면 게임은 끝난다. 현재까지 두 곳에서 트럼프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8.히스패닉 표심까지 거머쥔 트럼프… 거침없는 3연승

 

2016-02-25

 

美공화당 네바다 코커스 

트럼프, 45.9% 득표율 압도적 1위… 2위 경쟁 루비오 23.9% 크루즈 21.4%

폭스뉴스 “어떻게 해도 트럼프 승리”… 트럼프 “후보 확정, 두달도 안남아”

 

“이렇게 해도 트럼프가 이기고, 저렇게 해도 트럼프가 이기네요.”

 

23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의 4차 관문인 서부 네바다 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70)가 득표율 45.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자 폭스뉴스는 이렇게 논평했다. 동북부의 뉴햄프셔(9일), 남부의 사우스캐롤라이나(20일)에 이어 파죽(破竹)의 3연승이다.

 

트럼프의 네바다 승리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관심거리는 히스패닉의 표심이었다. 네바다 주는 히스패닉이 27.8%로 미 평균(17.3%)보다 10.5%포인트나 많은 곳이다. 히스패닉 비중으론 뉴멕시코(47.7%),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이상 38.6%), 애리조나(30.5%)에 이어 5위다. 플로리다(24.1%)보다도 많다.

 

MSNBC 출구조사 결과 반(反)히스패닉 성향의 트럼프는 히스패닉 유권자들 중 44%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는 이날 승리를 선언하면서 “내가 계속 말하지 않았느냐. 히스패닉도 나를 지지할 것이라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울 것이다. 그것도 멕시코 정부의 돈으로!”라고 큰소리쳤다.

 

트럼프는 그동안 “미국으로 넘어오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는 살인범이나 성폭행범이다. 대통령이 되면 불법 체류자 1100만 명을 즉각 추방할 것”이라고 말해 히스패닉 단체들의 거센 비난을 받아 왔다. 네바다가 그런 트럼프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쿠바계 이민자 집안 출신인 마코 루비오(45·플로리다)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46·텍사스)이 네바다에서 얻은 득표율(23.9%와 21.4%)을 합쳐도 트럼프를 못 따라간다.

  

 CNN 입구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네바다에서 모든 인종 집단과 모든 연령대, 모든 학력 집단과 성별 집단에서 빠지지 않고 1위를 차지했다. CNN은 “이제 끝났다. 그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폭스뉴스도 “누가 어떻게 트럼프를 막겠느냐”고 논평했다.

 

트럼프는 네바다에서 ‘득표율 40%의 천장’도 뚫었다. 그는 1차 아이오와에서 24.3%(2위), 2차 뉴햄프셔에서 35.3%(1위), 3차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32.5%(1위)를 얻으면서 “40%를 못 얻는 아슬아슬한 1위”란 지적을 받았다. 공화당 지도부는 “본선 경쟁력이 있는 루비오가 트럼프의 대항마가 되면 ‘트럼프 대세론’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이날 “내일이 되면 ‘트럼프를 뺀 모든 후보의 표를 합치면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비꼬면서 “후보들이 사퇴하면 그 표가 나한테 더 많이 온다”고 장담했다. 이어 “(내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되는 데) 앞으로 두 달도 안 걸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네바다에서도 2위 자리를 루비오에게 내준 크루즈는 “다음 달 1일 슈퍼 화요일을 기대하라”고 말했다. 그는 “경선 1, 2, 3차전에서 1위를 한 적이 없는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된 적이 없다. 1위를 해본 후보는 나(아이오와 코커스 승리)와 트럼프뿐이다. 앞으로는 두 캠프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크루즈가 루비오와 2위 다툼을 계속하는 한 트럼프가 1위 자리에서 내려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225/76663260/1

 

 

9.트럼프 막말 뺨치는 反트럼프진영… “사기꾼” “해고대상” 인신공격

 

2016-02-29

 

 “루비오가 완전히 트럼프처럼 트럼프를 공격하네요.”

 

미국 폭스뉴스는 27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70)를 “사기꾼(con-artist)”이라고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플로리다)의 유세 장면을 보도하며 이렇게 촌평했다. 트럼프가 경선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 가며 대세론을 굳혀 가자 인신공격성 막말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 방식대로 ‘반(反)트럼프 진영’이 반격에 나섰다는 얘기다. 루비오는 26일 출연한 방송이나 유세 연설 때마다 “한 사기꾼이 보수주의 운동, 그리고 우리 공화당을 접수하려고 하는데 이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트럼프가 트위터에 철자가 틀린 글을 올리자 “(트럼프가) 철자를 모르거나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트윗을 하는 모양”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트럼프 불가론을 펴온 언론의 비판 논조도 세졌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를 해고할 시간(Time to Fire Trump)’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트럼프가 TV 리얼리티 쇼에서 수습사원들에게 “넌 해고야(You‘re fired)”라고 외치며 유명해진 표현을 활용해 그를 공격한 것이다. 이 잡지는 “트럼프를 반드시 멈춰 세워야 한다”며 “그가 유포하는 유일한 정책은 환상뿐이다. 구체적 실현 방안은 아무도 모른다”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를 무찌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 루비오로 단일화하기 위해 다른 모든 후보는 경선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위대한 정당을 트럼프가 후보로서 이끌게 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사설에서 트럼프 공개 지지를 선언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맹비난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포기한 크리스티 주지사는 26일 트럼프의 텍사스 유세에 참여해 “트럼프는 강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이며 공화당에 대선 승리를 안길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NYT는 “크리스티는 경선 때 트럼프에게 ‘트럼프의 쇼맨십이 미국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고 맹비난했던 인물이다. 정치적 일관성이라곤 전혀 없는 크리스티는 주지사 재선이 어려워져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는 크리스티를 교통장관에 임명하고 싶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크리스티는 출퇴근용 다리의 교통 흐름에 대해선 아주 많이 알고 있으니까”라고 비꼬았다. 크리스티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시장을 골탕 먹이려고 해당 지역의 다리(조지 워싱턴)에 고의로 교통 체증을 유발한 ‘브리지 스캔들’로 조사받았던 전력을 지적한 것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229/76729505/1

 

(트럼프식 ‘막말’은 트럼프가 했을 때만 효과가 있는 것인데, 점잖았던 공화당 경선주자들은 트럼프가 쳐놓은 그물에 걸려 들어 하나 둘씩 낙마했다. 특히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지더라도 그렇게(트럼프처럼) 하는 게 아니었다”고 후회했다.)

 

 

 10.트럼프 “정치적 올바름이 미국 망치고 있다”

 

2016-03-15

 

보수의 숨죽이던 증오심에 불지른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은 무슬림이 싫다’고 말하니까 이슬람 국가에서 활동하는 미국인들이 매우 적대적인 분위기를 느낀다고 합니다.”(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9·11테러를 보세요. 이슬람 국가에서 여자들은 얼마나 끔찍한 대우를 받나요. 당신(루비오)은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싶겠지만 난 아니에요.”(도널드 트럼프)

 

10일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12번째 TV토론에서도 트럼프는 자신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을 거부하는 후보’임을 강조했다. 정치적 올바름은 성 차별이나 인종 차별적인 언어와 소수자나 약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표현을 바로잡으려는 사회 운동을 뜻하는 말로 1980년대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부터 ‘PC와의 전쟁’을 핵심 선거 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는 “정치적 올바름이 미국을 망치고 있다. 워싱턴 정치인들이 그것 때문에 문제의 핵심을 얘기하지 않는다. 그러니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직설과 독설 때문에 온갖 비난을 받고 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만이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솔직한 후보”라고 열광한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PC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68%가 ‘PC가 심각한 문제’라고 대답했다. 진보적 인사들조차도 “PC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며 21세기판 매카시즘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한다. 매카시즘이란 1950년대의 마녀사냥 식의 반(反)공산주의 광풍을 말한다.

