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代金)과 <대가>(代價)

재미없는 주제를 다룬 글을 흥미진진하게 보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노영식님께서 말씀하신 ‘대금’이라는 말 역시 ‘물건의 값으로 치르는 돈. 값. 대가’라고 사전에 풀이되어 있군요. ‘신문 대금, 물품 대금’이라는 용례도 있고요. 아무튼 ‘대가’는 물론 이 대금 역시 돌려받지는 못하는 것이 될 것 같습니다. 전세금과는 다른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재미없는 주제에다 글솜씨마저 없는데도 격려해 주셔서 재삼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격려 바랍니다.

3springs@donga.com

>>안녕하세요.
>>맞춤법 고수분들의 대전(對戰)을 바라보면서 인신(人身)의 공격(?)에 따르는 피비린내를 맡지 않아도 되어 우선 반갑군요. 시종 흥미진진하게 보았습니다. 다만, 한 쪽이 패착 아닌 패착을 어이없이 두어 번 두는 바람에… ^^
>>
>>문득 ‘대금’(代金)과 ‘대가’(代價)를 영어로는 뭐라고 하는지 궁금하여 관련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
>>’대금’(代金) : price.
>>’대가’(代價) : price ; cost.
>>
>>’대가’가 의미의 폭이 더 넓은 것이 눈에 띄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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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代金)과 <대가>(代價)

안녕하세요.
맞춤법 고수분들의 대전(對戰)을 바라보면서 인신(人身)의 공격(?)에 따르는 피비린내를 맡지 않아도 되어 우선 반갑군요. 시종 흥미진진하게 보았습니다. 다만, 한 쪽이 패착 아닌 패착을 어이없이 두어 번 두는 바람에… ^^

문득 ‘대금’(代金)과 ‘대가’(代價)를 영어로는 뭐라고 하는지 궁금하여 관련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대금’(代金) : price.
‘대가’(代價) : price ; cost.

‘대가’가 의미의 폭이 더 넓은 것이 눈에 띄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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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과 <전세가>

 최근 서울 강남 지역 등에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전세난 때문에 폭등하고 있다 해서 ‘전세금’이란 말이 언론 매체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체에 따라 ‘전세금’ ‘전세가’ ‘전세값’ ‘전세가격’ 등 각양각색으로 쓰고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전세가’ ‘전세값’ ‘전세가격’은 옳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값(가격)’이라는 것은 ‘어떤 물건을 사고 팔 때 주고받는 돈’을 뜻합니다. 즉, ‘값’이라고 표현하려면 대상이 되는 물건의 ‘주인’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나 ‘전세’라는 것은 주인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부동산)의 사용권이 전세계약을 한 ‘임차인’에게 넘어가는 것입니다. 임차인은 그 물건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물건을 사용하거나 이용할 뿐이라는 뜻이죠.

다시 말해 임차인은 그 물건을 이용하는 대가로 ‘돈을 맡기는 것’이며 주인은 그 돈을 이용해 이익을 남기는 것입니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임차인은 물건을 원상대로 돌려주어야 하며, 주인은 계약 당시 받은 돈을 한 푼도 축내지 않고 그대로 돌려주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세 계약을 하면서 주고받는 돈은 ‘전세금(전셋돈)’이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전세금’ ‘전셋돈’ ‘전세가’를 모두 옳은 표현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2000년 2월부터 저와 국립국어연구원이 ‘전세금’에 대하여 국어연구원 홈페이지의 표준국어대사전 질의 게시판에서 질의 응답한 내용입니다. 박인호 님이 묻고 국어연구원이 답한 데에 이어 제가 다시 이의를 제기하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모두 모아 놓으니 200자 원고지 50장에 가까운 양입니다만 말글 생활에 도움이 될까하여 전재하였습니다. 물론 어느 의견이 옳은가는 여러분께서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지난해 한글학회의 정재도 님께서도 제 의견과 같은 취지의 글을 언론계의 어느 간행물에 기고하셨더군요.

박인호 님:
기존의 사전들을 보면 전세금을 표제어로 올려놓고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니까, 전세가(傳世價)가를 비롯하여 전세금 전셋돈이 표제어로 올라 있습니다. 요즘 신문표기를 보면 ‘전셋값’이란 표현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전에는 표제어로 올려 있지 않습니다. 전셋값은 전세가와 같은 뜻으로 볼 수 있고 따라서 쓰여도 별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연구원에서는 어떤 기준에 의해 전세가는 표제어로 올려 놓고 전셋값은 안올려놓았는지 알고 싶습니다.

