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어떤 회사 사장님께서 보내 주신 연하장입니다.
유명 카드 회사에 주문해 만든 것인데 영어 문구가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Wishes’가 ‘Wisher’로 된 건 그렇다 치고…
‘Year’가 ‘Tear’로 돼 있으니…
새해엔 늘 새로운 마음으로 울라는 얘길까요? ^&^
연초에 어떤 회사 사장님께서 보내 주신 연하장입니다.
유명 카드 회사에 주문해 만든 것인데 영어 문구가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Wishes’가 ‘Wisher’로 된 건 그렇다 치고…
‘Year’가 ‘Tear’로 돼 있으니…
새해엔 늘 새로운 마음으로 울라는 얘길까요? ^&^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 중에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게 있습니다. ‘무한도전’, ‘1박2일’, ‘런닝맨’, ‘우리 결혼했어요’ 같은 프로그램을 일컫는 말입니다. 방송사마다 이런 유의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방영하고 있습니다.
각본대로 하는 게 아니라 출연자들을 다양한 상황에 놓이게 만들어 아주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는 대화와 행동을 하도록 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한 갈래입니다. 주로 과제 도전, 여행, 생존, 연애, 결혼 생활 등의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이런 과정에서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이 실수를 연발하거나 어려운 과제를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뜨리고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말은 외래어라고 하기도 어려운 외국어죠. 그래서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말터·http://www.malteo.net/)’에서 이 말의 순화어를 공모했습니다. 지난해 말 구성된 ‘말다듬기위원회’에서는 응모작 가운데 ‘생생예능’을 ‘리얼 버라이어티’를 다듬은 말로 뽑았습니다.
그야말로 ‘생생하게’ 진행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뜻이죠. ‘리얼 버라이어티’보다는 쉽게 프로그램의 성격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리얼 버라이어티’ 대신 ‘생생예능’으로 써 주기 바랍니다.
말터는 그동안 누리꾼들이 순화어를 제안하고 국어원이 그 가운데 네댓 개를 추려 주면 다시 누리꾼들이 투표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말을 순화어로 뽑았습니다. 그러던 것을 최종 선정 작업을 따로 떼 내 ‘말다듬기위원회’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생생예능’은 말다듬기위원회가 처음으로 선정한 순화어인 셈입니다.
말다듬기위원으로는 문인, 학자, 언론인 등 16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용택(시인), 안도현(시인), 정미경(소설가), 조경란(소설가), 이미애(방송작가), 정재환(방송인), 박경희(한국방송), 강재형(문화방송), 손범규(에스비에스), 김태익(조선일보), 여규병(동아일보), 이용원(전 서울신문), 김창섭(서울대), 남영신(국어문화운동본부), 안상순(전 금성출판사), 정경희 씨(번역가) 등입니다.
아빠! 힘드시죠?
운동이 보약이래요.
신발 끈 매 드릴께요. 오늘도 화이팅!
요즘 누구든지 건강에 관심이 많다. 특별히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 힘든 현대인은 생활 속에서 건강을 챙길 방법을 찾는다. 그래서 국민생활체육회는 ‘스포츠 7330’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일주일에 세 번, 하루 30분+ 운동’, 즉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하루에 30분 이상 운동하자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주간동아의 최영철 기자는 105kg에 이르던 자신의 몸무게를 7주 만에 88kg으로 17kg을 줄였다는 기사를 썼다. 특별히 어떤 운동을 한 것이 아니라 걸어서 출퇴근하고, 취재하러 갈 때도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녔더니 나타난 변화라고 했다. 새해 들어 최 기자와 우연히 마주친 김에 물었더니 22kg을 뺐다고 한다. 그 기사가 나간 후 엄청나게 많은 전화와 이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이젠 그 많은 사람의 관심 때문에라도 살 빼기를 멈출 수 없게 됐다고 한다.
최 기자는 바로 국민생활체육회가 벌이는 캠페인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생활체육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산하 단체다. 그래서 “아빠, 운동화 신고 출근해요~!”라는 ‘스포츠 7330’ 캠페인 광고도 국민생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한다. 운동화 한 켤레와 배드민턴 채가 마루에 놓여 있다. 그리고 고사리손이 운동화 끈을 매고 있다.
위에 인용해 놓은 글귀는 바로 이 광고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중 ‘신발 끈 매 드릴께요. 오늘도 화이팅!’이라는 부분은 그 아래 선명하게 찍힌 ‘문화체육관광부’라는 일곱 글자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산하에 ‘국립 국어원’을 두고 있는 중앙 부처이기 때문이다.
어떤 행동을 할 것을 약속하는 뜻을 나타내는 어미는 ‘-을게’이다. 어간이 모음 또는 ‘ㄹ’ 받침으로 끝나면 ‘-ㄹ게’가 붙는다. ‘내가 먹을게(먹+을게)’, ‘내가 운전할게(운전하+ㄹ게)’, ‘액자는 내가 걸게(거+ㄹ게)’처럼 쓴다. ‘ㄹ’ 받침으로 끝나는 동사는 어간에 모음으로 된 어미가 붙으면 ‘ㄹ’ 받침이 탈락되므로 ‘걸+을게’가 아니라 ‘걸’의 ‘ㄹ’이 탈락한 뒤에 다시 ‘-ㄹ게’가 붙는다.
‘신발끈 매 드릴께요’는 ‘드리다’의 어간 ‘드리’에 ‘-ㄹ게’가 붙은 뒤 높임을 뜻하는 조사 ‘요’가 붙는 것이다. ‘드릴게요’라고 써야 한다는 얘기다.
‘-ㄹ께’로 잘못 적는 것은 발음을 그대로 적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말에서 관형사형 어미 ‘-을(ㄹ)’ 뒤의 첫소리가 ‘ㄱ, ㄷ, ㅂ, ㅅ, ㅈ’이거나, 하나의 어미라도 ‘-을(ㄹ)’에 이어지는 예사소리는 된소리로 바뀌기 때문이다. ‘할 것을[할꺼슬]’, ‘갈 데가[갈떼가]’, ‘할 바를[할빠를]’, ‘할 수는[할쑤는]’, ‘할 적에[할쩌게]’, ‘갈 곳[갈꼳]’, ‘할 도리[할또리]’, ‘만날 사람[만날싸람]’(이상 관형사형 어미), ‘할걸[할껄]’, ‘할밖에[할바께]’, ‘할세라[할쎄라]’, ‘할수록[할쑤록]’, ‘할지라도[할찌라도]’, ‘할지언정[할찌언정]’, ‘할진대[할찐대]’(이상 어미)처럼 소리 난다. 그러니까 소리는 된소리로 나더라도 예사소리로 적어야 한다. 따라서 [드릴께요]로 소리 나더라도 ‘드릴게요’로 적는 것이다.
‘화이팅’은 영어 ‘fighting’을 한글로 적은 것이다. ‘fighting’은 [fáitiŋ]으로 소리 난다. 그런데 [f]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ㅍ’으로 적어야 한다. ‘파이팅’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국립 국어원과 동아일보가 함께 하는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에서는 ‘파이팅’을 ‘아자’로 다듬은 바 있다.
국립 국어원을 산하 기관으로 둔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런 간단한 것도 챙기지 않고 광고를 여러 매체에 싣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물론 이 광고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니라 국민생활체육회에서 제작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문화체육관광부’라는 일곱 글자가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는 이상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하루빨리 고치기 바란다.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스포츠 7330’으로 건강도 챙기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