 

‘보수주의자의 핸드북’이란 책을 쓴 라디오 진행자 필 밸런타인은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란 이유로 그 어떤 다른 목소리도 관용하지 않는 PC야말로 진보 세력의 파시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폭력을 휘두르고 도망가는 흑인을 쫓아가면서 ‘검둥이(Nigger)! 거기 안 서!’라고 말하면 그 흑인의 폭력보다 PC에 위배되는 ‘검둥이’라는 단어가 더 큰 사회적 문제가 된다. 이게 정상이냐”고 했다.

 

영국 가디언도 “트럼프 지지자 상당수는 PC의 사회적 강요에 질린 사람들”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한 60대 여성은 “종교색이 드러날까 봐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못 하고, 상대가 성적 소수자일 수 있으니 ‘그’나 ‘그녀’란 호칭을 쓰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며 “나 때문에 누가 상처받을까 걱정하는데 내가 상처받는 걸 걱정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정치적 올바름’이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힌 데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다. 13일 트럼프의 시카고 유세장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는 ‘PC가 사라져 가는 미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 줬다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백인들이 그에 반대하는 흑인들을 물리적으로 밀치면서 ‘다음에 또 방해하러 오면 죽여 버리겠다’는 극단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PC 때문에 그동안 말도 제대로 못 하던 보수층 미국인들의 속은 시원해졌지만 트럼프 같은 극단적인 인물이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315/76996368/1

 

(이 ‘정치적 올바름’ 문제는 트럼프 집권 동안에도 끊임없이 국가사회적 논란이 될 이슈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거대한 문화 전쟁이 시작된 느낌이다.)

 

 

11.트럼프, ‘막말 마케팅’ 효과 톡톡

 

2016-03-17

 

 [2016 미국의 선택]대세 굳힌 힐러리-트럼프 

미디어 광고비 지출은 젭 부시의 8분의 1 수준

 

‘무명(無名)보다 악명(惡名)이 훨씬 낫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70)는 지난해 6월 대선 출마 선언 때부터 공화당 후보를 사실상 확정지은 15일 경선 때까지 이런 미디어 전략을 고수했다. 언론 비판이나 대중의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화젯거리를 던졌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불법 체류자 전원 추방,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모든 무슬림 입국 금지 등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면 정치권과 언론은 ‘트럼프가 세상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비판하지만 이 모든 게 트럼프의 미디어 전략이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1987년 출간한 ‘협상의 기술’이란 저서에서 이미 “미디어는 특이하거나 도발적인 논란거리를 좋아한다. 언론의 비판이 개인적으론 아프지만 결과적으로 나를 유명하게 만들어 비즈니스엔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적었다.

 

그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TV나 신문에 비싼 정치광고를 내지 않더라도 미디어가 원하는 논란거리를 제공하면 돈 한 푼 안 쓰고 나를 홍보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실증 분석자료를 토대로 “트럼프가 다른 후보에 비해 그런 식의 ‘공짜 미디어 효과’를 압도적으로 많이 누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2월 말까지 선거광고에 1000만 달러(약 119억 원)만 썼는데 각종 방송과 신문,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18억9800만 달러(약 2조2536억 원)어치의 홍보 효과를 봤다. 

 

중도 하차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경우 트럼프 광고비의 8배 이상(8200만 달러)을 썼지만 미디어 홍보 효과는 2억14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트럼프의 11.3%밖에 안 된다. NYT는 “트럼프는 기성 미디어의 시선을 끄는 발언을 하고 그 보도를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다른 후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분석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317/77042303/1

 

(결과적으로 트럼프는 미디어를 가지고 놀았다. 미디어는 알면서도 속는다. 밉든 곱든 트럼프를 보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악명이 무명보다 낫다’는 트럼프의 기본 인식은 비즈니스를 하면서 30년 넘게 공고화된 것이었다. 밉든 곱든 그런 ‘내공’을 인식하고 대응했어야 했다.)

 

 

 12.[글로벌 북카페]“‘정치적 올바름’ 집착이 미국 정치를 망치고 있다”

 

 2016-04-18

필 밸런타인의 ‘보수주의자의 핸드북’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선두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70)가 그를 싫어하는 당내 주류 세력으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공격 중 하나가 “당신 보수주의자 맞느냐”이다. 트럼프는 진보 세력의 본거지인 뉴욕 출신인 데다 한때 민주당원이었다. 또 보수 정당의 이념인 ‘작은 정부론’을 주창하지 않으면서 자유무역 반대나 부자 증세(增稅) 같은 진보적 공약을 내놓고 있다.

 

보수층을 대표하는 잡지 ‘내셔널리뷰’는 “이런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면 미국 보수주의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진보 세력의 담론 때문에 사실상 침묵을 강요당해온 다수의 우리(보수주의자들)를 진정으로 대변해주는 후보는 트럼프뿐”이라고 말한다. 이쯤 되면 무엇이 미국의 보수주의인지 궁금해진다.

 

대표적 보수 논객이자 라디오 진행자인 필 밸런타인(57)이 대선의 해를 맞아 펴낸 ‘보수주의자의 핸드북(The Conservative‘s Handbook·사진)’은 이 질문에 대한 일종의 종합해설서. 보수와 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들을 하나하나 나열한 뒤 보수의 가치가 왜 옳은지를 구체적 사례를 토대로 설득한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대표 앵커인 숀 해너티가 “보수주의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내용을 공허한 주장이 아니라 치밀한 논리와 구체적 사실로 서술한 책”이라고 호평했다. 

 

저자는 △마리화나 같은 약물(마약류) 합법화가 미국을 망친다 △기업은 우리 경제의 동맥이다 △가정은 사회의 기반이다 △총기는 생명을 구한다(총기 규제 반대) △불법 이민이 미국을 위협한다 △강력한 군사력은 적들의 공격을 억지한다 △국가안보는 연방정부의 최우선 책무다 등 보수 이념을 간결한 명제로 정리해 소개한다. 일부 내용은 트럼프의 주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에 대한 비난이 그렇다. PC는 성 차별, 인종 차별적 언어나 소수자, 약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표현을 삼가야 한다는 취지의 사회운동이다. 트럼프는 “나는 정치적으로 올바를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그것이 미국 정치를 망치고 있기 때문”라고 말해왔다. 정치인들이 PC의 틀에 갇혀 논쟁적 이슈의 본질을 언급하지 못하고, 그러니 문제가 드러나지 않고 해결책도 마련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도 “다른 목소리를 전혀 낼 수 없게 만드는 PC는 파시즘의 진보 버전으로 전락했다”고 썼다.