국립국어연구원:
국어사전에는 지역, 연령, 계층에 관계 없이 널리 쓰이는 공인된 말을 올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전셋값’이란 말을 요즘 흔히 쓰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에서 공인된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시적인 유행어를 사전에 올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전셋값’을 사회에서 공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면 이후에 나오는 사전에서 ‘전셋값’을 표제어로 올릴 가능성은 있습니다. ‘전세가’는 현재에는 잘 쓰지 않는 것 같아도 이전부터 널리 쓰던 말이었으므로 사전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여규병:
공인된 말을 올리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옳은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세가를 공인된 말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루 쓰인다고 해서 공인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먹거리가 최근 몇 년 동안 아주 흔하게 널리 쓰이고 있기는 하지만 공인되지 않았지 않습니까?
우선 전세가에서 ‘價’는 ‘값’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이의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값’은 물건을 사고 팔 때 주고 받는 돈이라는 의미이고요. 그런데 흔히들 말하는 전세가라는 것이 집 등 부동산을 일정기간 빌릴 때 그 주인에게 맡겨 두는 일정액의 돈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 주인은 그 기간 중 그 돈을 활용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것이지요. 그리고 부동산 등을 빌린 사람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그 돈을 고스란히 돌려받게 되는 것입니다. 물건을 사고 팔 때처럼 돈을 완전히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다시 돌려받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세를 계약하며 주고 받는 돈은 ‘가’이든 ‘값’이든 모두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죠. ‘돈’ 또는 ‘금’이라는 말과 함께 어울려야 이치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즉 전세가라는 말은 마땅히 전셋돈, 전세금으로 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립국어연구원:
사전에 ‘전세가’는 ‘전세를 얻을 때 그 대가로 내야 하는 돈의 액수’로 뜻풀이되어 있고, ‘전셋돈’과 ‘전세금’은 ‘전세를 얻을 때 그 부동산의 소유주에게 맡기는 돈’이라고 뜻풀이되어 있습니다. ‘전세가’는 단순히 전세를 얻을 때 그 대가로 내야 하는 돈을 이르는 말이고, ‘전세금’이나 ‘전셋돈’은 부동산의 소유주에게 맡기는 돈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라는 뜻이 들어 있다고 볼 있습니다. 그러므로 말씀하신 것처럼 ‘계약이 만료된 후에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란 의미로 쓸 때에는 ‘전세가’보다는 ‘전세금’이나 ‘전셋돈’으로 써야 맞습니다.

여규병:
‘전세를 얻을 때 그 대가로 내야 하는 돈’이라 함은 돌려받지 않는다는 의미인지요? 그렇다면 그것은 이미 전세가 아니지 않겠습니까? 아예 그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이지요. 먼저의 글에서도 밝혔듯이 전세를 낼 때에는 계약기간만큼 주인이 활용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돈을 맡기고 나중에 ‘반드시’ 돌려받는 것입니다. 답변의 내용처럼 ‘전세를 얻을 때 그 대가로 내야 하는 돈의 액수’라면 그것은 부동산 중개업소에 주는 중개수수료, 즉 복비라고밖에는 해석할 수 없을 것 같군요.

국립국어연구원:
‘전세가’를 ‘전세를 얻을 때 그 대가로 내야 하는 돈의 액수’라고 뜻풀이하는 것에는 돈을 돌려받는지에 대한 여부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과 값, 배 값’이라고 했을 때 사과나 배를 얻기 위해 그 대가로 내는 돈이라는 뜻과 마찬가지로 ‘전세가’라고 했을 때도 전세를 얻기 위해 그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만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전의 뜻풀이에 따르면 전세를 얻을 때 부동산의 소유주에게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맡기는 돈이라는 의미는 ‘전세금, 전셋돈’에만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여규병:
말씀하신 대로 ‘사과 값’ ‘배 값’이라고 하였을 때는 그 사과나 배를 내가 먹든지, 내버리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다시 말해 그 사과나 배의 소유권이 완전히 나에게 넘어오는 것이며 바로 그 소유권을 넘겨받는 대가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런데 말씀대로 전세가에서 전세를 얻기 위해 낸 대가로 이동하는 소유권이 있는 것인지요? 전에도 말한 것처럼 전세를 내는 데 대하여 부동산의 소유주에게 임차인이 내는 대가는 일정액의 돈을 계약기간만큼 마음대로 이용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지요.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행해지고 있는 수많은 전세 계약에서 전세금을 주고 받는 외에 다른 돈을 주고 받는 경우가 있습니까? 다만 이른바 복비라고 하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만을 중개업자에게 건네지요. 그 외에는 어떠한 돈도 거래되지 않습니다.
‘전세를 얻기 위해 그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의 돈’은 어떤 돈인지 구체적으로 적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로서는 어떤 돈이 전세가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여규병:
3월3일에 질문한 ‘전세가에 대해 다시 묻습니다’에 대한 답변이 여태 보이지 않는군요. 어찌된 영문입니까? 못할 말을 한 것도 아닌 것 같고, 예의에 벗어난 일을 하지도 않았는데…우리말 바로 쓰자고 토론하자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답변을 해주지 않으니 답답합니다. 조속히 답변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게시판에 오르는 국립국어연구원 명의의 답변은 국립국어연구원의 공식 견해인지, 담당 硏究員의 견해인지도 알고 싶습니다.

