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대첩’이 한동안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처음 ‘솔로대첩’이란 말을 어디선가 언뜻 보고 ‘솔로’들이 다른 어떤 사람들과 모종의 경기를 ‘한’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 경기에서 솔로들이 ‘일방적으로 이긴’것으로 알아들었다. 그래서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솔로들이 ‘이미 치른 경기에서 크게 이긴’것으로 알았다는 얘기다.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솔로들이 한데 모여 맘에 드는 이성을 고르는, 말하자면 대규모 ‘미팅’이었다. 그런데 행사를 기획하면서부터 ‘솔로대첩’이라고 했다. ‘경기(?)’를 ‘치르기도 전’이었는데 말이다. 누리소통망(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이 행사를 처음 제안한 젊은이들이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아니면 다른 어떤 이들이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뜻도 모르고 ‘대첩(大捷)’이란 말을 쓴 것이다.
‘대첩’은 ‘크게 이김’을 뜻하는 말이다. ‘대승(大勝)’과 같은 말이다. ‘捷’은 ‘빠르다, 이기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한자다. 그래서 ‘대첩’이 ‘크게 이김’을 뜻하게 되는 거다. 우리 역사에서 ‘대첩’이라고 일컫는 전투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임진왜란 3대첩이라고 하는 행주대첩, 진주대첩, 한산대첩은 모두 조선군이 왜군에게 크게 이긴 전투다. 그 밖에도 살수대첩, 귀주대첩, 명량대첩, 옥포대첩 들이 있다. 모두 우리가 외적을 물리쳐 완전히 물러나게 만들거나 전세를 일거에 뒤집는 계기가 된 전투다.
그런데 이 ‘대첩’을 미팅에다 끌어다 쓰다니……. 미팅이라는 게 누가 누구를 이기는 게임이 아니잖은가. 게다가 ‘대첩’은 ‘결과’를 나타내는 말인데 아직 하지도 않은 행사에 갖다 붙이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흔히 ‘대첩’을 ‘큰 싸움’으로 알고 쓰는데 그건 잘못이다. ‘큰 싸움’은 ‘대전(大戰)’이다. ‘세계대전’이라고 할 때 쓰는 ‘대전’말이다. ‘대첩’은 전투의 ‘결과’가 ‘크게 이김, 큰 승리’를 이뤘을 때 쓰는 말임을 알아 두기 바란다.
‘대첩’대신 ‘처녀총각 (짝짓기) 큰 잔치’, ‘(처녀총각) 짝 찾기 큰 잔치’처럼 썼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더라는 말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듯한 게 이번 ‘솔로대첩’의 결과인 모양이다. 애초에 ‘대첩’이란 게 성립할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긴가민가할 때 펼쳐 보는 바른 말 사전’의 개정증보판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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