 

“한 중년 여성이 나무 위에 올라가 위험하게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너희들 새끼 원숭이들처럼 뭐 하는 짓이니?’라고 훈계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아이들은 흑인이었다. 그 여성은 인종차별적 언어를 썼다는 이유로 벌금을 물었다. 내(저자)가 농담하는 게 아니다. 이게 PC의 현실이다.” 

 

미국에서 소수 인종인 흑인들은 현재 대표적인 친(親)민주당, 반(反)공화당 세력으로 분류된다. 역설적이게도 노예였던 흑인들을 해방시킨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공화당 출신이었다. 미국 역사책들은 “흑인들은 원래 (링컨의) 공화당을 지지했다. 그러나 1930년대 대공황이 닥친 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한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민주당 지지로 돌아섰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미 공화당 주류의 진짜 고민은 트럼프가 위협하는 보수주의가 아니라, 그렇게 하나둘 떠난 민심을 되찾아올 방법이 아닐까.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418/77635174/1#

 

 

 13.[기자의 눈/부형권]트럼프는 ‘협상의 달인’… 한국, 손놓고 있다간 큰코다친다

 

2016-04-29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뉴욕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실시된 이달 19일. 뉴욕지역 공영라디오방송 WNYC는 하루 종일 ‘지지 후보와 그 이유’에 대한 뉴요커들의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을 하시죠?”

 

“맨해튼 월가 금융기관에서 일합니다.”

 

“어느 후보를 지지하시나요?”

 

“도널드 트럼프요.”

 

“그럼 트럼프가 주장해온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장벽 쌓기,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도 지지하시나요?”

 

“아뇨. 바보 같은 소리죠.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잖아요. 뉴욕은 미국의 힘인 다양성을 상징하는 도시고요.”

 

“그런데 왜 트럼프를 지지하는 거죠?”

 

“그는 평생 협상을 해온 비즈니스맨이잖아요.”

 

트럼프의 ‘막말’을 일종의 협상카드로 생각한다는 얘기였다. 끊임없이 논란과 분란을 일으키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자기합리화 도구 중 하나가 ‘트럼프는 협상가’라는 평가다.

 

트럼프는 유세도 협상처럼 한다. 비센테 폭스 전 멕시코 대통령이 “트럼프의 빌어먹을 장벽에 멕시코가 왜 돈을 내나. 돈 많은 트럼프, 당신이 내라”고 공격하자 트럼프는 “장벽을 10피트(약 3m) 더 높게 짓겠다. 그 추가 비용까지 멕시코가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상대 반발에 주춤하기보다 더 센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트럼프는 한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동맹국에 대해선 ‘안보 무임승차론’을 끊임없이 주장한다. 이 역시 ‘멕시코 국경 장벽’처럼 미국 유권자의 지지는 끌어내고 상대 국가는 압박하는 협상카드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한국 정부로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트럼프에 대응할 논리나 지렛대(레버리지)를 만들어놔야 한다. 그러나 기자가 아는 고위 외교관은 “트럼프 캠프에 줄 댈 방법을 찾기 어렵다.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당선되기를 기도할 뿐이다”고 털어놨다.

 

“협상할 때 절박한 처지를 노출하면 무조건 진다. 상대를 움직일 지렛대가 없다면 협상장에 나가지도 말라.”

 

트럼프가 1987년 자신의 경험을 담은 베스트셀러 ‘협상의 기술’에서 소개한 협상전략이다. 트럼프의 정체도 모르겠고 대응할 지렛대도 마땅찮다면 이 책부터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429/77844718/1

 

(맨해튼으로 출퇴근하거나 이동 중에는 라디오 방송을 즐겨 듣는데, 트럼프의 황당한 공약들을 ‘협상의 지렛대’로 인식하는 한 지지자의 발언에 무릎을 쳤다. 맞든 틀리든 고학력 고소득층의 트럼프 지지 자기합리화 도구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14.‘정부군 vs 반란군’… 너무나 다른 두 남녀, 美대선 첫 性대결

 

2016-05-05

 

 [2016 미국의 선택]‘힐러리 vs 트럼프’ 본선 사실상 확정

 

11월 8일 미국 대선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70)의 역사상 첫 남녀 대결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두 사람은 많이 다른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정반대의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정부군(클린턴) 대 반란군(트럼프)의 싸움이다. 평생 한 번도 공직에 선출된 적이 없는 사람 대 평생 대통령이 되기 위해 준비해 온 사람의 대결”이라고 전했다.

 

○ 유권자들 “힐러리는 경륜, 트럼프는 변화”

 

WSJ와 NBC뉴스가 지난달 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통령직을 수행할 충분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클린턴은 53%로부터 긍정 평가를 받았지만 트럼프는 21%에 그쳤다. ‘바른 기질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서도 클린턴(41%)이 트럼프(12%)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국정 방향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선 트럼프(37%)가 클린턴(22%)을 앞섰고 ‘정직하고 있는 그대로를 말한다’는 항목도 트럼프(35%)가 클린턴(19%)보다 우위였다.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된 것은 워싱턴 정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대통령 부인, 재선의 연방 상원의원, 국무장관까지 지낸 클린턴도 “워싱턴 정치에서 여자가 진짜 아웃사이더”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CNN은 이날 “진짜 아웃사이더(트럼프) 대 진짜 인사이더(클린턴)의 대선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지지층도 극명하게 갈린다. WSJ는 “18∼34세 유권자의 75%, 히스패닉의 79%가 트럼프를 싫어한다. 여성의 3분의 2도 반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흑인 표에서도 4 대 1로 클린턴에게 크게 뒤진다. 트럼프가 크게 기대는 지지층은 백인 블루칼라다. 미 언론은 “역대 미 대선은 흑인 히스패닉 같은 소수 인종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는데 트럼프의 등장으로 이번엔 백인 표가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투표는 클린턴에게, 내기는 트럼프에게?

 

아직까지는 클린턴 우세론이 대세다. 그러나 트럼프 지지층이 저학력 저소득 백인에서 고학력 고소득 백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월가에선 ‘대선 당선자 맞히기’ 내기가 유행하고 있는데 “투표는 클린턴에게, 베팅(내기)은 트럼프에게”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안정적인 클린턴을 찍지만 결국 대통령은 트럼프가 될 것 같다는 얘기다.

 

11월 대선 본선에선 50개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538명 중 누가 과반(270명)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한 표라도 더 얻으면 해당 주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 독식 방식이다.

 

워싱턴포스트가 1992∼2012년 최근 6번의 본선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은 캘리포니아, 뉴욕, 펜실베이니아를 포함한 19개 주에서 6번 다 이겼다.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인 이곳에 할당된 선거인단은 242명. 클린턴이 19곳을 석권할 경우 여기에 28명의 선거인단만 추가하면 백악관행 티켓을 거머쥔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여론조사기관 KABC의 2일 조사 결과 클린턴 지지율은 56%, 트럼프는 34%였다. 뉴욕에서도 에머슨의 지난달 18일 조사 결과 클린턴 55%, 트럼프 36%였다.

