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전투기 연쇄 추락사고의 원인은?

13일 서남해상에서 발생한 F-4E와 F-5F 전투기 연쇄 추락사고의 원인과 관련, 공군은 일단 기체 결함은 아닌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공군에 따르면 사고 이후 전 항공기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저고도 경보장치도 없는 구 기종의 전투기를 타고 야간투시경(NVG)을 쓴 채 비행하던 조종사들이 비행착각(버티고·vertigo)을 일으키면서 발생한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선의 다수 조종사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구식 전투기의 NVG 훈련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공군에 따르면 전투기 조종사들의 NVG 훈련은 5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이 훈련은 야간 전투능력이 극히 제한된 F-4D/E나 F-5F 구 기종들의 공격력을 배가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공군은 F-5E/F 200여대를 비롯해 F-4D/E 120여대를 보유중인데 이는 전체 공군 전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40여대의 F-4D는 1969년 미국에서 도입한 기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한국 공군만이 운용중인데 2010년까지 사용할 계획입니다.(미국은 1992년 F-4D를 모두 퇴역시켰습니다)

NVG 훈련의 목적은 야간에 해상이나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함정 및 AN-2기와 같은 전술용 수송기를 잡기 위한 것입니다.
야간 전투능력이 없는 구 기종의 전투기로 이런 임무를 수행하려면 통상 지상에서 조명탄을 다량 발사해 전투기 조종사들의 시야를 확보해줘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때 다대포로 침투한 북한 간첩선 사건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F-4D 2대의 공격을 지원하기 위해 밤새 수십 발의 조명탄이 온 바다를 환하게 비췄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런데 조명탄을 사용하면 아군 전투기의 위치가 노출돼 역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NVG를 이용하면 전투기는 독자적으로 목표물을 식별해 공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NVG를 쓴 채 야간비행을 할 경우 낮보다 비행착각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NVG 훈련 대상이 편대장이나 교관급 베테랑 조종사들인 점도 그 만큼 이 훈련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행착각은 뇌우(thunder storm)와 함께 전투기 조종사들의 ‘공포의 대상’입니다.

지난달 6·25 특집기획으로 KF-16을 탑승한 기자는 비행착각이 어떤 것인지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전투기 탑승에 앞서 받은 항공 생리훈련 중에도 비행착각 과목이 있습니다. 이 훈련은 캄캄한 조종석에 탑승해 기체가 회전할 때 고개를 좌우로 급격히 돌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때 탑승자는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방향 감각을 상실하게 됩니다. 불을 켠 뒤 계기판을 확인해보면 기체는 이미 뒤집혀있거나 한참 기울어진 상태로 실제 상황이라면 추락한 뒤라고 할 수 있죠.
또 실제 KF-16에 탑승한 뒤 기체가 회전할 때 바깥 풍경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도 같은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아무리 베테랑 조종사라고 해도 야간에 NVG를 쓰고 낡은 전투기를를 몰고 급기동을 하다보면 비행 착각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한 조종사는 “NVG를 착용하면 가시각도가 좌우 40도에 불과해 일부 조종사들은 NVG 훈련을 받을 때마다 비행착각에 빠지기 직전의 위험 상황에 직면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일부에선 NVG 훈련이야말로 다른 나라 공군에선 전례가 없는 위험하고 무모한 훈련이라며 NVG 훈련의 ‘무용론(無用論)’을 펴기도 합니다.
이런 훈련을 계속 하다간 베테랑 조종사들의 소중한 생명을 또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을까요. 유일한 해결책은 야간전투 능력을 갖춘 첨단 전투기를 들여오는 것이죠.
현재 공군이 보유중인 KF-16이나 올해 10월부터 도입되는 F-15K와 같은 첨단 전투기에는 랜턴(LANTIRN:Low Altitude Navigation and Targeting Infrared for Night)) 포드라고 불리는 장비가 장착돼있습니다.
‘야간 저고도 항법 및 적외선 타격장치’로 해석되는 이 장치를 탑재하면 전투기 조종사들은 야간에도 NVG를 쓸 필요없이 적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고 저공으로 적의 진지에 침투할 수 있습니다. 랜턴 포드는 대당 가격이 수백만달러에 달합니다.

현재 공군 KF-16의 30% 정도가 랜턴 포드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또 예산문제로 결론이 내려지네요.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낡은 전투기로 무리한 훈련을 하다 베테랑 조종사들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없도록 공군 수뇌부가 고민을 해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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