국립국어연구원:
질의하신 ‘전세가’에 대한 답변은 이메일로 보냈는데, 받아 보시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세가’와 ‘전세금’이 다른 것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설명한 것이 아닙니다. 든 언어에는 같은 것을 지칭하는 말이면서도 그 쓰임과 의미가 조금씩 다른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엄마’와 ‘어머니’는 같은 사람(나를 낳아 준 여자)을 지칭하지만 그 쓰임이 다른 말로 사전적 뜻이 다릅니다. ‘엄마’는 ‘어린아이의 말로, 어머니를 이르는 말’이란 뜻이고, ‘어머니’는 ‘여자인 어버이’라는 뜻입니다. 어린아이가 ‘엄마’ 대신 ‘어머니’라고 쓰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고, 성인이 ‘어머니’ 대신 ‘엄마’라고 쓰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어머니’와 ‘엄마’의 쓰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세가’와 ‘전셋돈’도 같은 것을 지칭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 쓰임이나 의미 영역에서 조금 다른 말입니다. ‘전세가’에는 ‘전세를 얻을 때 내는 돈’이라는 뜻만을 지니고 있고, ‘전셋돈’은 ‘전세를 얻을 때 그 부동산의 소유주에게 맡기는 돈’이라는 뜻으로 ‘전세가’와는 달리 ‘소유주에게 맡기고 다시 돌려받는다는 의미까지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1) 주인이 전셋돈을 또 올려 달래요. / ?주인이 전세가를 또 올려 달래요
(2) 신도시 지역 전세가 5% 인상 / 신도시 지역 *전셋돈 5% 인상

(1)과 같이 주인이 전셋돈을 올려 달라는 내용을 아내가 남편에게 말할 때는 ‘주인이 전셋돈을 또 올려 달래요’가 ‘주인이 전세가를 또 올려 달래요’보다 자연스럽습니다. 이런 경우에 ‘전세가’를 쓰는 사람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이런 쓰임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전셋돈’과 ‘전세가’의 의미가 완전히 동일한 것이 아니란 것을 말해 줍니다.
이런 차이는 (2)와 같은 예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신문에 ‘신도시 지역 전세가 5% 인상’이라는 식의 표제 어구를 자주 보는데, 이때의 ‘전세가’를 ‘전셋돈’으로 쓰는 경우는 볼 수 없습니다. (1)과 같은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주인에게 맡기고 돌려받는다’는 의미가 중요하므로 ‘전셋돈’이라는 말이 주로 쓰지만, (2)와 같은 경우에는 그런 의미가 중요하지 않고 단지 ‘전세를 얻을 때 내는 돈’이라는 의미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여규병:
전세가에 대해서 신문의 용례를 말씀하셨는데 어떤 언론매체는 초지일관 전세가라고 쓰고 어떤 매체는 초지일관 전세금이라고 씁니다. 간혹 전세가라고 쓰는 신문에서 전세금이라고 혼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전세금이라고 쓰는 신문은 전세가라고 쓰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잘못 쓰는 것이 누적되고 자주 보인다고 해서 그것을 근거로 모두 인정한다면 우리말은 결국 어디로 가게 되겠습니까.
그리고 제가 요구한 답변은 잘못된 용례가 아니라 전세가라는 돈의 실체입니다. 막연히 전세가란 이렇게 쓰이는 것이다라는 답변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돈이 바로 전세가이다 하고 실체를 알려달라는 말씀이죠.
‘닻을 올리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작의 의미로는 닻을 올리다가 맞지 않으므로 그 말을 쓰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일부에서 잘못 사용한 것이 근거가 된다면 우리 사회에서 사전에 오르지 않을 말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범람하는 수많은 인쇄매체, 방송매체, 최근의 인터넷을 통한 매체에 잘못 사용되는 말 글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 것을 바로잡는 것이 바로 국립국어연구원이 할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잘잘못은 따지지 아니하고 유명인사가 사용했으니까, 유명 언론 매체에서 사용했으니까 무조건 인정한다면 크나큰 혼란을 초래할 것입니다.

