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짜장면…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국립국어원은 39개 낱말을 새로운 표준어로 인정하였습니다.

그동안 국민이 실제 언어 생활에서 많이 쓰는 낱말을 인정한 것입니다.

‘자장면-짜장면’, ‘먹을거리-먹거리’, ‘연방-연신’, ‘손자-손주’ 같은 것들입니다. 

8월 22일 국어심의회 전체회의에서 확정했고 31일 국어원에서 발표했습니다.

 

일부 낱말은 심의위원 간에 격론이 오갔다고 합니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표준어 가운데 14개는 기존의 표준어와 함께 복수 표준어로 인정되는 것이므로 서로 섞바꿔 써도 되지만 25개는 별도 표준어로서 뜻이나 어감에 차이가 있어 구별해 써야 하는 것입니다.

 

잘 익혀서 더 좋은 언어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기자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국립국어원 표준어사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때 이보다 훨씬 많은 어휘를 사정했는데 일부만 인정된 것이어서 조금은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표준어를 확대해서 좀 더 편리한 언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하겠지만 조어법에 문제가 있는 것도 포함된 것은 개인적으로 그리 반갑지 않습니다. 특히 정부 기관 등에서 잘못 써서 엉터리 말을 퍼뜨리고 있는데 이런 말들이 나중에 세력을 키워 표준어로 인정되는 선례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입니다.

 

 

 

새로 추가된 표준어 목록

 

 

 

 

 


ㅇ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추가로 표준어로 인정한 것(11개)

추가된 표준어

현재 표준어

간지럽히다

간질이다

남사스럽다

남우세스럽다

등물

목물

맨날

만날

묫자리

묏자리

복숭아뼈

복사뼈

세간살이

세간

쌉싸름하다

쌉싸래하다

토란대

고운대

허접쓰레기

허섭스레기

흙담

토담


ㅇ 현재 표준어와 별도의 표준어로 추가로 인정한 것(25개)

추가된 표준어

현재 표준어

뜻 차이

~길래

~기에

~길래: ‘~기에’의 구어적 표현.

개발새발

괴발개발

괴발개발’은 ‘고양이의 발과 개의 발’이라는 뜻이고, ‘개발새발’은 ‘개의 발과 새의 발’이라는 뜻임.

나래

날개

나래’는 ‘날개’의 문학적 표현.

내음

냄새

내음’은 향기롭거나 나쁘지 않은 냄새로 제한됨.

눈꼬리

눈초리

눈초리: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눈에 나타나는 표정. 예) ’매서운 눈초리’

눈꼬리: 눈의 귀 쪽으로 째진 부분.

떨구다

떨어뜨리다

떨구다’에 ‘시선을 아래로 향하다’라는 뜻 있음.

뜨락

뜨락’에는 추상적 공간을 비유하는 뜻이 있음.

먹거리

먹을거리

먹거리: 사람이 살아가기 위하여 먹는 음식을 통틀어 이름.

메꾸다

메우다

메꾸다’에 ‘무료한 시간을 적당히 또는 그럭저럭 흘러가게 하다.’라는 뜻이 있음

손주

손자(孫子)

손자: 아들의 아들. 또는 딸의 아들.

손주: 손자와 손녀를 아울러 이르는 말.

어리숙하다

어수룩하다

어수룩하다’는 ‘순박함/순진함’의 뜻이 강한 반면에,어리숙하다’는 ‘어리석음’의 뜻이 강함.

연신

연방

연신’이 반복성을 강조한다면, ‘연방’은 연속성을 강조.

휭하니

힁허케

힁허케: ‘휭하니’의 예스러운 표현.

걸리적거리다

거치적거리다

자음 또는 모음의 차이로 인한 어감 및 뜻 차이 존재

끄적거리다

끼적거리다

두리뭉실하다

두루뭉술하다

맨숭맨숭/

맹숭맹숭

맨송맨송

바둥바둥

바동바동

새초롬하다

새치름하다

아웅다웅

아옹다옹

야멸차다

야멸치다

오손도손

오순도순

찌뿌둥하다

찌뿌듯하다

추근거리다

치근거리다



ㅇ 두 가지 표기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한 것(3개)

추가된 표준어

현재 표준어

택견

태껸

품새

품세

짜장면

자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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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날 몇일은 없다

그리 많지 않은 얼마만큼의 수를 막연하게 이를 때 쓰는 관형사는 이다. 은 뒤에 오는 말과 관련된 수를 물을 때 쓰기도 한다.몇 사람, 몇 개, 몇 월처럼 쓴다.

 

그럼 몇 날을 뜻하는 낱말은 몇 일며칠가운데 어떤 것이 맞을까?

 

 

우선 이 어떻게 소리 나는지부터 알아보자. 의 발음은 []이다. ‘몇 개 [멷깨]처럼 발음한다는 얘기다.

