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팅에 ‘폭탄’이 나왔다./3학점이 ‘펑크’가 났다./아! 이 쓰린
속을 어찌 하오리까~
2. 이별 한번 안한 사람 있나,/눈물 한번 안 흘린
사람 있나?/아무리 그래도 속 쓰리고 살 일만은 아니다.
3. 옛 남친 애인보니…/아~열 받는다./어금니 꽉 깨물고/쓰린
속 부여잡는다!
4. 제대하고 돌아오니/애인 옆에 다른 남자있다~/마음도 쓰리지만,/속이 더 쓰리다 ㅠㅠ
5. 애인보다 ‘애인 친구’가 더 이쁘다./앞에선 애인이 더 예쁘다 말해주지만,/돌아서서 쓰라린 속을/숨길 수 밖에 없었다!




보령제약의 위장약 겔포스엠 광고다. 더 있는지 모르겠으나 기자가 접한 광고만 다섯 가지나 된다. 다섯 가지가 다 재치 있고, 재미 있다. 요즘 젊은이들의 풍속도를 보는 것 같다. 나 많은 사람보다 젊은이가
속 쓰릴 일이 더 많은 모양이다. 이 광고를 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
하지만 말글 돋보기를 들이대면 곳곳에 아쉬운 대목이 보인다. 카피라이터가 조금만 더 신경 썼다면
다 걸러 낼 수 있을 만한 실수들이다.
우선 첫 번째 광고의 ‘어찌 하오리까’는 붙여 써야
하는 말이다. 부사 ‘어찌’에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 ‘-하다’가 붙어 ‘어찌하다’라는 동사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 광고에선 ‘이별 한번 안한’, ‘눈물 한번
안 흘린’으로 ‘안’의
띄어쓰기가 서로 다르다. ‘안’은 부사로서 ‘아니’의 준말이다. 한글
맞춤법 제2항은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조사는
단어로 다뤄지지만 앞말에 붙여 쓴다. 따라서 부사인 ‘안’은 늘 띄어 써야 한다. 세 번째,
네 번째 광고의 ‘애인보니’, ‘남자있다’ 역시 한글 맞춤법 제2항에 따라 ‘애인
보니’, ‘남자 있다’로 각각 띄어 써야 한다. 특히 이 말들은 ‘애인을 보니’,
‘남자가 있다’에서 조사 ‘을’과 ‘가’를 생략한 것인
만큼 생략하기 전의 형태를 생각하면 띄어쓰기를 헷갈릴 이유가 없다. 그래서 아쉽다는 얘기다.
마지막 광고에선 ‘이쁘다’와 ‘예쁘다’를 같이 썼는데 이 둘은 동의어가 아니라 표준어와 비표준어의
관계다. 둘 가운데 하나만 표준어라는 얘기다. 표준어는 ‘예쁘다’이다.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으니 부주의했던 것 같다.
또 ‘숨길 수 밖에 없었다’에서 ‘밖에’는 앞말에 붙여 써야 한다. ‘밖에’는 조사이다. 위에서 밝혔듯이 조사는 앞말에 붙여 쓴다. 이 ‘밖에’는 헷갈리기
쉬운 말이다. ‘밖’이 ‘바깥’, ‘일정한 한도나 범위에 들지 않는 나머지 다른 부분이나 일’을
뜻할 때는 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하기 때문이다. ‘집 밖에서 떨지 말고 들어오너라.’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너 밖에도 여럿이 그
자리를 노리고 있다.’처럼 쓴다. 그러나 ‘그것 말고는’, ‘그것 이외에는’의
뜻을 나타낼 때는 조사이므로 붙여 써야 한다. ‘날 도울 사람은 너밖에 없다.’ ‘주머니에 동전 몇 닢밖에 없다.’ ‘그 아인 책밖에 모르는 공부벌레다.’처럼 쓰는 것이다.
‘말해주지만’은 띄어 쓰는 게 원칙이다. ‘원칙이다’라고 한 것은 붙여 쓰는 게 허용된다는 말이다. ‘주다’는 ‘-어 주다’의 꼴로 쓰이면 보조동사가 되는데 보조동사는 앞말에 붙여 쓸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보조동사를 앞말에 붙여 쓸 수 있는 허용 규정이 있긴 하나 거기에도 약간의 제약이 있다. 앞말이 합성어이면 붙여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덤벼들어 보아라’, ‘떠내려가 버렸다’에서 ‘덤벼들다’와 ‘떠내려가다’는 합성동사이므로 ‘보다’, ‘버리다’ 같은 보조동사를 앞말에 붙여 쓸 수 없고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는 얘기다. 글쓰기를 좀 편하게 하기 위해 붙여 쓰기를 허용한 것인데 조금 복잡한 편이어서
잘못하면 틀리기 십상이다. 원칙대로 띄어 쓰는 게 더 속 편한 일일 듯하다.
보령제약의 광고, 참 재밌다. 그런데 사소해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틀리는 띄어쓰기의 종합판이다. 같은 글에서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리는 식이어서 참 아쉽다. 카피라이터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이 광고들을 보는 내 속도 좀 쓰리다.




어제와 오늘 국회가 난리 아니기에 어제 본 국회 관련 글 생각이 나서 들어왔더니 이 글도 있네요.
이 글이 먼저였는데 윗 글에 국회의원 얘기가 있어서 괜히 열이 올라 어제는 윗글만 보고 이 글은 지나쳤네요.
이 글의 마지막 “그래서 이 광고들을 보는 내 속도 좀 쓰리다.”가 결정타입니다. 오늘도 잘 봤습니다.
늘 깊은 관심을 보여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 광고 속에 틀린 맞춤법들이 많군요. 과제하다가 참고 삼아서 보고 갑니다.
국어 관련 과제인가 봅니다.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