국립국어연구원:
신문에서 인용한 ‘전세가 5% 인상’이란 문구에서 ‘전세가’가 오용의 예라는 근거는 없습니다. 이치로 따져 ‘전세’에 ‘가’는 붙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볼 근거가 없습니다. 기존의 큰사전으로 꼽힐 수 있는 민중서림의 <국어대사전>, 삼성출판사<새우리말큰사전>, 한글학회<우리말큰사전>, 금성출판사<국어대사전>들에서는 ‘전세금, 전셋돈, 전세가’의 등재를 조금씩 달리 합니다.

삼성: 전세금 / 민중: 전세금=전셋돈
한글학회: 전셋돈=전세금 / 금성: 전세가, 전셋돈=전세금

‘전세금’은 네 개 사전에서 모두 등재하고, ‘전셋돈’은 삼성을 제외한 세 개 사전에서, ‘전세가’는 금성 사전에만 등재했습니다. ‘전세가’를 다른 사전에서는 잘못으로 인정하는 것을 금성<국어대사전>과 <표준국어대사전>만이 인정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전에 등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잘못된 말이라서 올리지 않은 경우보다 그 말이 당시에 표제어로 선정될 만큼 쓰이지 않기 때문에 올리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사전에서는 흔히 널리 잘못 쓰는 단어들은 방언, 비표준어, ∼잘못 등으로 올려 놓고 있습니다. 즉 ‘전세가’는 기존의 사전에서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던 표제어인 것입니다.
1958년 한글학회 <큰사전>이나 1965년 <새한글사전>에는 ‘전셋돈’이나 ‘전세금’을 올리지 않았는데, 최근의 큰사전에서는 모두 ‘전셋돈’과 ‘전세금’을 등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가’라 말이 전통적으로 써 오지 않은 말이라 다소 생소할 수도 있고, 질의하신 분의 설명처럼 이치에 맞지 않은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말이 현재 많은 사람들이 쓰고, 그 비표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 표준어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전세’는 ‘부동산의 소유자에게 일정한 금액을 맡기고 그 부동산을 일정 기간 동안 빌려 쓰는 일’이고, ‘전세가’는 ‘그런 일을 하는 데에 드는 비용’인 것입니다. 한자어 구성이나 의미 해석에 큰 모순이 없는 말로 판단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이를 인정하여 ‘전세가’를 등재한 것입니다.

여규병:
‘전세’는 ‘부동산의 소유자에게 일정한 금액을 맡기고 그 부동산을 일정 기간 동안 빌려 쓰는 일’이고, ‘전세가’는 ‘그런 일을 하는 데에 드는 비용’인 것입니다. 한자어 구성이나 의미 해석에 큰 모순이 없는 말로 판단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이를 인정하여 ‘전세가’를 등재한 것입니다.

전세가와 관련해서 이상과 같이 답변하여 주셨는데 그럼 결국 ‘복비’라는 말씀인가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비용’이란 어떤 일을 하는 데 드는 돈이죠. ‘여행 비용’ ‘수술 비용’과 같이 말입니다. 이 비용이라는 것은 결코 돌려받지 못합니다. 요즘 같은 때에는 여행사 등과의 계약에서 여행사 측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변경하여 명백히 계약을 어겼다면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수술을 잘못해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돌려받을 수는 있겠지요.
전세를 내는 데에 드는 비용은 복비, 즉 부동산 중개료뿐입니다. 혹시 전세 물건을 알아보느라과 오간 데 드는 교통’비’라도 포함한다면 그것도 비용이라면 비용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국립국어연구원:
‘비용’은 ‘어떤 일을 하는 데 드는 돈’입니다. ‘비용’의 뜻에 말씀하신 것처럼 ‘돌려받지 못한다’는 의미는 없습니다. ‘여행 비용, 수술 비용’에서는 돌려받지 못하지만, ‘주식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이라고 할 때는 아닙니다. ‘비용’ 자체에는 ‘돌려받다, 돌려받지 않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세가’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그 말 자체에는 ‘돌려받다, 돌려받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실생활에서 전세를 얻을 때 드는 돈이 반드시 세입자에게 돌려진다는 사실이 ‘전세가’라는 말에 ‘세입자가 돈을 돌려받다’라는 의미까지 포함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규병:
"여행 비용, 수술 비용에서는 돌려받지 못하지만, 주식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이라고 할 때는 아닙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주식을 하는 데 든 비용을 어떻게 돌려받는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말 꼬투리를 잡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무언가 잘못 이해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식(투자)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은 ‘거래에 따른 수수료’일 것입니다. 투자된 돈은 비용이 아닙니다. 수수료를 증권회사 등에서 돌려주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투자자가 아무리 손해를 보아도 그 비용을 절대 돌려주지 않습니다. 이익을 보면 이익을 본 대로, 손해를 보면 손해를 본 대로 거래액에 대해 일정 비율로 수수료를 뗍니다(혹 수수료를 돌려주는 증권사가 있으면 알려주시겠습니까?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흔히 ‘비용은 건졌다’ ‘비용은 뽑았다’라고 말할 때도 그것은 비용을 돌려받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떤 투자의 결과로 얻은 이익이 그 투자를 위해 들어간 비용 이상이어서 손해는 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결국 전세가도 비용이라면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전세가’는 ‘대가로 지불하는 돈’도, ‘비용’도 아닙니다. 다시 돌려받는 것을 전제로 부동산의 주인에게 맡겨 두는 돈으로서 마땅히 ‘전세금’ 또는 ‘전셋돈’이라고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건 위의 문제와는 다른 문제입니다만 표준국어대사전의 ‘비용’ 뜻풀이에 띄어쓰기가 잘못 되어 있군요. ‘어떤 일을 하는데 드는 돈’이라고 할 때의 ‘하는데’는 ‘하는 데’라고 해야겠죠?