 

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오면 받침 이 뒤로 이어진다. ‘몇을’, ‘몇에’, ‘몇이는 각각 [며츨], [며체], [며치]처럼 발음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똑같이 모음으로 시작하더라도 조사가 아니라 명사가 오게 되면 발음이 달라진다. 글자 의 받침이 아니라 소리 []의 끝소리가 뒷말에 이어지게 된다. 몇 월 [며둴], ‘몇 억[며덕]처럼 소리 나게 되는 것이다.

 

받침으로 끝나는 낱말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말과 결합하면 소리가 덧난다. 예컨대 꽃잎 [꼰닙]으로 소리 나는 것이다.

 

이쯤에서 서두의 질문을 풀어 보자.

 

몇 일이 맞는다면 이는 몇 월’, ‘몇 억처럼 [며딜]이라고 발음해야 한다.

몇일이 맞는다면 [면닐]이라고 발음해야 한다.

 

그러나 이 말의 현실 발음은 [며칠]이다. ‘조사와 결합하는 형식으로 소리 나는 셈이다.

 

한글 맞춤법 제27항은 [붙임2]에서 어원이 분명하지 아니한 것은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바로 이 며칠을 적시했다. 해설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며칠’은 ‘몇-()’로 분석하기 어려운 것이니, 실질 형태소인 ‘몇’과 ‘일()’이 결합한 형태라면 [(멷닐→)면닐]로 발음되어야 하는데, 형식 형태소인 접미사나 어미, 조사가 결합하는 형식에서와 마찬가지로 ‘ㅊ’ 받침이 내리 이어져 [며칠]로 발음된다.

 

몇 일, ‘몇일도 아닌 며칠이라고 써야 한다는 얘기다.

몇 날에 이끌려 몇일이라고 써서는 안 된다.

 

그런데 LG하우시스는 몇날 몇일이라고 썼다. ‘몇날은 띄어 쓰고, ‘몇일며칠로 써야 맞는 것이다. LG하우시스는 창에 대한 모든 것 윈도우플러스와 상담하세요라고 광고하기 전에 우리말에 대한 모든 것 전문가와 상담한 뒤 광고를 만드세요!

 

 

 

‘window’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윈도로 적어야 한다. 외래어를 적을 때 [ou]로 적기 때문이다. ‘rainbow’레인보’, ‘shadow’섀도’, ‘boat’보트’, ‘bowl’’, ‘soul’로 적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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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의 125주년은 축하하지만…

이화여대가 5 31일 창립 125주년을 맞았다. 축하한다.

이화여대는 1886년 단 한 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학교다.

이 나라에 최초로 세워진 여성 교육기관이다. 12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2만여 명의 배움터로 성장했다. 이화의 역사가 대한민국 여성 교육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이다. 그동안 수많은 여성 지도자를 배출했다.

 

이화 125년을 알리는 광고가 각 신문에 일제히 실렸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 광고의 한가운데에 이런 문구가 있다.

 

 

언제나 제일 처음 걸음을 내딛었고,

그 걸음은 길이 되었습니다.

이화의 길은 모두와 함께 걷는 길이었습니다.

 

125주년을 축하하는 분위기에 초를 치는 것 같아 매우 조심스럽고 미안하긴 하지만 한 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내딛었고라는 표현이다.

몇몇 낱말의 준말은 모음 어미가 연결되면 그 활용형을 인정하지 않는다.

 

예컨대 가지다의 준말인 갖다갖고, 갖는, 갖지처럼 활용할 수 있지만 갖아, 갖았다, 갖으러, 갖은처럼 활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모음 어미가 올 때는 본말의 활용형을 써야 한다.갖아가져, ‘갖았다가졌다, ‘갖으러가지러, ‘갖은가진으로 쓰는 것이다.

 

내딛다내디디다의 준말인데 모음 어미가 연결되면 활용형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제약에 딱 걸리는 낱말이다. 어간 내딛-‘에 모음 어미 ‘-를 연결해 내딛어라고 할 수 없고, 본말인 내디디다의 어간 내디디-‘에 어미 ‘-를 연결해 내디디어라고 해야 한다는 얘기다. 내디디어내디뎌로 다시 줄일 수 있다.

그러니 내딛었고내디디었고또는 내디뎠고라고 표현해야 옳은 것이다.

 

모음 어미를 연결할 수 없는 준말에는 갖다(가지다)’ 외에도 건들다(건드리다)’, ‘내딛다(내디디다)’, ‘딛다(디디다)’, ‘머물다(머무르다)’, ‘서둘다(서두르다)’, ‘서툴다(서투르다)’ 따위가 있다.

 

섣불은 판단처럼 쓰는 사람도 많은데 섣불다는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는 말이다. 반드시 섣부르다를 활용해 섣부른 판단이라고 해야 한다. 다만, 부사 섣불리는 표준어이다. ‘섣불리섣부르다의 어간 섣부르-‘에 부사를 만드는 접사 ‘-가 붙은 것이다.

 

이화여대의 광고를 보며 조금만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화 125년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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