 

‘스윙 스테이트’(경합 주) 성적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경합 주는 플로리다(29명) 콜로라도(9명)로 지난 6번 선거에서 양당 후보가 각각 3번씩 이겼다. 산술적으로 클린턴이 캘리포니아 등 19곳을 다 이기고 플로리다만 챙기면 선거는 끝난다. 하지만 플로리다의 경우 조사 기관마다 결과가 다르다. 중도 하차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플로리다)이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는 이유도 플로리다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뉴욕=부형권 bookum90@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http://news.donga.com/3/all/20160505/77944386/1

 

 

 15. ‘반성문’ 쓰는 美 선거 전문가들…“트럼프가 될 줄 몰랐다” 망신살

 

2016-05-06

 

 “트럼프가 공화당후보 될 줄 정말 몰랐습니다” 

‘대선예측 족집게’ 네이트 실버, 트럼프 중도하차 예상했다 망신살

BBC “공화 경선전망 바보같았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면서 수많은 선거 전문가와 정치평론가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이들 대부분은 트럼프 돌풍이 ‘찻잔 속 태풍’이라고 얕잡아봤다.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들은 테드 크루즈(텍사스)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의 역전승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3일 트럼프가 인디애나 경선에서 압승하고 2, 3위 주자 크루즈와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잇달아 중도 포기를 선언하자 언론들은 일제히 ‘트럼프 승리를 예측 못 한 9가지 이유’(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트럼프에 대한 최악의 예측 12선’(WP) 같은 실패 연구 기사를 쏟아냈다.

 

트럼프 때문에 가장 망신당한 인물은 ‘족집게 대선 예측가’ 네이트 실버(36·사진). 통계학자이자 정치분석가인 실버는 자체 개발한 분석예측시스템을 토대로 2008년 대선과 2010년 상원의원 선거, 2012년 대선 등을 정확히 맞혔다. 그가 운영하는 선거분석 웹사이트 ‘FiveThirtyEight(538)’는 미국 대선 본선의 선거인단 수(538명)를 뜻한다.

 

WP는 4일 ‘최악의 예측 12선’ 중 첫 번째로 “실버가 지난해 8월 ‘우리의 예측시스템에 따르면 트럼프는 결코 공화당 후보가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고 꼬집었다. 일부 정치 전문 매체는 “대선 족집게 실버가 트럼프에 대해선 최소 7번 이상 틀렸다”며 실버가 트럼프 인기를 과소평가하거나 폄훼했던 글을 줄줄이 올려놓았다.

 

지난해 하반기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자 실버는 “트럼프 지지율은 15∼20%에 불과하다. 주자가 17명이나 되기 때문에 그런 지지율로도 1위를 하는 것일 뿐”이라며 “80% 이상이 트럼프를 싫어하기 때문에 그의 지지세는 곧 사라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해 11월엔 “신문이나 방송이 ‘트럼프 여론조사 1위 결과’에 호들갑 떨지 말았으면 좋겠다. 정치도박 시장에서 트럼프 승률이 20% 정도라고 하는데 너무 높다. 트럼프 같은 사람이 주요 정당의 후보가 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실버는 2월 1일 아이오와 주 첫 경선에서 트럼프가 크루즈에게 밀려 2위가 되자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가 다를 것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트럼프의 중도 하차’를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후보 지명이 확실해지자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1년 전 ‘트럼프가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나는 (그를) 바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공화당 경선을 근본적으로 잘못 봤다”며 장황한 반성문을 썼다. 그는 “가장 크게 잘못 생각한 건 ‘트럼프 같이 정통 보수 기조와 동떨어진 인물도 공화당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했다. 자유무역을 반대하고 부유세를 지지하고, 낙태에 대한 태도도 모호하고, 이라크전쟁에도 반대하는 ‘전혀 공화당과 맞지 않는 인물’이 유권자들의 온갖 불평불만을 대변하면서 후보 자리를 꿰찼다는 설명이다.

 

실버는 이 글에서 철저히 자기반성을 하기보다 △트럼프 홍보만 해준 언론 △트럼프를 낙마시킬 전략적 협력이 부재했던 공화당 △경쟁전당대회까지 가서 후보를 확정짓는 건 비민주적이라며 막판에 트럼프에게 50% 이상의 몰표를 몰아준 공화당 유권자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방송은 “우리가 이번 공화당 경선에서 배운 한 가지는 모든 선거 예측이 정말 바보 같았다는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506/77957708/1

 

(네이트 실버는 11월 대선에서도 또 크게 틀렸다.)

 

 

 16.[기자의 눈/부형권]수시로 말 바꿔도… 트럼프 인기 미스터리

 

2016-05-10

 

“이 창은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습니다. 이 방패는 어떤 창도 다 막아 낼 수 있죠.”(상인)

 

“그 창으로 그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나요.”(행인)

 

말이나 행동의 앞뒤가 맞지 않음을 뜻하는 모순(矛盾)의 우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70)는 ‘걸어 다니는 모순덩어리’라고 마이클 린치 코네티컷대 철학과 교수가 8일 뉴욕타임스에 썼다. 트럼프는 수시로 말을 바꾸고 심지어 같은 인터뷰나 연설에서도 모순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그동안 “시간당 7.25달러는 너무 높다”고 말해 오다가 8일 NBC 인터뷰에서는 “어떻게 그 돈으로 살 수 있는지 모르겠다. 최저 시급이 어느 정도 올랐으면 좋겠다”고 말을 바꿨다. 종전의 ‘부자 감세’ 공약과는 정반대로 ‘부자 증세’도 주장했다.

 

낙태 문제에 대해 ‘여성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가 최근엔 “낙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라며 반대로 돌아섰다. 비난 여론이 일자 “여성은 희생자다. 시술 의사는 처벌돼야 한다”고 번복했다. 시리아 난민에 대해서도 지난해 9월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가 몇 개월 만에 “테러리스트가 섞여 있을지 어떻게 아느냐”며 다른 말을 했다.

 

정치에서 말 바꾸기는 비판의 대상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모순은 오히려 그 인기와 지지의 중요한 발판이라고 린치 교수는 분석했다. 트럼프는 비판받을수록 사과는커녕 더 크고 당당한 목소리로 모순된 발언과 행동을 반복한다.

 

“트럼프가 자유롭게 말을 바꾸는 건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보여 준다. 그건 일종의 권력을 상징한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진짜 강한 자만이 저렇게 할 수 있다’고 느낀다.”(린치 교수)

 

특히 정제되지 않은 정보, 정반대 논리가 범람하는 디지털 세상에 살면서 우리 모두가 객관적 진실보다는 ‘나와 같은 생각’에 더 큰 가치를 두게 됐고 그 토양 위에서 트럼프의 ‘모순 정치’가 큰 파괴력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고사 속 행인과 달리 트럼프 지지자들은 자기 입맛에 따라 트럼프의 창과 방패를 구입하는 셈이다. 그런데 그 창으로 그 방패를 찌르는 진실의 순간이 과연 오기는 할까.