국립국어연구원:
논의가 본래에서 벗어난 듯합니다. ‘전세가’에 대한 논의로 돌아가서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세가’는 ‘전세’에 ‘값’을 뜻하는 접사의 결합으로 봅니다. 여기서 ‘값’은 ‘사고파는 물건에 일정하게 매겨진 액수’로 풀이됩니다. ‘전세’의 경우 집의 소유권을 사고파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용권을 사고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곧, ‘전세가’는 ‘건물 이용권의 값’으로, 건물 이용권을 사고팔 때 주고받는 돈을 가리키는 ‘전세금’과는 구별됩니다.
‘비용’의 뜻풀이 중 ‘어떤 일을 하는데 드는 돈’은, 민원인이 말씀하신 대로 ‘어떤 일을 하는 데 드는 돈’으로 띄어 쓰는 것이 맞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

여규병:
이번에는 전세가를 ‘건물 이용권의 값’이라고 말씀하시는군요. 처음에는 ‘전세를 얻을 때 그 대가로 내야 하는 돈의 액수’로, 그 다음에는 ‘비용’으로, 이번에는 ‘이용권의 값’으로 주장하시니 다음에는 또 어떤 주장을 하실지 자못 궁금합니다.
이용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볼까요? 물론 전세를 낸다는 말에는 부동산의 일정 부분(전체일 수도 있고 일부분일 수도 있겠죠)을 일정 기간 배타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 것을 의미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제 생각으로는 ‘이용’보다는 ‘사용’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만…(이건 논외의 말씀입니다만 지금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사용’을 찾으니 ‘일정한 목적이나 기능에 맡게 씀’이라고 풀이되어 있군요. ‘맡게’가 아니라 ‘맞게’라고 해야겠습니다).
아무튼 이용권을 사고판다면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요? 그때는 부동산의 주인에게 이용권을 되팔아야 합니까? 아니면 기왕 산 것이니 다른 사람에게 웃돈을 받고 팔 수도 있는 것인가요? 그 어느 것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군요.
이용권을 사고판다는 것은 골프회원권이나 헬스클럽회원권 같이 일정한 보증금을 내고 회원권을 받으면 그 이후 그 회원권의 희소가치 및 이용가치에 따라 (골프장이나 헬스클럽 측과 관계없이) 제삼자에게 경우에 따라서는 이익을 내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를 보고 팔 수 있는 상황에서나 가능한 것이지요.
그러나 부동산을 전세낸다는 것은 그 부동산의 소유주를 배제하고 이용권만을 사고팔 수는 없는 일이죠. 백번 양보해 이용권이라 한들 그건 소유주에게 반드시 돌려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값’이라는 것은 그 값을 치른 대상의 물건에 대하여 배타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결국 전세를 낼 때 맡기는 돈은 그냥 돈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세금이든 전셋돈이든 말입니다. 대가, 비용, 이용권의 값, 그 어느 것도 타당하지가 않다는 생각입니다.

국립국어연구원:
‘이용권의 값’은 ‘전세를 얻는 대가로 내는 돈의 액수’와 다르지 않습니다. ‘전세가’의 의미를 이해하시는 데 혼선이 있는 것 같아 달리 설명한 것일 뿐입니다.
지적하신 ‘기능에 맡게’는 ‘기능에 맞게’가 맞습니다. 표준 국어 대사전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3spring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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