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는 저지르는 게 아니야! (도선우 ‘저스티스맨)

고의는 저지르는 게 아니야!


글쓰기 반면교사 #173: 도선우 저스티스맨’ (2)

 

단 한 번의 실수로 인생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더한 실수 혹은 고의를 저질러도 아무렇지 않게 얼굴을 빳빳이 들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으니, 아무리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이건 참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도선우는 이 문장에서 실수 혹은 고의를 저질러도라고 했는데 실수를 저지르다라는 말은 문제가 없지만 고의를 저지르다라는 말은 고의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쓴 것이다. ‘고의는 일부러 하는 생각이나 태도를 뜻하는 말이며 생각이나 태도저지르다라는 말과 어울려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고의는 대개 그 일을 고의로 저질렀다처럼 부사어로 만들어 쓴다. 혹은 그 행동은 고의였어처럼 쓰기도 한다. ‘저지르다의 목적어로 고의를 쓰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니 실수 혹은 고의적인 잘못을 저질러도정도로 표현해야 한다.

도선우는 요 대목에서 또 하나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바로 저질러도인데 저질러도저지르다의 어간에 어미 ‘-어도가 붙은 것이다. ‘-어도(아도)’는 가정이나 양보의 뜻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다. ‘아무리 이를 닦아도 입 냄새가 난다’,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다처럼 쓰는 것이다.

도선우가 말하려고 하는 상황에서는 앞 절의 동작이 이루어진 그대로 지속되는 가운데 뒤 절의 동작이 일어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를 써야 한다. ‘더한 실수나 잘못을 저지른 상태에서 얼굴 빳빳이 들고 살아가는 사람임을 나타내는 표현은 바로 저지르고저질러 놓고라는 얘기다. 이 표현을 좀 더 강조하려면 보조사 를 쓸 수 있다. ‘저지르고도’, ‘저질러 놓고도처럼 쓰면 된다.

그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더한 실수 혹은 고의적인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아무렇지 않게 얼굴을 빳빳이 들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으니처럼 써야 바른 문장이 되는 것이다. 별것 아닌 듯이 보이는 어미와 조사지만 자칫 잘못 쓰면 문장은 비문이 되고 만다. 하지만 제대로 쓰면 말맛을 팍팍 살려 주는 양념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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