 

부형권·뉴욕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510/78007826/1

 

 

 17.“트럼프, ‘공화당의 샌더스’ 될 수도”…소액기부 폭발

 

2016-08-05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최초의 풀뿌리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 ‘트럼프(70)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 간 선거자금 모금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 트럼프에 대한 소액(200달러 미만)기부가 큰 몫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는 “7월 한 달간 공화당전국위원회(RNC)와 함께 8200만 달러(약 913억원)를 모금했다”며 “이중 온라인 등을 통한 소액기부자 후원이 78%인 6400만 달러(약 713억원)”라고 발표했다. 트럼프의 7월 총 모금액(8200만 달러)은 클린턴의 같은 달 모금액(약 9000만 달러)보다 불과 800만 달러 적다. 트럼프는 당내 경선 기간엔 모금 캠페인을 거의 하지 않아 월간 모금액이 수백 만 달러(약 수십 억 원)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본선 대결을 위한 모금을 시작하자 소액 기부가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참모들은 “클린턴은 지난 20년 간 선거자금을 모아왔지만 트럼프는 사실상 두 달밖에 안 됐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NYT는 민주당 경선에서 소액기부 열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공화당의 샌더스’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7월 소액기부 모금액(6400만 달러)은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의 당시 7월 소액기부 모금액(약 1900만 달러)의 3배가 넘는다.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의 잇단 막말을 비판하면서도 지지 철회를 할 수 없는 이유도 풀뿌리 지지세 때문이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어쨌든 트럼프는 풀뿌리 공화당원들이 뽑은 후보인 만큼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당은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805/79585596/1

 

 

 18. NYT-CNN-WP 등 주요언론 평가… “클린턴이 잘했다”

 

2016-09-28

 

 [대선 1차 TV토론]온라인 익명 투표선 트럼프 우세

 

 미국 주요 언론들은 대선 1차 TV토론이 끝나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을 승자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패자로 지목했다. WP는 ‘첫 토론이 대통령에 알맞은 후보는 단 한 명이라는 점을 입증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현실에 대한 삐뚤어진 관점을 무식하게 내세우고, 격앙된 문장으로 스스로 자격이 없음을 증명한 후보를 낸 공화당 경선은 실패했다”며 트럼프를 혹평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클린턴이 국가 안보와 젠더 현안에서 토론을 지배했다”며 “트럼프는 토론이 진행될수록 더욱 침착하고 준비된 상대방과 씨름하느라 애를 써야 했다”고 분석했다.

 

 CNN 방송은 “1차 TV토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힐러리 클린턴이 더 잘했다는 응답이 62%인 반면에 도널드 트럼프가 잘했다는 답변에 27%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CNN이 여론조사기관인 ORC와 공동 조사한 결과는 모든 면에서 클린턴이 우세했다. 세부적으로 ‘주요 현안 이해도’(68% 대 27%), ‘대통령직 적합도’(67% 대 32%) 등의 항목에서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본다’는 대답도 55%에 달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사회자는 “CNN이 고작 521명을 조사해 ‘클린턴이 압승했다’고 보도한다. CNN은 정말 ‘클린턴 방송’”이라고 비꼬았다. 의회전문지인 더 힐도 59%로 트럼프의 승리를 선언했다.

 

 익명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투표는 ‘트럼프 우세’ 결과가 많았다. 경제전문지 포천의 온라인 투표에선 총평은 트럼프 51%, 클린턴 49%로 팽팽했고, 국가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트럼프(55%)가 클린턴(45%)을 10%포인트나 앞섰다. 10만 명이 넘게 참여한 ‘엔제이닷컴’의 온라인 투표에서도 트럼프(54.6%)가 클린턴(40.8%)을 크게 앞섰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928/80511684/1#

 

(TV토론이 시작되자 미 언론들의 본색이 더 확연히 드러났다. 한국 언론은 주로 뉴욕타임스나 CNN을 많이 참고하고 인용하는데 이번 대선에선 그렇게 하면 정말 한쪽 평가만 접하게 되는 셈이다.

  매일 아침 ‘무엇을 기사로 쓸 것인지’를 회사에 보고하는 ‘발제’라는 걸 하는데, 당시 아래처럼 보고했다.

 

<<◆TV토론 평가도 일반 여론조사와 인터넷 조사가 완전 딴판-브렉시트 등에서도 나타나는 현상 그대로 나타나(4장, 뉴욕)

-CNN은 521명 여론조사 결과라며 ‘클린턴 62%, 트럼프 27%’의 결과를 발표. CNN이 따로 섭외한 ‘부동층’ 20명도 18명이 클린턴 승리를 선언. 사회자는 “다른 포커스 그룹 조사에서도 클린턴 16명, 트럼프 6명으로 클린턴이 압도적”

-그러나 포천의 인터넷 투표에선 총평은 50 대 50이고, 경제와 안보 분야는 트럼프 55% 대 클린턴 45%로 트럼프의 우세로 나타나. 또 엔제이닷컴의 인터넷 투표에는 총 12만 정도가 참가했는데 트럼프가 54.6%, 클린턴이 40.8%로 트럼프가 압도적 우세

#이번 선거는 ‘인사이더/정부군(클린턴) 대 아웃사이더/반란군(트럼프)’의 대결인 만큼 CNN 뉴욕타임스 등 주류언론의 평가만으로 미국 민심을 단정 짓는 건 위험하다고 판단됨. ‘주류언론 여론조사기관까지도 다 기성권력의 일부’라고 보는 시선이 많음.>>

 

  이번 미국 대선을 민주-공화, 진보-보수의 좌우 대결로만 보면, 중요한 축을 놓치게 된다고 생각했다. ‘제도권 기득권 세력 대  노동자 서민 중산층’의 상하 대결의 구도도 어느 때보다 뚜렷히 형성됐다. 부동산 재벌인 최상위층 트럼프가 이들 중하위층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포퓰리스트로 인기를 끌었다는 건 여러 모로 아이러니하다.)

 

 

 19.TV토론 승패놓고 쪼개진 언론

 

2016-09-30

 

진보언론 “클린턴 압승” 연일 보도 vs 보수매체 “온라인선 트럼프 우세”

토론 직후 여론 전문매체 조사선 클린턴이 트럼프를 3~4%P 앞서

 

 미국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69)과 도널드 트럼프(70)가 격돌한 첫 TV토론에 대한 평가를 놓고 미 언론들이 뚜렷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TV토론을 계기로 미디어가 대선 한복판으로 들어갔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친(親)클린턴 성향의 진보 언론들은 민주당 클린턴 후보의 압승이라고 평가했다. 26일 TV토론 직후 CNN이 시민 521명을 대상으로 ‘누가 더 잘했느냐’고 물은 여론조사에서 클린턴(62%)이 트럼프(27%)보다 2배 이상 지지를 얻은 것이 주요한 논거다.

 

 MSNBC방송은 “클린턴만이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노골적으로 편들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토론 다음 날부터 연일 ‘클린턴의 상승세와 트럼프의 하락세’를 집중 보도하고 “트럼프 같은 인간은 절대 백악관으로 보내선 안 된다”는 내용의 칼럼을 싣고 있다.

 

 반면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130만 명이 넘게 참여한 ‘드러지리포트’의 온라인 투표에서 공화당의 트럼프(52%)가 클린턴(48%)을 4%포인트 앞섰다”고 반박했다. 또 “폭스뉴스 온라인 투표에선 트럼프 50%, 클린턴 35%로 그 격차가 더 컸다”고 보도했다.

 

 보수 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 “(친클린턴 성향의) CNN은 TV토론 내용 중 클린턴에겐 유리하고 트럼프에겐 불리한 부분을 다른 방송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방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CNN을 ‘클린턴 뉴스 네트워크(Clinton News Network)’라고 비꼬기도 했다. ‘케이블(Cable)’을 ‘클린턴(Clinton)’으로 바꿔 조롱한 것이다.

 

 경제전문 포천은 “TV토론 평가는 오프라인(매스미디어)을 보느냐, 온라인을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며 “경합 주들의 여론 향배가 진정한 TV토론의 승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차 TV토론 직후인 28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클린턴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의 지지율이 41%로 가장 높고 이어 트럼프 38%, 자유당 게리 존슨 8%, 녹색당 질 스타인 4% 순이었다. 공공정책여론조사(PPP)에서는 클린턴 49%, 트럼프 45%, 존슨 6%, 스타인 1% 순으로 나왔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0929/80556416/1#

 

 

20.“女대통령 꺼리는 백인남성의 저항 만만찮아”

 

2016-10-12

 

무어 감독의 ‘트럼프 승리’ 경계론

쇠퇴한 공업지대의 거센 분노에 젊은 샌더스 지지층 기권 가능성

“트럼프 당선 가능성 아직도 높아”

 

 “9일 밤 대선 2차 TV토론에서 ‘음담패설 비디오’ 공개 파문으로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는 몰락하지 않았다. 그는 단 한 표도 잃지 않았다. 어쩌면 표를 더 얻었다.”

 

 미국 문화계의 대표적 진보 인사인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62·사진)는 10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트럼프는 정말 ‘엿 같은 놈(sick fuck)’이다. 더 센 표현을 쓸 수 있지만 참겠다”며 트럼프를 비난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후보의 자질과 표심은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무어 감독은 당초 민주당 경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의 열렬한 팬이었지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되자 “트럼프 같은 인간이 대통령 되는 걸 막아야 한다”며 클린턴 지지자로 변신했다.

 

 그러나 그는 “(클린턴 지지자들에겐) 불행하게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주장을 꾸준히 펴왔다. 논거는 “클린턴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트럼프를 크게 앞서도 실제론 아무 의미 없다. 선거는 투표장에 나가서 표를 던지는 열정적 지지자가 얼마나 많은가의 싸움이다. 이런 면에서 클린턴은 트럼프에게 뒤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달 2일 NBC방송에 출연해서도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성난 사람들이고, 트럼프는 그들의 인간 화염병(human molotov cocktail)이다. 그들은 11월 투표소에서 그 화염병을 (기성) 정치권을 향해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열정이 클린턴 지지자에겐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5대 이유’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즉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같은 쇠퇴한 공업지대(러스트 벨트)의 분노 △‘여성 대통령’의 출현을 반기지 않는 백인 남성의 저항 △신뢰도 없고 인기도 없는 클린턴 본인의 문제 △젊은 샌더스 지지자들의 기권 가능성 △병든 기존 정치 시스템엔 아무것도 기대할 게 없다는 ‘제시 벤투라’ 효과 등을 꼽았다.

 

  ‘제시 벤투라’ 효과는 1998년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닌 ‘제3당’(개혁당) 후보로 나선 프로 레슬러 출신 벤투라가 ‘주민들의 기성 정치권에 대한 혐오감’에 힘입어 당선된 것을 뜻하는 말이다. 무어 감독은 “유권자들은 ‘클린턴 대통령의 미국’에 대해선 전혀 새롭게 느끼지 않는 반면에 ‘트럼프란 인간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호기심을 느낀다. 그런 사람들이 트럼프를 찍어놓고 마치 리얼리티 쇼 구경하듯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1012/80744551/1

 

 

 

 (마이클 무어는 클린턴 지지자들의 트럼프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지는 걸 막기 위해 이런 얘기를 했지만 어떤 주류 언론이나 정치학자, 여론전문가보다 이번 대선 판의 핵심을 정확히 읽은 인물로 평가하고 싶다. ) 

 

 

21.남자는 트럼프, 여자는 힐러리 찍는다? 美대선 ‘막 가는 성 대결’(동아닷컴)

 

2016-10-15

사상 첫 남녀 대결 미국 대선, '막장 수준의 성(性) 전쟁' 양상

'남성만 투표하면 트럼프 당선, 여성만 투표하면 클린턴 압승' 조사결과 나오자

트럼프 지지 남성 네티즌들, "여성 참정권 보장한 수정헌법 19조 폐지하자" 운동

클린턴 지지 여성들, "너무 늦었다. 앞으론 여성이 미국 지배할 것" 맞불

 

미국 45대 대통령을 뽑는 올해 대선은 역사상 최초의 남녀 성(性)대결이다. 그러나 주요 정당 최초의 여성 후보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과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70) 간 대결이 남녀 유권자 간 갈등의 골을 깊게 하면서 거의 '막장 드라마' 수준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두 후보에 대한 남녀 유권자의 선호도가 극명히 엇갈리면서 이번 대선이 감정적 남녀 성대결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선거분석 웹사이트 'FiveThirtyEight(538·미국 대선 선거인단 숫자)'의 운영자인 네이트 실버(36)는 최근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남성표는 트럼프, 여성표는 클린턴에 몰리고 있다. 이렇게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는 역사상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남성표에서 클린턴을 11%포인트, 클린턴은 여성표에서 트럼프를 무려 33%포인트나 앞섰다. 실버는 "남성표의 이런 큰 차이는 1952년 드와이트 아이젠아워 대통령이 대승을 거뒀을 때 이후 처음이고, 클린턴의 압도적인 여성표 우세는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이라고 설명했다.

 

네이트는 이런 남녀 유권자 간 극단적 '표 갈림' 현상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만약 이번 대선에서 여성만 투표할 경우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무려 458명(85.1%)을 클린턴이 가져가고, 트럼프 지지 선거인단은 고작 80명(14.9%)에 불과하게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남성만 투표하면 트럼프가 350명(65.1%)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대통령이 되고, 클린턴지지 선거인단은 188명(34.9%)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자 트럼프 지지자 중 일부 남성들이 "이번 기회에 여성 투표권을 박탈하자"며 '수정헌법 19조' 폐지 운동(#repealthe19th)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1920년 8월26일 비준 받은 '수정헌법 19조'는 '연방 정부나 주 정부는 성별을 이유로 미국 시민의 투표권을 거부하거나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으로 역사적인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 조항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장난 같은 '수정헌법 19조 폐지 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일부 남성 네티즌들은 '맞다. 정치는 원래 전쟁 대신 만들어진 것이다. 여자들이 할 일이 아니다'며 정색하고 주장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여성 네티즌들이 거세게 들고 일어났다. 클린턴 지지 여성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이러니까 클린턴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거다. 수정헌법 19조를 폐지하긴 너무 늦었다. 왜냐하면 이제부터 우리(여성들)가 이 나라를 운영할 거니까"라고 맞받았다. 한 여성 네티즌은 "(무식한) 트럼프 지지자들은 수정헌법 조항 중 총기 소지 권리를 인정한 '2조'만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수정헌법 조항(19조)도 알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라고 조롱했다.

 

클린턴 캠프도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e메일 등을 통해 "여성차별주의자, 여성혐오주의자인 트럼프가 집권하면 어떤 세상이 벌어질지 짐작하게 한다. 수정헌법 19조를 폐지하겠다는 발상은 결국 세상을 100년 뒤로 되돌리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여성표가 결집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1015/80803042/1

 

 

 22.실리콘밸리의 유일한 트럼프 지지자 ‘IT거물’ 피터 틸…그는 왜?(동아닷컴)

 

2016-10-18

 

실리콘밸리에서 모두 'NO'한 트럼프에 유일하게 'YES'를 외치는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인 IT 거물, 트럼프에 125만 달러 거액 후원금 기부

동성애자인 그가 성차별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비난 받는 트럼프를 왜 지지할까

틸, "잘 나가기만 하는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미국의 경제적 아픔을 모른다"

 

'세계 정보기술통신(ICT)의 수도'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70)를 지지하는 기업인을 찾아보긴 힘들다. 무슬림 입국 금지나 미국-멕시코 간 국경 장벽 설치 같은 트럼프의 반(反)이민정책은 개인의 자유 존중과 다양성의 가치를 추구하는 실리콘밸리 문화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 모두가 'NO(반대)'하는 트럼프에 대해 거의 유일하게 'YES(지지)'하는 기업인이 있다. 온라인결제서비스인 페이팔과 자료분석회사인 팰런티어의 공동창업자이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피터 틸(49)이다. 

 

틸은 실리콘밸리에선 이례적으로 슈퍼팩(정치자금위원회)을 통하거나 트럼프 선거캠프에 직접 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트럼프에게 125만 달러(약 14억1250만 원)를 후원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성애자이고 실리콘밸리 거물인 틸이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라는 공격을 받는 트럼프를 왜 지지하는지에 대해 궁금증과 의아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NYT에 "틸은 미국은 지금 '(전면적인) 수리'가 필요한데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트럼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틸은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이런 '의외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트럼프도 정치인이 아니다. 그는 건설자다. 지금은 미국을 재건해야 할 때다. 실리콘밸리에만 있으면 미국이 잘못 가고 있다는 걸 알기 어렵다. 사업이 잘 되고 많은 돈을 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는 작은 도시에 불과하다. 조그만 외곽으로 벗어나면 실리콘밸리 같은 번영을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 전역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은 오르지 않고 있고, 그래서 실질임금은 10년 전보다 더 적어졌다. 의료보험료 대학등록금만 오른다. 월가 대형은행들은 정부 채권부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강연료까지 모든 곳에서 '거품'만 만들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땐 국가적 큰 논쟁이 '어떻게 소련(옛 러시아)을 무찌를 것인가'였다. 그리고 결국 우리 미국이 이겼다. 그런데 지금 가장 큰 논쟁은 '누가 어느 화장실을 써야 하느냐'(트랜스젠더의 화장실 사용을 둘러싼 논쟁)는 것이다. 이런 게 우리의 진짜 문제들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모든 미국인은 각자의 독특한 정체성이 있다. 나는 게이(동성애자)인 것이 자랑스럽다. 나는 공화당원인 것이 자랑스럽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는 미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 솔직히 공화당의 모든 정강정책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진보 진영이 주도하는) 가짜 문화전쟁이 경제적 쇠락이란 진짜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문제에 있어서 가장 솔직한 사람이 트럼프라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외치고 있는데 그건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뜻이 아니다. 미국을 밝은 미래로 이끌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트럼프를 지지한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틸의 이런 트럼프 지지는 그의 실리콘벨리 동료들을 매우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고, 틸의 사업에도 직·간접적인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틸은 페이스북의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데,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인사이다. 포천은 "페이스북이 회사 이사인 틸의 공화당 전당대회 지지 연설 때문에 상당히 곤혹스런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1018/80840777/1

 

(피터 틸의 전당대회 발언은 트럼프 현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23.올해 美 대선은 ‘덜 나쁜 악마(the lesser of two evils)’ 뽑는 선거(동아닷컴)

 

2016-10-31

 

'음담패설 파문의 트럼프도 싫고, e메일 스캔들의 클린턴도 싫은데 누굴 찍어야 하나'

역대 최고 비호감 후보들 사이에서 유권자의 고민과 고통만 늘어

몰몬교의 성지인 유타 주의 제3후보 지지자 및 부동층은 무려 40%가 넘어

"'덜 나쁜 악마' 찍지 말고 투표지에 내 마음 속 후보 이름 써넣자"는 '기명투표' 움직임도

 

"2016년 미국 대선은 호감 가는 후보가 없는 최악의 선거다. 결국 민주-공화 2명의 후보 중 '덜 나쁜 악마'를 뽑는 선거일뿐이다."

 

선거 막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의 아킬레스건인 e메일 스캔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전격 결정하면서 미국 언론엔 '둘 중 덜 나쁜 악마(the lesser of two evils)'란 표현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NBC방송 등은 30일(현지 시간)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70)는 혐오스런 음담패설 동영상 파문으로, 클린턴은 지긋지긋한 e메일 스캔들로 국민의 실망감을 더 크게 하고 있다. 두 후보의 비호감도는 60%를 육박한다. 결국 대선은 '덜 나쁜 악마'를 뽑는 선거가 돼 버렸다"고 보도했다.

 

'덜 나쁜 악마'는 클린턴 캠프가 가장 싫어하는 선거 프레임(구도) 중 하나다. 클린턴 후보나 지지자들은 "누가 더 미합중국의 대통령으로 준비된 자질과 자격을 갖췄는지를 봐 달라"고 외쳐왔다.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막말'로 끊임없이 논란을 빚어온 트럼프에 비해 상대적 우위가 가장 확실한 평가 척도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각종 유세나 TV토론 등에서 "트럼프 같은 기질의 인간에게 핵폭탄 버튼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FBI의 추가 수사 결정은 클린턴의 이런 트럼프 공격 포인트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망했다. 막판 대형 호재를 만난 트럼프 캠프도 "감옥에 가야 할 사람(클린턴)을 백악관으로 보내면 되겠느냐"고 외쳐대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는 TV토론 등에서 "일반 국민이 당신(클린턴) 범죄(e메일 스캔들)의 5분의 1만 저질러도 감옥 가고 인생이 끝장난다"고 주장하곤 했다. 

 

경제전문매체 CNN머니는 최근 "'덜 나쁜 악마' 구도는 역설적으로 트럼프에서 유리할 수 있다. 그의 열성 지지자들 사이엔 '우리가 (종교 지도자) 교황을 뽑는 게 아니지 않느냐'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우리도 트럼프의 음담패설 동영상이 역겹다. 그러나 그것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한편 클린턴도 싫고, 트럼프도 싫은, '덜 나쁜 악마'를 뽑는 선거에 염증과 환멸을 느끼는 유권자도 여전히 많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가 아닌 제3의 후보를 지지하거나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의 비율이 10%가 넘는 주가 50개 중 21개에 달했다. 이중 뉴멕시코(23.0%)와 알래스카(24.2%)는 그 비율이 20%가 넘고, 몰몬교의 성지인 유타 는 무려 43.2%에 달했다. 특히 유타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몰몬교 가정에서 태어난 보수성향의 무소속 후보 에번 맥멀린이 31%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27%)와 클린턴(24%)을 모두 제치며 1위에 오르는 이변을 낳고 있다. CNN머니는 "종교적 도덕성을 중시하는 성향이 짙은 유타 주 유권자들이 '덜 나쁜 악마'를 뽑는 선거 구도를 특히 더 혐오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선거 막판에 이르렀는데도 투표용지에 공식적으로 인쇄돼 있지 않은 지지 후보의 이름을 직접 써넣는 '기명투표(write-in)'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구글 검색어를 수집해 분석하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기명투표 관련 검색은 트럼프와 클린턴이 접전을 벌이는 이른바 '경합주(스윙 스테이트)'가 아니라 역대 민주당 지지 성향이 뚜렷했던 버몬트 델라웨어 뉴저지 등이나 전통적 공화당 텃밭인 유타 인디애나 등에서 더 급증했다. 민주당 지역에서 투표지에 이름을 써넣고 싶은 '기명투표' 후보로 클린턴의 경선 맞상대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가, 공화당 지역에선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인니애나 주지사가 연관 검색어 등으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고 CNN머니는 보도했다. 민주-공화 양당의 전통적 지지자들조차도 자기 당 후보인 클린턴과 트럼프에 대해 적잖은 회의감과 불만이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1031/81096123/1

 

 

 24. 트럼프 맹렬한 추격전… 선거인단은 여전히 클린턴 우세

 

2016-11-03

 

미국 대선을 불과 6일 앞둔 2일 현재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이 보는 판세 분석은 판이하다. 클린턴의 개인 e메일 사용에 대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추가 조사에도 최종 승패를 결정하는 대의원 확보 수 추정에선 클린턴이 여전히 앞서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의 동력은 크게 약화된 반면 트럼프의 상승세는 뚜렷하다. 남은 시간 트럼프가 얼마나 클린턴을 추격하는지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발표한 여론조사(10월 27∼30일 실시·1128명)에서 트럼프의 지지율(46%)이 클린턴(45%)을 5개월 만에 앞질렀지만 예상 선거인단 수는 클린턴 279명, 트럼프 180명으로 여전히 차이가 크다.

 

 대선 족집게란 평가를 받아 온 신용평가회사 무디스 애널리틱스도 ‘클린턴 332명, 트럼프 206명’으로 클린턴의 대승을 예고했다. 선거 예측 전문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도 1일 현재 ‘259(클린턴) 대 164(트럼프)’로, 유명한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사이트 ‘538’도 ‘303.1(클린턴) 대 233.7(트럼프)’ 비율로 클린턴이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 캠프를 긴장시키는 것은 선거 판의 추세와 흐름이다. 최근 일관되게 트럼프 우세를 전망해 온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남캘리포니아대(USC)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FBI의 추가 조사 발표일인 지난달 29일 지지율 46%로 클린턴(44.1%)을 앞섰고 30일 46.6% 대 43.2%, 31일 46.9% 대 43.3%로 격차를 계속 벌려 나가고 있다.

 

 RCP의 경합주 판세에서도 클린턴 우세가 혼전으로, 혼전 지역은 트럼프 우세로 속속 바뀌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1일 “경합주로 분류됐던 6곳인 아이오와, 오하이오, 메인, 플로리다,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이제 우리(트럼프)에게 넘어왔다. 하지만 이 6곳을 다 이겨도 선거인단 확보 숫자는 266명으로 과반(270명)에 4명이 모자란다. 이제 근소한 열세를 보여 온 뉴햄프셔, 콜로라도, 펜실베이니아 중 1곳만 이기자. 그러면 이긴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 3개 주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경합주들은 한 곳이 역전되면 다른 곳도 넘어갈 가능성이 항상 있다. FBI의 추가 조사가 ‘클린턴이 당선되면 정치적 혼란과 헌정 위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인식을 주면서 판세 변화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린턴캠프의 로비 무크 캠페인매니저는 1일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가 트럼프로 넘어가는 것 같다. 트럼프가 승리할 수도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고 경계심을 보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가 전 거래일보다 8.79% 오른 18.56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증시도 1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8% 하락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는 이날 영국 외환시장에서 2.02% 떨어졌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장벽을 쌓겠다고 밝혀 왔기 때문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조은아 기자

 

http://news.donga.com/3/all/20161103/81140981/1

 

 

 25.월가,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공화 의회장악

 

2016-11-08

 

‘큰 불확실성 아저씨(Mr. Big Uncertainty).’ 

 

 미국 뉴욕 월가 사람들이 덩치 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지어준 별명이다. ‘큰 불확실성’은 억만장자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가 월가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오히려 경계의 대상이 돼 온 이유이기도 하다.

 

 대형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나 도이체방크 등은 올해 발간한 대선 전망 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대통령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 다수당은 민주당, 하원 다수당은 공화당’을 유력한 조합으로 전망했다. 변화의 수준이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월가가 가장 선호하는 시나리오이기도 했다. 반면에 가장 우려하는 경우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경제정책이 급진적이고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5일 “월가가 그동안 가능성을 매우 낮게 봤던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 의회 장악’ 가능성에 대해 뒤늦게 대책을 점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막판 상승세로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탈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6일 정치 전문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상원 예상 의석수는 민주와 공화 모두 46석에 경합 8석이다. 투표함 뚜껑을 열어봐야 다수당이 결정되는 상황이다.

 

 CNBC는 “당초 이번 대선은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이 강했지만 e메일 스캔들 때문에 클린턴에 대한 국민투표로 변했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공화당이 대통령과 의회를 싹쓸이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당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가 7월 기관투자가 6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장을 불황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은 정치 지형이 ‘트럼프 대통령+공화당 의회’였다. 월가에선 지난달까지도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상황에 맞춘 투자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월가의 우려는 6일 블룸버그통신이 ‘트럼프가 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5∼13% 하락할 수 있다’는 전문가 전망을 보도하면서 증폭됐다. 중국과의 무역전쟁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예고해온 트럼프의 집권이 신흥시장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경제 공약들은 기존 정책과는 동떨어지고 모호해 장기적 영향을 예측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클린턴이 승리하면 S&P500지수는 3%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트럼프가 이길 경우엔 달러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멕시코 페소화 가치도 폭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정치적 개입을 공공연하게 밝혀온 것도 악재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연준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 시장이 예상해 온 ‘12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늦출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하고 중국에 대한 관세장벽을 높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미중의 마찰은 세계 경제에 적잖은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 관계자들은 “우린 클린턴을 분명 더 선호한다. 이유는 그녀가 트럼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트럼프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61108/81214627/1

 

 

(트럼프가 이긴다면 상 하원 선거도 모두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성난 민심은 지금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견제와 균형’이 필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원래 ‘슬픈 예감’은 잘 틀리지 않는다.)

 

 

 

 

 

 

 

 

 

 

 

 

 

 

 

 

 

 

 

2 thoughts on “왜 트럼프가 승리했나-‘트럼프 현상’ 관찰기

  1. bahk2000

    조센일보 트럼프 폄하하고 일방적으로 힐러리 편만 들더니 이제 와서 무슨 변명하려고 이 장문의 기사를 내느냐? 그냥 독자들에게 그동안 왜곡 보도한 잘못에 대해 사과 먼저 해라! 박그네 처럼 뒷북이나 치느냐? 그리고 박그네 대통령 만드는데 일조한 일부터 사죄하기 바란다. 조선일보가 최태민-최순실 존재를 미리 알지 못했을 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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